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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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143호 - 개국633(2024)년 10월 14일 | |
| | 운문_01 | | 산문_02 | | |
10월에 어느날
<愚巖최준(崔峻)>
눈 밝히며 차창 밖 너머로
붉게 피어나는 저 하늘의 태양
눈부셔 한 손으로 가려본들
그 찬란한 빛을 가릴 수 있을까
그렇게 그런대로 들어오는 햇빛을
나는 그렇게 서서 맞이한다
눈 밝히며 차창 밖 너머로
붉게 져가는 저 하늘의 태양
그렇게 서서 한 손으로 가려본들
그 붉은 노을 빛을 가릴 수 있을까
그렇게 그런대로 들어오는 노을을
나는 그렇게 서서 맞이한다 |
아우라지강
<山穿박준혁(朴俊奕)>
오늘은 지역 백일장에 다녀왔는데
제출한 시 한 수 남겨봅니다~^
백일장 글제: 난파된 노래가 해안에 가득했다.
<아우라지강>
아우라지 아우라지 아우라지강
아리 아리 아라리
정선에서 온 놈이 있었는데
지 고향서 부르던 노래 하나를 가져왔어
세찬 물줄기 굽이굽이 강변따라 휘몰아치는데
그 모습이 관동팔경 못지 않다더라
며칠 되지도 않아서 우리 중
따라부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니까.
대구서 온 놈 목포서 온 놈
제 뼈 분지르면서도 끈질기게 부르더라
천리 떨어진 아무 강 아무 폭포
그곳으로 부치는 돈 봉투를 접었을때
아우라지 아우라지 아우라지강
아리 아리 아라리
그 전날 바보같이 굴러떨어져서
나 빼고만 나갔는데 말이야
하늘도 무심하시지
늘상 내가 반대했어 월척과는 별개로
암초 투성이라고. 모르는 사람 없었는데
아직도 탁주 하나 뿌리려 홀로 나서면
넘실대는 파도에서 각자의 아우라지가 들려와
아우라지 아우라지 아우라지강
아리 아리 아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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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문_03 | | 산문_04 | | |
참하이립참상불혹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참하관이라면 그 내력이 이립(而立)은 되어야 할 것이고,
참상관이라면 그 내공이 불혹(不惑)은 되어야 할 것이며,
당하관이라면 그 내장이 지천명(知天命)은 될 것이며,
당상관이라면 그 내덕이 이순(耳順)은 되어야 할 터인데
나는 그 어디쯤 있을지 하늘에 묻게만 되는구나. |
붉은 하늘
<愚巖최준(崔峻)>
결국 모든 것은 돌고 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또 그 자리에서
돌고 돈다,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제 자리 걸음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계속 그렇게 같은 행동을 취하던 그 날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어느새 세상은
붉은 노을이 지고 있었고, 온통 붉은 색으로 가득했다.
두 손으로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을 만큼
그렇게 태양은 붉게 물들어 내 두 손을 감싸며
붉게 타오르다 서서히 썰물처럼 저 멀리 져가며
어둠을 불러온다.
그리곤 저물어간다. |
| | 운문_05 | | 산문_06 | | |
고요한 아침의 나라
<山穿박준혁(朴俊奕)>
새벽 안개 걷히는 성첩 위로
아침 해는 고요히 떠오르고
햇볕에 겨우 걸친 내 마음
밤 지나 한없이 뜨거워진다.
정처 없는 사색 다급하건만
나무 아래 저 풍경에 잠시 마음을 빼앗기니
아이들 부르는 유행가, 흙먼지와 함께 내 귓속에 이고
꿈에서나 그리던 평온한 이상의 아침이라
한 줌 인생, 가벼운 듯도 무겁건만
그 무게 속에서도 피어나는 이 땅의 끈질긴 정취
내 눈에 비친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
그 안에 내 작은 자리도 있음을 느끼며. |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
<愚巖최준(崔峻)>
어떻게 더럽다면 할 것인가
더러움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 또한
더럽다고 할 것인가
더럽다 말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을 통해
다시 바라보며 더러움 속에서도
탄생하는 생명을 통해 과연 우리가
더럽다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역겹고 더러움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꽃 피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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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나는 작은 물고기
하염 없이 우울의
바다를 살아가네
고래라도 슥하고
지나가면 이내 길
을 잃지만 그것도
내 생이라 생각하
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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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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