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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제114차 소과 생원시 응시
1) 생원시 시제 (시험 문제) : 조선시대 신하가 국왕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제도는 크게 의정부 서사제와 육조 직계제가 있었다. 의정부 서사제는 육조의 사무를 의정부를 거쳐 보고하게 하는 것이었으며, 육조 직계제는 의정부를 거치지 않고 육조에서 국왕에게 바로 업무를 보고되는 형태였다. 조선 초기에는 이 두 개의 제도가 태조(서사제), 태종(직계제), 세종(서사제), 세조(직계제) 대에 각기 달리 시행되다가 중종 대 이후부터는 의정부 서사제가 자리매김하였다. 이 두 제도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또 의정부 서사제가 주요 제도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생원시 답안 내용 : 조선의 정치 체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육조 직계제요, 다른 하나는 의정부 서사제이다. 먼저 육조 직계제는 말 그대로 육조의 사무를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국왕에게 아뢰고, 국왕의 하명(下命) 또한 육조로 바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의정부 서사제에 대한 내용은 세종실록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데, 세종 18년(1436) 4월 12일의 교서(敎書) 중 일부를 살펴보면 “지금 태조께서 제정하여 놓으신 법에 의하여 육조에서는 각각 맡은 직무를 먼저 정부에 품의(稟議)하고, 의정부에서는 가부를 의논하여 아뢴 뒤에 분부를 받아서 도로 육조로 돌려보내서 시행하게 하고…”라 하였다.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시작은 의정부 서사제이다. 건국 직후 대부분 정책은 정도전에 의해 시행되었다. ‘재상 총재제’로 대표되는 강력한 신권 정치를 주장한 정도전은 재상이 나라를 운영하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당시 도평의사사의 정승들이 국가의 사무를 먼저 검토한 후 아뢰는 의정부 서사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무인정사 이후 정도전의 정책은 폐지되고, 강력한 왕권정치를 바탕으로 한 태종은 육조에서 직접 아뢰는 육조 직계제를 도입하였다. 이후 세종은 태종이 이룬 왕권을 바탕으로 균형 정치를 추구하기 위해 의정부 서사제로 환원하였다(1436). 하지만 어린 단종이 즉위하고 이른바 황표정사(黃票政事)로 대표되는 의정부 서사제의 폐단이 나타나게 되었고 세조 대에 이르러 다시 육조직계제가 도입되었다. 성종 대에 이르러 의정부 서사제로 돌아가기 위한 논의가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중종 대에 이르러 의정부 서사제가 다시 국가 정치 체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조에 이르러 직계제와 서사제가 번갈아 가면서 사용된 것은 각각의 장단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직계제를 살펴보면 강력한 국왕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계제를 통해 신료들 간의 견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종은 육조 직계제를 하면서 문하부 낭사(郞舍)를 ‘사간원’이라는 하나의 기구로 확대·독립화시켰다. 또한, 세조는 승정원을 통해 명을 하달하면서 신료들 간의 견제를 꾀했다. 직계제의 단점으로는 자문의 무력화와 임금의 건강이 있다. 먼저, 의정부에서 논의하던 일을 모두 임금이 하게 되니 건강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의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계제를 시행함으로써 경륜을 가진 정승들의 의견(자문)을 들을 수 없게 되고 이는 임금의 독선적인 결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게 된다. 의정부 서사제는 국가의 모든 사무가 의정부를 거쳐 가기 때문에 국정의 운영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왕은 1명이지만 의정부는 하나의 부처이기 때문이다. 의정부에서 논의를 거치기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자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의정부를 거치기 때문에 의정부에서 안건을 취사선택(取捨選擇)하여 올린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조선의 법전 경국대전이 편찬되면서 육조와 의정부의 업무는 명문화되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의정부는 ‘백관을 통솔하고 서정을 평리하며 음양을 다스리고 나라를 경륜한다(總百官,平庶政,理陰陽,經邦國)’라고 명목적인 권한만 있지만, 육조는 실질적인 행정업무를 수행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중종 대에 이르러 조선의 정치 체제가 의정부 서사제로 환원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 이후 조선은 계속 의정부 서사제를 유지해 온다. 조선의 체제가 의정부 서사제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로 비변사(備邊司)의 존재라 본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비변사로 인해 의정부 서사제가 유명무실해졌다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효종 5년 대사간 김익희의 상소문 중 일부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주나라 제도를 본받아 관직을 설치하고 직임을 나누어서 삼공(三公)은 육경(六卿)을 통솔하고, 육경은 여러 관아를 거느리는데 체제가 통솔되고 분직(分職)이 분명하니, 조리가 있어 문란하지 않습니다. 인재 선발이나 예·악(禮樂)에 관한 문제, 재정(財政)이나 군사 문제, 그리고 형옥(刑獄)이나 공사를 일으키는 등의 일이 있으면 의정부와 해당 조의 당상들이 서로 의논해 거행했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육조의 모든 일을 통솔한 것이고, 육조 또한 그 직임을 제대로 수행한 것으로 백 년 동안 시행해 왔지만 조금도 차질이 없었습니다. 성묘조(成廟朝)에 건주위(建州衛)의 역(役)에 임시로 비변사(備邊司)를 설치했는데, 재신(宰臣)으로서 이 일을 맡은 사람을 지변 재상(知邊宰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전쟁 때문에 설치한 것으로서 국가의 중요한 모든 일을 참으로 다 맡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는 큰일이건 작은 일이건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 것이 없는데, 정부는 한갓 헛 이름만 지니고 육조는 모두 그 직임을 상실하였습니다.” 《효종실록》, 효종 5년(1654) 11월 16일(임인) 치국에 대한 대사헌 김익희의 상소문 비변사는 중종 5년(1510년) 삼포왜란(三浦倭亂)을 계기로 등장하였으며 명종 10년(1555) 을묘왜변(乙卯倭變)을 계기로 상설 기구화되었다. 이후 1592년 임진왜란, 1597년 정유재란을 겪으면서 비변사는 의정부와 육조의 군국기무(軍國機務)를 처리하는 조선의 최고 정치기구가 되었다. 더욱이 비변사의 도제조는 의정부의 정승이 겸임하고, 제조는 육조의 판서가 겸임하였으니 그 권한은 이루 말한 바 없을 것이다. 이후 여러 대를 거치면서 비변사의 권한은 더욱 강화되었으니 의정부 서사제에서 육조 직계제로 바꾸어야 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를 들어보자면 의정부 서사제가 고대 중국의 제도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세종실록 세종 18년 4월 12일의 기사를 살펴보면 요순(堯舜) 시대에는 백규(百揆)가 구관(九官)과 십이목(十二牧)을 다스리고, 주나라에서는 총재가 육경(六卿)과 육십속(六十屬)을 다스린다고 하였으니 여기서 백규와 총재는 각각 백관와 육관의 우두머리로서 조선의 정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자료 출처: 《태종실록》 《세종실록》 《효종실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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