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뒷모습
철모를 나이에 아버지의 뒷모습은
엄하고 엄해서 감히 뒷모습조차 돌아볼 수 없었다
10대 사춘기 시절 역시도 아버지의 모습보다는
그분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조차 싫었고
술을 먹고 들어오는 모습도 싫었다
20대가 되어서 조금씩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고
그 모습 속에서 그동안의 삶의 고단함과
내가 알지 못했던 세월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30대가 되니 아버지의 모든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눈가가 붉어지는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의 뒷모습은 연약해보이지만
그래도 강한 분들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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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4시 내리는 비
일요일 오후 4시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내리는 모습을 보며
무더위의 여름은 가고 어느덧 가을이 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창 밖 비내리는 모습을 하염없이 들여다본다
습한 공기를 가득 머금고 내리는 장대비 같은 굵은 빗줄기를 보며
그렇게 여름도 지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온다
비를 좋아하지 않아 빗소리 조차 듣고 싶지 않았던 내 자신을 돌아보며
오늘따라 오후 4시에 내리는 비를 보며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난 것 마냥 반가운 건 내 작은 욕심이었을까
그렇게 주말 오후 4시에 내리는 비를 나는 지금도 바라보며 반가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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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문학회지] 제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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