ㆍ작성자 최준 ㆍ작성일 개국633(2024)년 12월 11일 (수) 09:55  [사시(巳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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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회지] 제148호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148호 - 개국633(2024)년 12월 11일 산문_01 운문_02 군국기무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무거운 짐을 어깨에 이는 마음으로 군국기무의 말단 에서 일했네 군국기무 사업의 최종 권리 환전 액수는 5억원. 나는 그중 2천만원의 몫을 인정 받고 마담에게 5백만원의 권리 를 넘기는 조건으로 군문을 나와 사회인이 되었다네 다 옛날 얘기지만 여성혐오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어떻게든 자신의 얘기를 항변하는 연인과 말다툼 에서 그는 여성혐오를 느꼈다 왜 그런 사소한 문제를 저렇게 큰 문제처럼 얘기 하는지 그는 도대체 이해 하질 못 했다 먹고 사는 문제나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얘기 하는 태도나 돈많이 버는게 그렇게 중요한가 그러나 그녀는 시간 낭비라며 떠나버렸고 그는 끝까지 그녀를 이해하지를 못 했다 그녀가 눈물을 훔친 줄도 모르고 말이다 운문_03 산문_04 현실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당신의 현실과 나의 현실은 다르기에 강요할 생각은 없다 그저 지연된 현실을 마주하고 마땅한 대가 를 치뤄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몇번을되돌려봐도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임금은 그 소년의 일대기를 다룬 기록영화를 몇 번이고 되돌려보았다 이해할 수 없는 서글픔에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아무도 그 울음을 이해하지 못 했다 산문_05 운문_06 인생 그리고 선택 <愚巖최준(崔峻)> 눈을 감으면 무수히 많은 갈래 길이 나온다 그 길 위에 나는 오늘도 서있어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인생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렇게 내내 시간과 수 많은 길 위에 나는 홀로 서있어 선택의 순간 순간을 맞이한다 그때 만큼은 내 곁에 아무도 있지 않는다. 어쩌면 이러한 모슨 순간이 나에게는 처음 또는 마지막 선택은 아닐런지 부디 그 선택이 내 인생에 있어 올바른 방향으로 내 걸음을 이끌어줄 지표가 되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그 수 많은 길 위에서 또다시 선택을 한다. 찌개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부엌에서 찌개가 바글바글 끓는다 어머니께서 찌개를 바글바글 끓이신다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지만 기다려야만 된다 지금은 어머니와 찌개의 시간이다 나는 얌전히 비디오게임이나 하고 있다 찌개를 기다리며 산문_07 운문_08 멈추면죽는데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심장이 약한 나 그러나 누구나 심장이 멈추면 죽는데 의사란 분은 심장을 좀 멈추고 그 시간에 시체처럼 좀 살라 네요 시체 전담 의사신가요 누가 저 좀 구해주세요 정말로요 사발면 <山穿박준혁(朴俊奕)> 걱정하지 마세요! 사발면은 안 부는걸요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같은 사발면 그때 표지를 덧그렸다 같은 사발면 덮어놓고 보면 불어있다 밀가루를 삼키는건지 목메임을 삼키는건지 문득 그런 말이 들려서 걱정하지 마세요! 사발면은 안 부는걸요 운문_09 운문_10 술자리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한잔해 힘든 일 다 잊고 내년엔 또 다시 해 보자 되면 한다가 아니라 하면 된다야 알았지 파이팅 난 동그라민데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난 동그라민데 왜 자꾸 네모가 되라는 건가요 거기에 적응을 하지 못해 자꾸 일탈을 하는데 왜 자꾸 개인적 문제라고 저 혼 자 해결하라는 건가요 세상이 그런거 라기엔 너무 잘못된 세상 같네요 이런다고 바뀔 리는 없지만요 운문_11 운문_12 일없소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신문이 떠들썩 하지만 일없소 어차피 호사가 얘기들 아니오 진짜로 죽을것 같은것 아니고 뭐라고 떠들든 죽는것 아니오 일없소 거기서 뭐라든 말이오 하루 동안 <愚巖최준(崔峻)> 하룻 동안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작은 방에 앉아 골똘이 생각하며 느끼는 것 내가 처한 지금 이 상황을 통해서 나는 지금 여기에 그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이 시간에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창 밖 길가에 걸어다니는 행인들을 보며 지금 내가 처한 지금 이 상황을 통해서 나는 지금 여기에 그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가는가 운문_13 운문_14 관현악반 <山穿박준혁(朴俊奕)> 5층 철문안에 들어가보면 언제나 그 사람들이 있습니다 호른과 섹소폰이 어우러져 강원도의 민요를 노래해요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창 밖에 보이는 풍경도 빨갛고 노랗고 뒤늦게 올라와 옆에서 피아노 치는 친구도 있고 계절과 사람이 어우러져 세월이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뛰쳐나와 버렸어요. 그 아름다운 순간을. 찰나에 고이 간직하려고. 고기파이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그 집에서는 고기 파이가 구수하게 구워지곤 했다 딱 꼬집어서 뭐라 하기는 어려웠지 만 냄새가났다 상한 고기를 쓴걸까 밀가 루반죽이 잘못 된걸까나 도저히 더는 먹을 음식이 아니라며 미식가는 고기 파이를 짓밟 았고 남은고 기파이는 개미들의 먹이 가 되었다 운문_15 운문_16 임금의진노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임금은 진노했다. 허약한 자는 노예 밖에 될 수 없었다. 그동안 그 허약한 자는 임금을 감히 이용하였고 속여먹였다. 임금은 친히 그 허약한 자를 노예로 삼은 뒤 무참히 능지처참을 가하였다. 노예는 감히 임금을 이용하고 속여먹은 죄로 그렇게 허망히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조용히폭우가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그렇게 조용히 폭우가 퍼부었다 그렇게 피비린내나는 전투도 잠시지만 오랫동안 소강되었다 그렇게 조용히 폭우가 퍼부었다 그렇게 핏자국이 묻어나있는 수자기도 오랫동안 펄럭거렸다 그렇게 조용히 적군이 전멸했다 조용히 운문_17 운문_18 봉고파직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어허~ 그렇게 고을에 원성이 자자한 사또가 있었는데 얼쑤~ 어사가 주먹을 쥐고는 다짐을 하기를 내기필코 이놈~ 단죄를 하리라 했으니 울분을 삭히고 책장수를 하며~ 훈장짓 하는디 사또도 고을에 이름난 훈장님을 어찌~ 못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혈서를 쓰고서는 방방~ 곳곳에 방문을 붙여서 가식된 투기를 탄로하니 옹좁~ 하더라 기에도 안차는 사람들 쳐다도 안보니까 조용~히 봉고파직 돼 한성에 압송이 되는디 가래침만 범벅이네 새빨간 단풍 위에, 새빨간 단풍 위에.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눈을 뜨니 뭔가 하얗다 방안이 밖으로부터 하얗게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이다 밖에 나가보니 어느새 다시 내리고 있었다 내리고 내리고 내려서 덮고 덮고 덮었다 새빨간 단풍 위에, 새빨간 단풍 위에. 그 겨울 첫눈은 육중한 소나무를 쓰러뜨렸다 무게를 버티지 못해 몇몇 아이가 깔려 다쳤다 공무원들이 한번 왔다 갔고 남은 것들은 모두 파묻혀 버렸다 밖에 나가보니 어느새 다시 녹고 있었다 녹고 녹고 녹아서 덮고 덮고 덮었다 새빨간 단풍 위에, 새빨간 단풍 위에. 운문_19 운문_20 망각의왕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그의 이름은 망각의 왕 모든 망각된 이름들은 그를 섬겨 따르네 망각을 망각한 인간들을 보고 울고 웃으며 자신을 망각해 버리는 망각의 왕 그의 이름은 망각의 왕 별세(別世)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동네의 친근한 아저씨는 세상을 떠났다 그 아저씨는 개를 좋아했고 젊은 여자도 그 아저씨가 푸근해보인다며 귀엽게 봐주곤 했다 그러나 시시각각 조여오는 수사관들의 세무 관련 불법성 여부 조사에 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무엇이 그리도 힘들었을까 그래도 소주 한잔 바치며 안녕 운문_21 운문_22 편안하게해주고싶어서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이미 음주에 중독된 그는 예전처럼 약간 엉뚱하고 학술 등을 우습게 보기는 해도 귀여운 면도 있었던 아이가 아니었다 음주에 심성이 망가 질대로 망가진 채울 수가 없는 욕망들을 채우려 무리수를 남 발하는 괴로움을 떨 치지 못하는놈일 뿐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 그가 좀더 편안해졌으면 했을 뿐이었다 그것 뿐이었다 지금은 미안 밖에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아마도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일 테고 그럼에도 인 식되는 현상이겠지 사실 나는 너가 겪는 그문 제를 잘은 모른다 반 쯤은 내가 만들어놓고도 지금은 그저 미안 하단 말 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인거 같다 무책임하게도 힘내라 인생은 아직 더 많 이 남아 있다 겪고나면 꿈 처럼 지나갈것이니 힘내라 소설_01 풍전등화 14화 <山穿박준혁(朴俊奕)> 금위영 아무개가 죽었다. 어영청 아무개도 죽었다. 훈련도감 아무개와 수어청 아무개, 진무영(鎭撫營) 아무개도 죽었다. 몇 순간 뭉게구름이 펑펑 터지더니 모두 하나같이 쓰러져 일어나질 못했다. 여기저기 흙먼지가 일고 칼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한데 무기고에 들어갔다 나온 군교(軍校) 하나가 중군에게 수자기(帥字旗)를 건냈다. 국태공(國太公)이 직접 내렸다고 했던가. 말려있던 하얀 종이를 흙바닥에 펼쳐 보인 중군은 자신의 권위를 상징하는 허영(虛榮) 위로 사죄를 쏟곤 깃대를 내리꽂아 수하들의 오장육부를 울렸다. 『이곳이 우리의 마지막 중심이요, 곧 우리가 죽을 곳이다. 생사는 하늘에 달려 있으니 어찌 두려워 나라 위하질 못하랴. 내가 나라의 후은을 입었으니 죽음으로써 내 직책을 지킬 뿐이다』도처(到處)의 동분서주하는 전립들 속 함께 칼 휘두르던 아우의 미소에 진심이 번지고 또 번져갔다. 뜸 들이지 못했다. 소설_02 풍전등화 15화 <山穿박준혁(朴俊奕)> 위아래로 요동치는 뜨거운 흑(黑)과 매끈하고 차가운 쇠에서 뿜어져 나오는 옅은 백(白)이 뒤섞여 온 사방천지에 양기가 터지고 터져 뿜어졌다. 총에 맞아 쓰러진 군사들은 꿋꿋이 휘날리는 중군의 허영 아래 귀신처럼 되살아났고 중군은 그 소생의 힘을 믿었다. 가지고 싸우던 검이 두동강 나자 세 번째 검을 주워 휘두르던 장창수가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져 적들의 얼굴에 돌을 던져댔다. 총검에 찔린 어영초관이 적군에게 달려들어 볼과 귀를 물어뜯고 그 살점을 씹다 하얀 피부 위에 검붉은 토사를 게워냈다. 『어디 한번 따라 뛰어들테면 뛰어봐. 그러면 내가 물귀신이 돼서 네놈들 배속 오장육부를 갈갈이 찢어 놓을 테니까. 네놈들 오장육부를 갈갈이 찢어 발겨놓을 테니까』 무기를 버리라는 적의 언어가 들리자 금위기패관은 절벽 아래 파도로 몸을 내던졌고 그를 따르던 금위영 병졸들이 모두 뒤따라 몸을 날렸다. 밀려오는 적군에게 대포알을 내던지다 사로잡힌 별파진은 머리가 깨지고 발목이 잘려나간 판에 어서 죽이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고 적 장수 하나는 고통 없이 보내주자 하였다. 손을 얹고 있던 그의 칼집이 덜덜덜 떨렸다. 검은색 조리개와 거꾸로 신은 버선에 진한 피가 배여 물들었다. 사흘전 강화땅에 도착한 경군 사백여 명이 모두 죽었다. 적군은 광성진을 함락하고 시체들을 묻어주다 강화산성 유군(遊軍)의 습격을 받았고 그다음 날 서해를 떠났다. 신미년이었다. 이로서 장장 두 달여간 연재 되었던 풍전등화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집필 자체는 시작한 것이 초봄 무렵인데 반년을 뚫어 완결 시켰다는 게 제 스스로에게 정말 신선한 자극이 된 것 같네요 ㅎㅎ 그동안 졸작을 봐주셨던 모든 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는 이만 남은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아마 전체적으로 다듬어 문고에 책을 내지 않을까요? 하핫 들뜨는 이맘입니다~^ -山穿- 단편소설_03 허상매듭 <山穿박준혁(朴俊奕)> 어명이 떨어진 지가 벌써 달포인데 망할 비국놈들 때문에 도통 되는 것이 없소. 난 이미 대감 위해 손에 피 묻히지 않았소? 이제 대감 차례인 것이오.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애당초 그 일 아니었다면 대감께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 성싶소? 병마사고 안핵사고 가차 없었을 것인데, 아 물론 토포사도 매한가지요.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처음 그 말 듣고서 다들 미쳤냐고 될 리가 없다고 아우성에 난리법석일 때 나 없었으면 우리 고귀하신 대감마님들께서 아주 잘도 해결하셨겠소.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훈영 애들 속이는 거야 일도 아니라지만 그 정도 규모라면 당연히 말이 달라지오. 심지어 뒤처리하기에 내 얼마나 아찔했는지 알고는 계시오? 아니, 알 텐데.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대총재가 이 모양인데 내 뭣 하러 그리 열심히도 나라 위했는지 모르겠소만. 주사 놈들이 저따위로 나오면 대감께서도 뭘 좀 하시란 말이오. 이러시겠소?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죽을 때가 되셨나 보오. 무슨 팔자에도 없는 이성 말이오? 내 아직도 기억한다고 말 안 했나? 그 꿈틀거리는 것들 그 역겨운 것들 그거 태우고 묻은 놈들까지.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다 죽인다는 게 말이나 쉽지, 십중팔구는 분명 어딘가에 살아있소. 그건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요. 그러니 내 이리 말하지 않소. 안심하면 아니 되오. 대감. 나를 천거 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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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혁 633('24)-12-13 00:07	대댓글을 수정한다는 것이 그만 실수로 댓글 자체를 삭제해버렸군요 ㅋㅎㅎ;;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바로 제 졸작인 <새빨간 단풍 위에, 새빨간 단풍 위에.>가 조휴님의 작품으로 표기되어 있다는 겁니다.. ㅠㅡㅠ 조휴님께서 민망하시겠군요..

김애당 633('24)-12-14 10:14	편집하시느랴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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