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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생] 제120차 소과 생원시 응시
: 1908년 편성된 13도창의군이 총대장 의병장 이인영을 세우고 서울진공작전을 펼쳤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의병장 이인영이 부친상을 당해 고향으로 돌아가 지휘부가 힘을 잃었다는 주장이 있다. 응시자는 해당 논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3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응시 과목 : 생원시 답안 내용 : ● 서(序) : 시국(時局)의 대의(大義)와 충효(忠孝)의 갈등(葛藤) 을사늑약 이후 국운이 일삭월전(日削月)하던 정미(1907)년, 십삼도창의군이 거의하여 한성진격을 기도(企圖)하였으나 미수에 그친 것은, 아민족사(我民族史)의 통한이라 할지니, 총대장 이인영(李麟榮)이 부상(父喪)을 당하여 귀향한 것이 패인의 일단(一端)으로 지적되나, 이는 피상지견(皮相之見)에 불과하다. 당대 유학자의 시각으로 충효의 이치를 규명하며, 군려(軍旅) 내 세력갈등과 전략적 취약성을 상찰(詳察)하여 진인(眞因)을 탐구하고자 함이니, 후생(後生)의 양찰(諒察)을 걸(乞)한다. ● 십삼도창의군의 성패득실(成敗得失) 一. 이인영의 지위와 권력구조 이인영이 명목상 총대장으로 추대되었으나 실질적 지휘권은 허위(許蔿), 민긍호(閔肯鎬) 등에게 분산되었으니, 이는 군조직의 근본적 약점이었다. 허위는 갑오경장기부터 의병을 주도한 숙장(宿將)으로 군사장(軍師長)직을 겸임하며 작전 전반을 총람(總攬)하였고 민긍호는 관동창의대(關東倡義隊)를 거느리며 독자적 세력 기반을 확보한 실력자였으니, 이인영은 허위(虛位)의 원수(元帥)에 불과하였다. 군자금과 양말(糧) 조달도 허위 계파에서 전단(專斷)하되 이인영에게 보고조차 불철저하여, 군유지사 일불관여(軍需之事 一不關與)라는 기록이 전하는 바와 같으니 통수권의 공동화(空洞化)가 극명하였음이 분명하다. 차제(此際) 이인영은 유생 출신 배경으로 군사 경험이 전무하였고, 거하 병력도 허위, 민긍호에 비하여 미약하였으니 명실상반(名實相反)의 상황 하에서 작전 수행 능력을 상실한 것은 필연이라 하겠다. 二. 진군 작전의 전략적 유오(謬誤) 십삼도창의군이 한성 진격을 위해 집결한 병력은 명목상 일만여 명이었으나, 실제 전투 가능한 병력은 삼천여 명에 불과하였으니, 가령 양총(洋槍)과 탄약(彈藥)이 부족하여 일본군의 근대 병기에 대항할 술책이 없었고, 각도의병 간의 연합체계도 미비하여 통일 행동이 불가능하였음은 전투 이전부터 패인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다. 허위가 선봉대 삼백 명을 거느려 동대문 바깥 30리까지 진출하였으나, 후속 부대가 일본군의 각개돌파를 당하여 고립무원이 되었으니, 이 때 이인영이 본대를 지휘하며 구원을 시도하였으나 군령이 체애(滯碍)하여 시기를 일(逸)하였음은 지휘체계의 혼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라 하겠다. 三. 부상(父喪) 귀향(歸鄕)의 시비논변(是非論辨) 무신(1908)년 정월 이인영이 부상을 당하고 문경(聞慶)으로 귀향한 사실은 분명하나, 이는 전세(戰勢)가 이미 경복(傾覆)된 후의 일이었으니 결전(決戰) 시기를 착과(錯過)한 주인(主因)으로 간주하기 곤란하다. 당시 허위의 선봉대는 일본군의 기관총진지(機關銃陣地)에 유린(蹂躪)되어 퇴거(退却)한 상태였고, 각도의병의 해산이 시작되어 재기(再起)의 여지(餘地)가 없었으므로, 이인영은 의병 해산을 권고하는 통문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유가적 윤리관으로서 논하면 부모의 상을 삼년 치르는 것이 성인(聖人)의 훈계(訓戒)이고, 이인영이 종상미진(終喪未盡)하고 재기(再起)를 도모(圖謀)하였으나 기유(己酉)년 일경(日警)에 체포되어 미수에 그친 사실은 그의 효심이 허가(虛假)가 아님을 증명(證明)하는 바라. 만일 당시 이인영이 상중임을 차구(借口)하지 않고 전사(戰死)하였더라면 충효양전(忠孝兩全)의 미담(美談)이 되었을지 모르나, 이는 후세의 가혹(苛酷)한 요구일 뿐이라. ● 결(結) : 역사적 교훈과 의병정신의 재조명 십삼도창의군의 한성 진격이 실패한 진인(眞因)은 이인영의 일시적 이탈(離脫)보다는 하례(下列) 세 가지 구조적(構造的) 문제에 근원을 두니, 일즉(一則), 명문 유생 중심의 지도부(指導部)가 평민 출신 의병장들을 배제(排除)하여 민중 기반성을 잃었음이고, 이즉(二則), 근대 병기와 보급(補給) 체계의 미비로 일본군과 정면대결이 불가하였음이고, 삼즉(三則), 허위, 민긍호 등 군벌적 세력의 할거(割據)로 통일적 지휘체계가 붕괴하였음이다. 오호(嗚呼)! 이인영의 비극은 시대적 한계를 초월하지 못한 유생의병의 애환(哀歡)이요, 십삼도창의군의 좌절은 미숙(未熟)한 민족운동이 근대제국주의에 투항하는 간란(艱難)을 상징하는 경람(鏡鑑)이라. 그러한 즉, 그 충의정신은 삼일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으로 계승되어 민족주의의 원동력이 되었으니, 지금에 이르러 이 교훈을 성찰함은 역사의 진실을 추구하는 군자의 무건(務件)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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