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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보덕] 연하수아 제13화
도해 단군 47년 홍덕 12년 정월에 조선왕이 천부경을 본국에 전하고자 했다. 천부경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왕이 직접 예조에 명하여 편찬하도록 명했다. 2월에 영의정 모선주가 세상을 떠났다. 이 무렵 모선주에게 아들 모삼려(毛三麗)가 있었는데 모삼려가 벼슬에 나가기를 거부하였다. 이에 왕이 삼려를 경기도관찰사(京畿道觀察使)에 명하고 경기감영(京畿監營)의 인사권을 그에게 주어 경기도 전역을 다스리게 했다. 이때 각 군현과 부와 도호부를 비롯해 찰방 역승 도승에 이르기까지 민가에 총명하면서도 지역의 물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백성들을 간추려 그 자리를 메꿔나가도록 했다. 이는 경기도 전역이 매우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3월에 영의정을 공석으로 둔 채 의정부 대신들에게 정무를 도맡게 했다. 4월에 진나라 덕공이 갑작스럽게 붕어하였다. 세간에서는 신하들이 배신하여 독살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으나 사실이 불분명하다. 뒤이어 선공이 즉위하였다. 도해 단군 48년 홍덕 13년 주나라 혜왕이 폐위되고 퇴왕이 보위를 찬탈하였다. 혜왕이 주나라에 큰 변란을 자주 일으키는지라 그곳 백성들의 민심이 도탄에 빠졌다. 이에 주나라 백성들 가운데 일부가 본국으로 망명하였는데, 그 수가 이천 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목선을 직접 주조하여 바다를 건너 부평 땅에 다다랐다. 왕이 이들을 백성으로 받아들였다. 도해 단군 49년 홍덕 14년 주나라에 다시 변란이 일어나 퇴왕이 폐위되고 폐주 혜가 다시 보위를 되찾았다. 뒤이어 퇴왕을 사사하였다. 도해 단군 50년 홍덕 15년 죽은 모선주의 딸 단금(端今)을 진왕의 후궁으로 보냈다. 도해 단군 57년 홍덕 22년 도해 단군이 서거하자 우가 아한(阿漢)이 보위에 올랐다. 도해 단군에게 후사가 없으므로, 왕의 직계자손을 헤아렸는데 아한이 그에 속했기 때문이다. 같은 달에 진나라 선공이 세상을 떠났다. 재위를 12년간 이어갔다. 뒤이어 성공이 즉위하였다. 아한 단군 5년 홍덕 27년 4월에 왕이 병을 이유로 선위(禪位)할 뜻을 밝히어 태자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태자는 왕위에 오름과 동시에 상왕이 쓰신 연호를 그대로 계승할 뜻을 밝히었다. 아한 단군 6년 홍덕 28년 정월에 연호를 보화(保和)로 정하였다. 이때 상왕이 병환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2월에 송흔덕을 평창군수(平昌郡守)에 명하였다. 평창은 강원감영에 소속되어 있는 곳이었다. 3월에 지순목을 초계군수(草溪郡守)로 명하였다. 초계는 경상감영에 소속된 곳이었다. 4월에 허덕윤의 아들 허위기(許衛基)를 원주목사에 명하였다. 5월에 한호웅을 간성군수에 명하였다. 조정 대신들 가운데 덕망이 깊은 사람들을 간추려 각 지역에 파견하였다. 이로써 본국의 영향력을 두고자 하는 왕의 의지가 돋보였다. 6월에 좌의정 송성덕이 세상을 떠났다. 아한 단군 7년 보화 2년 정월에 우의정 도정하가 세상을 떠났다. 2월에 채재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 아들 채수가 조정에 일하지 않고 낙향하여 백성들과 함께 살기를 간청하자, 왕이 이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으나 채수의 뜻이 매우 간곡하였다. 왕이 채수의 고집을 애써 꺾지 않고 낙향하여 보냈다. 이후 채수는 이십 년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채수는 경기도 진위에 내려가 후학들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고 한다. 채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백성들이 그를 신망하기를 마지않았다. 이후 채수의 자손들은 모두 경기도 진위 땅에 세거하여 살았다고 한다. 3월에 서문수가 세상을 떠났다. 서문수의 아들들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있는 서문송 또한 채수의 전례에 따라 스스로 낙향하여 살도록 왕에게 간청하였다. 왕이 마지못해 이를 받아들였다. 서문수는 채수와는 다르게 강원도 강릉 땅으로 가솔들을 이끌고 두문불출하였다. 이후 서문수의 자손들은 모두 강릉 땅에서 세거하여 살았다고 한다. 4월에 설승필이 세상을 떠났다. 수지 원년에 국구(國舅)의 몸으로 조선왕에게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오명을 남기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했으나, 잘못된 기록이다. 설승필은 죽었다기보다 사경을 헤매어 목숨을 잃었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그의 아들들은 모든 조정 일을 마다하고 강원도 춘천 땅으로 세거하였다. 이후 그의 자손들도 모두 조상들의 뒤를 따라 그곳에서 세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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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