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최준
ㆍ작성일	개국630(2021)년 6월 3일 (목) 20:08 [술시(戌時):초경(初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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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회지] 제125호

경기도 조선문학회 발행 - 단체 발행 소식지제125호 - 개국630(2021)년 6월 3일


시편_01		정병욱님 시편_01

그래 이런게 인생이지 낯선 삶속에서 어느순간 태어나 낯선 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사는 것 그래, 이게 사는걸지도 른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남들은 해가 뜨는 모습을 보며 살아간다는 것, 살아있다는 그 사실을 느낀다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인생이라는 것이 꼭 붉은 색을 머금고 떠오르는 해처럼 항상 밝을 수 많은 없으니까. 그래, 이런게 인생이지 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그렇게 노을을 바라보며 낯선 이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저 져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그래, 이런게 인생이지 하면서......		손을 움켜 쥐면 - 보덕 작 손을 움켜 쥐면 새어나오는 한 줌의 먼지를 보았는가? 내 깊이를 모르는 욕심이 바로 한 줌의 티끌이었음을 모르고 살아온 게 마치 바보처럼 느껴진다. 대관절 욕심이 무엇이기에 밥도둑처럼, 아니 채우면 채워지지 않는 밑빠진 항아리처럼 생긴 욕심이 무엇이기에 한 줌의 새나오는 먼지처럼 느껴지나? 텅비어버린 것 같은 내 마음 그 누가 알아줄까?


시편_02		기운님 시편_01

그렇게 지나간 시간 작은 손목시계에서 들려오는 소리 째깍째깍 태엽을 감아야 시계 추가 돌아가며 제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그대로 돌아가고 있을 뿐 아무 반응이 없다 지나간 세월 처럼 시간도 지나간다 그렇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올 줄 모르고 지나가버린다.		바다 일기 1. 흐드러진 꽃의 폐허를 지나 은색 갑옷을 입은 바다에 이르자 지난 계절들에 물새라 불리던 새들이 겨울새로 변해 있었다. 흰 거품은 바다를 도미노처럼 뒤집었다가 세웠다. 무수한 길이 일고 지워지는 동안 바다에 사는 것들이 하늘로 옮겨갔다. 바다는 큰 물고기의 비늘 같아서 바다라고 말하자 입 안에서 파도가 쳤다. 2. 밤이면 곧잘 검은 어둠에 앉아서 부서지는 흰 파도를 지켜봤다. 겨울은 똑똑히 걸어와서 젖은 어깨를 스쳐지나갔다. 지난 안부와 앞으로의 행로를 물어봤지만 묵묵부답. 발밑의 폐허가 흔들리더니 하나둘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들이 바다에서 온 것인지 반대쪽에서 온 것인지 헷갈렸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서서 수백 년의 잠에서 깬 동물들처럼 즐거워하고 발견되지 않는 해파리처럼 떠밀려 사라졌다. 그래서 또다시 발견할 수 없다고 기록되었다. 3. 어느 날 아침, 아무것도 아니라고 눈이 내렸다.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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