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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교서] 개국621(2012)년 임진년 연두교서
음력 정월 15일 대보름을 맞이하여 올해 국정(國政)이 지향해야 할 바에 대하여 간략하게나마 몇 가지 밝혀 말하노라. 一. 조정에서 그동안 추진한 여러 사업 가운데 아직 완결되지 못한 것이 적지 않다. 독립유공자 향사, 혜종배향신 선정, 세제상정 문제 등이 대표적인데, 하나같이 중요한 사업이라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우선 진행하고 나머지는 늦추기 어렵지만, 지금 조정 형편이 이 모두를 동시에 감당할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므로 진행 가능한 것부터 차례대로 재개해야 하겠다. 일단 이달 중순의 윤대에서 각 관원은 여러 사업에 대한 시행 우선순위,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라. 어전에서 거론된 증판서 이익의 증시나 실록청 재개청 등의 사안도 있으니 참작해야 할 것이다. 一. 인사 평정, 과거 시행 등의 주기적 업무 이외에 조정에서 시행하는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선행을 포상하고 악행을 처단하는 것이다. 근래에 좋은 일을 포상하여 송덕비, 칭송비, 정문 등을 세워주거나 범죄 행위를 심리하여 유배하고 하옥하는 등의 행정이 거의 없었으니,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관계된 중앙 관청에서도 노력해야 할 일이지만, 지방 관아에서는 축성, 행사 등의 일반적인 사업에 치중하지 말고 이러한 일에도 관심을 둬 노력하기 바란다. 이러한 부문에 관계한 관원이나 백성에 대하여는 충분한 치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니 명심해야 한다. 一. 작년 신묘년 연두교서에서도 지적하였으나 재작년에 비해 작년의 출사 인원이 더욱 적어 과거 급제와 천거, 토관을 가리지 않고 출사한 인원이 불과 다섯에 그쳤다. 누차 지적하여 천거 출사를 독려하였음에도 그러한 혜택이 시행되지 않는 것은 실로 등용할 만한 인재가 없기 때문인가, 아니면 담당 관원이 기대하는 천거 기준이나 자격이 너무 높기 때문인가. 이조, 예조, 병조, 각급 감영 등에서는 작은 능력이라도 보인 백성이 있으면 발탁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라. 이 문제는 연례적으로 교서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므로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과인의 개국613년 정월에 선왕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올랐으니, 어느덧 만으로 8년이고 햇수로 9년이며, 즉위 이래 교서가 이것으로 10번째이다. 연말이 되었을 때 연초에 교서한 바가 어느 정도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상하(上下)가 함께 노력하면 능히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여긴다. - 개국621년 2월 초6일 (음력 임진년 정월 15일 대보름) 어제(御製) 임진연두교서(壬辰年頭敎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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