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서] 개국624(2015)년 을미년 연두교서
올해 정월 대보름이 양력으로 3월이기에 평년과 달리 음력 정월 1일에 교서를 내리노라.
지난 1월에 윤대(輪對) 자리에서 올해의 국정 지표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그 대강이 호적신고자 증가, 유효인구 증대, 관원 충원 등으로 모아졌는데, 이는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라 매년 강조했던 것이다. 수년 째 연두교서에 명시하고 어전에서 거듭 전교하여도 크게 실효가 없었는데, 그래도 이처럼 올해 교서에 그 내용을 다시 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본조 활성화의 성패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바로 백성과 관원의 수(數)이기 때문이다.
작년 교서에서 세자 책봉이 완료된 이후에 조정과 민간의 활성화와 관련한 본격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언급하였는데, 8월에 호조 계본이 올라온 이후에 구체적인 행동이 이어지지 못했다. 호조에서는 작년에 논의되었던 내용을 발전시키거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토록 하라. 관계 관청이나 관원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고 필요하면 별도의 도감(都監)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니, 전날의 노력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예조에서 천거로 인재를 등용하거나 이조, 병조에서 삭탈 관원의 재출사를 독려하는 등의 행정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발탁 등용, 품계 환급, 특별 사면 등의 조치가 필요하면 공론을 살펴 마땅한 처분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조정에 실제 관직을 맡은 관원의 수가 넉넉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수 사업을 중단하거나 지나치게 간소화해서는 안 된다. 인사평정, 호구조사, 녹봉지급, 제례시행, 과거시험, 정기포상 등과 같이 상시적으로 시행되는 제도 이외에도 한두 건의 사업을 시행해서, 조정 신하들이 그에 관한 경험을 쌓고 팔도 백성들이 그로 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을 놓칠 수 없다. 또 관원이 부족하므로 각종 절목, 지침, 절차를 정비하여 업무 습득과 실행이 쉬워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의정부나 비변사가 감당해야 적합한 사안인데 지금 의정부가 가동되고 있지 않고 윤대에서 승정원이 개진하였던 사안이므로, 일단 승정원에서 주관하여 하나의 결과로 도출될 수 있도록 시일을 두고 추진하기 바란다.
다가오는 8월 15일은 광복 제70주년인 동시에 본조(本朝)가 창국(昌國)한 지 제15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종묘의 열성조께 왕조의 흥성함을 고(告)할 수 있도록, 상하(上下)가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 개국624년 2월 19일 (음력 을미년 정월 초1일)
어제(御製) 을미연두교서(乙未年頭敎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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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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