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68강 : 국어학개론 15강

의미론

* 5개 손가락의 지칭 :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

의미론(意味論)은 말의 의미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언어는 흔히 ‘음성+의미’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음성+의미’로 풀이한다면 사물의 기본 틀인 ‘형식+내용’의 내용에 해당하는 것이 의미인 것입니다.

어느 분의 표현을 빌리면 철학자는 다루지 못해 안달이고, 언어학자는 가까이하기를 꺼렸던 것이 의미론입니다. 의미의 문제란 아무래도 논리적이고 철학적인 분야였고, 의미란 음소나 형태소, 단어, 문장 등의 단위와는 달리 그 단위의 크기와 경계가 모호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다루기가 그만큼 까다로웠던 때문이었을 겁니다.

전통의미론이라고 할 수 있는 어휘의미론의 테두리에서 의미론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 몇 가지만 알아보고자 합니다.

의미의 의미

* 잘 먹고 잘 살아라.

이것은 남이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잘 살기를 기원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남을 미워하며 던지는 욕으로도 쓰입니다.

이렇듯 의미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어떻게 보면 구름과 같은 존재인지 모릅니다. 의미론이 언어학의 어느 분야보다도 가장 뒤처져 있는 편이고 그 영역이 뚜렷하게 잡혀 있지 않는 게 바로 이 때문이므로 의미란 그 분석이 매우 어려움을 그 속성으로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와 문장의 의미

단어 중심의 전통적인 의미론을 어휘의미론이라 부릅니다.

지시물과 개념

Saussure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가령, 나무라는 단어가 있다면 [namu]라는 음성은 시니피앙이고, 음성이 나타내는 목(木)이라는 의미는 시니피에에 해당됩니다. 이것은 표현과 개념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마음속의 형상을 심리영상을 대표한다는 것입니다.

심리적 영상을 흔히 관념(觀念), 또는 개념(槪念)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부릅니다. 이를 음성으로 표현한 것을 기호, 또는 명칭이라 부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의미론 강의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문맥 의미와 용법

손과 먹다의 의미가 원래 의미에서 아주 복잡하게 분화해 간 현상을 보았거니와 한 단어의 의미란 곧 그 단어의 용법이라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 엄마, 비 와. -> 어휘 의미

이 예문은 단순히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일 수도 있으나, 문맥에 따라서는 장독대를 덮으라는 뜻까지 포함할 수 있고 화단에 물주는 일을 그만 두어야겠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우산이나 비옷을 꺼내 달라는 뜻일 수도, 오늘은 달리기 연습을 하기 싫다는 의사 표시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처럼 문맥에 따라 의미가 결정이 되는데, 이러한 문맥 속에서의 의미를 문맥의미라 합니다.

  * 화단을 열심히 가꾸십시다.

이는 당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표시하기 위한 말이거나, 그와 반대로 돈이 안 생기는 그런 일에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는 빈정거림으로 한 말이라면 이 문장에 깃들여 있는 그러한 의미는 문맥 의미의 예입니다.

한 기호의 의미가 그 용법이나 문맥과 관련되어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나, 그 기호의 의미는 개개의 문맥 의미의 기계적 총화(總和)라 할 수도 있고, 모둔 문맥 의미에서 추출되는 어떤 추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리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쓰여도 한 표현에는 기본적인 의미가 있고, 나머지는 그것으로부터의 변이일 것입니다. 문맥의미나 용법을 중시하더라도 어떤 기본의미를 추출해 내고 또 그 모든 용법, 모든 문맥 의미에 공통되는 어떤 추상적인 의미를 추출해내는 일이 의미의 속성을 더 정확히, 또 더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길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이익섭(1986), 국어학개설, 학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