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이 오긴 오는 것 같습니다. 더위도 한 풀 꺽인 것 같고 (남부지방은 아직인가요?) 절기상으로도 처서가 지났으니, 곧 가을이 오긴 올 것 같습니다.
흔히 가을이 선선해서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옛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청나라의 장조가 지은 유몽영(幽夢影)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윽한 꿈의 그림자 라는 책 이름에 걸맞게 여러 잠언들이 실려 있는 일종의 에세이 입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讀經宜冬 其神專也 讀史宜夏 其時久也 讀諸子宜秋 其致別也 讀諸集宜春 其機暢也
독경의동 기신전야 독사의하 기시구야 독제자의추 기치별야 독제집의춘 기기창야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전을 읽기에는 겨울이 적당하니 그 정신이 전일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읽기에는 여름이 적당하니 그 날이 길기 때문이다. 제자백가를 읽기에는 가을이 적당하니 그 정취가 각별하기 때문이다. 여러 문집을 읽기에는 봄이 적당하니 그 때가 화창하기 때문이다.
경전은 사서삼경같은 유교 경전입니다. 겨울은 춥기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죠. 함부로 읽을 수 없고 정신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이 가장 좋다는 겁니다. 역사책은 길어서 중간에 끊어 있으면 잘 이어지지도 않고 재미도 반감이 되죠. 그래서 날이 제일 긴 여름에 읽으라는 것입니다. 제자백가는 유교와는 다른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전일하게 읽기는 좀 그렇지만, 가을은 정취가 남다르니 읽으면 여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다는 말인 듯 합니다. 문집은 일종의 문학서가 되겠죠. 봄의 기운이 화창하니 문학을 읽기에는 적당하겠죠.
이렇게 어느 때에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적합한 책을 읽으라는 옛 말은 참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당한 말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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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黎
김민승(金民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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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德不孤必有隣 |
 자택 여사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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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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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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