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회지] 제1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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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 제139호 - 개국633(2024)년 9월 15일 | |
| 운문_01 | | 운문_02 | | |
무더위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무더위에 땀내나는 밤을 보내고
느지막히 늦잠을 자다 출근하러
일어나서 간다
우리네 인생도 이리 찜통 같지만
그래서 때로는 더 가깝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
퇴근길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회사에 못다한 짐을 두고
집으로 향해 버스에 몸을
실는다
인생도 아마 그런 것일터
그런데 조금씩 풀리는 듯
하는데
이는 뭣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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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문_03 | | 산문_04 | | |
거울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거울 속의 나는
거꾸로만 한다
내가 하는 모든
것에 거꾸로만
내가 없다 하면
그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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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학(志學)의 추억.
<조휴(朝休)김애당(金愛當)>
미소를 띄우고 새까만 창 밖을 내다보곤 했다
어느순간 어둑한 하늘에서
파란빛 대조가 일어났다
조는 친구들 머리는 책상을 박고
웃던 난 잠깨지 않게 창틀을 걷었다
빗소리는 청량하고
살갗은 차니 기분 좋아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전기 모터로...
선생님의 목소리 울림을
피해 웅크려 책장을 넘겼다
논어의 뜻은 깊구나!
가슴 속에서 외치곤 했다
비 오던 가을날
교실 뒤편에서 호박씨 까던
내 지학(志學)의 추억.운전을 하다 본 '멈춤' 표지판
'멈춤' 이란 단어로 지금의 이 시기를 생각해본다.
우리는 모두 잠시 멈출 수 있어야한다.
모두가 그렇게 숨가쁘게 달려왔을 때,
우린 그럴 만한 가치를 얻고 잠시 멈출 수도 있어야한다.
그렇게 우리는 바빴고, 그래서 우린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머물른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계속 달린 순 없다.
언젠간 우린 멈춰야하며, 그 시기를 위해서 속도를 줄일 줄 알아야한다.
그게 바로 인간이고, STOP의 배움을 통해 또다시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 산문_05 | | 운문_06 | | |
마치 가을 같더라.
<山穿박준혁(朴俊奕)>
님은 언제 오시나
나는 기다리네.
언제 오시나
언제 오시나
항상 설레발 치면 오지 아니하시고
님이 지나가실때만 깨달는 나는
마음속의 기다림이
언제까지일지 몰라
혹여 이미 지나가신 겐지
아닌지 모를 뿐이라.
님은 언제 오시나
나는 기다리네.
기다릴때는 오신 줄 모르고
지나가시면 차가운 바람과
은은한 향기를 남기고 가시는 님은
마치 가을 같더라. |
주님을 위한 기도
<愚巖최준(崔峻)>
햇빚이 비추는 아침
오늘도 주님을 위해 기도한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기도가 아닌 오로지
주님을 위해서 나는 오늘도 기도를 올린다.
창밖은 오늘도 맑음
오늘도 주님을 위해 기도한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기도가 아닌 오로지
주님과 마리아를 위해서 오늘도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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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한 잎
<愚巖최준(崔峻)>
어느덧 낙엽 한 잎 떨어져
가을을 알리는 그 모습에
걸음을 멈춰서 말라버린 나뭇잎을 보며
지나간 여름을 되새기는 까닭은 왜일까
그냥 자연의 조화 속에 저버린 잎 하나에
이렇게 감상적인 까닭은 왜일까
오늘도 나는 자문자답하며 여름을 보내며
가을을 맞이한다. |
비와 바람
<愚巖최준(崔峻)>
처서가 지난 평범한 오늘
가을을 알리듯 시원한 비가 내려
가을의 소식을 알리고 있다.
창문을 여니 창밖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오늘
그렇게 가을의 첫 비를 맞이 한다.
오늘도 그런 평함한 하루
창가에 서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가을의 소식을 맞이하고 있다.
창문을 여니 창밖에서 불어오는
가을의 바람을 맞으며 나는 오늘
그렇게 가을의 첫 비를 맞이 한다.
여느 가을처럼 또 가을은 찾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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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1화
<山穿박준혁(朴俊奕)>
대지는 솟아올랐고 하늘은 우렛소리에 갈리곤 흩뿌려지듯이 쏟아졌다.
포탄은 날아들지 못하는 곳이 없었다. 불과 백년 전 고쳐 쌓은 견고한
성곽은 굉음에 터지고 깨지며 뿌연 돌먼지를 죽기에 뿜었다.
천지가 뒤틀리는 굉음에 군졸들의 상투가 울렸고 눈으로 보이는 모든
땅에 포탄이 쏟아져 폭발하는데 지신(地神)이 놀라 뛰쳤다가 다시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어서 눈으로는 보이는 게 적었고 귀로는 들리는 게 없었다.
곧 내리는 장맛비 대신 왔다는 것이 따갑고 때 묻힌 흙무더기라 어영청
(御營廳)의 푸른 청전복(靑戰服)이고 훈련도감(訓鍊都監)의 누런 호의
(號衣)고 터지는 먹물을 막을 수 없으니 이내 전부 꺼메지게 되어버렸다.
강화 앞바다의 갈매기들이 물고기를 향해 절도 있게, 재빠르게 바닷물로
뛰어드는 것. 적괴의 포탄은 단단한 부리의 갈매기 같았고 광성진(廣城鎭)은
요동쳐 솟구치는 바닷물 같았다. 강화 어부들은 나라의 앞날을 한평생
태평하게 바라보고 있었으니 어제의 자연이 곧 오늘의 재앙이라는 모순을
선비들은 아찔한 마음에 차마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는 어부고 양반이고 임금까지도 마찬가지였다.
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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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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