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개국623(2014)년 갑오년 연두교서
개국623(2014)년 갑오년(甲午年) 교서를 내린다.
근래에 연두교서는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인 2월에 내리는 것이 정례화되었으나, 올해는 교서에 담을 내용에 관한 의견 수렴이 늦어 사직제례가 거행되는 지금 3월이 되어서야 이처럼 교서를 내리게 되었다.
윤대(輪對) 자리에서 한 차례 하명한 내용이지만, 이조와 병조에서는 품계 보유자의 출사를 독려하고 삭탈자가 다시 조정에 나와 활동할 수 있도록 품계 환급 등의 행정을 펼치도록 하라. 팔도 백성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조정 여러 관청에 관원이 부족하여 각종 행정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불행한 일이다. 소임을 감당할 만한 관원이 있어야 그동안 유예되었던 사업들을 하나라도 추진하고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찰이나 서찰을 한두 번 발송하는 수준의 평범한 재출사 독려와 다를 수 있는, 적극적인 독려 행정을 이조와 병조에서 논의 후 마련하여 보도록 하라.
본조에 대한 대외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호적신고를 하는 백성의 수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신고를 한 백성들조차 확고한 유효인구로 정착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조에서 의견을 개진한 것처럼 이를 위한 별도의 도감을 두고 체계적인 안내, 독려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책례도감이 기능하고 있으므로, 세자 책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호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을 추진해 보도록 하라.
본 교서에서는 크게 두 가지 사안만을 담았다. 매년 교서를 내리지만, 교서에 담을 내용에 관한 의견을 듣고 초안을 잡아 기술할 때에만 그 마음이 가지런히 정돈되고 수행 의지가 발휘될 뿐, 시간이 지나면 차차 흐려져 교서에 담긴 바가 얼마나 시행되었는지를 점검하는 지경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다. 올해 연말에는 연두교서에 담은 내용을 확인하여 잘된 부분은 크게 치하할 예정이니, 주요 관청의 관원을 중심으로 이 교서에 실린 내용이 조금이라도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 개국623년 3월 8일 (음력 임진년 2월 상무일)
어제(御製) 갑오연두교서(甲午年頭敎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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