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과 제2장에서는 전체 주제가 요약되어 있으며, 제3장에서 제109장에서는 중국과 조선이 대등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대등한 자주성을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제110장에서 제125장까지는 작품의 결론이자 후대 임금에게 당부하는 말을 담고 있습니다.

<석보상절(釋譜詳節)>은 세종의 왕비인 소헌왕후(昭憲王后)가 세상을 떠나자, 이를 슬퍼한 세종이 수양대군으로 하여금 <석보상절>을 국문으로 마련하게 하고 이듬해 완성을 보자 그것을 참고하여 <월인천강지곡>을 지었습니다. 그 둘이 합본(合本)된 것이 바로 <월인석보(月印釋譜)>입니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 자신이나 왕실의 가족이 내심의 위안을 얻는데 쓰였습니다.

언해(諺解)로서 세종은 <훈민정음언해(訓民正音諺解)>나 <석보상절>을 언해하고, <사서언해(四書諺解)>에도 착수할 뿐만 아니라 <두시언해(杜詩諺解)>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이후 성종 때에는 <두시언해>와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를 완성하였고, 명종 때에는 <훈몽자회(訓蒙字會)>와 <번역여훈>, <언해효경>, <여씨향약언해(呂氏鄕約諺解)>, <경민편언해(警民編諺解)> 외에 의약이나 농업에 관한 서적의 언해까지 광범위하게 추진됩니다.

그러나 언해라는 이름의 번역사업은 국문이 한문을 보조하는 구성을 하도록 하는데 지나지 않아서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도록 했으며, 더욱 본격적인 이해는 원문을 통하도록 했습니다.

<악장, 경기체가, 가사>

- 악장

정도전은 <납씨가(納氏歌)>를 통해 태조가 일찍 원나라 잔당 납흡출(納哈出)의 침공을 물리친 공적을 찬양했고, <궁수분>을 통해 태조가 왜구를 물리친 공적을 서술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정동방곡(靖東方曲)>에서는 동방을 편안하게 한 공적을 기린다고 하면서 위화군 회군을 다루었습니다. <문덕곡>에서는 태조가 장차 베풀어야 할 덕치를 다루었고, <몽금척(夢金尺)>과 <수보록(受寶)>에서는 태조가 왕위에 오를 조짐을 보인 내용을 그려내었습니다.

<신도가(新都歌)>는 한시로는 없고 국문악장만 있습니다. 이것은 악장이 한시에 토를 단 형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영역을 마련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권근의 <천감(天監)>이나 <화산(華山)> 등의 악장도 있으나 노래로 부른 것 같지 않습니다.

그 밖에 윤회(尹淮)의 <봉황음(鳳凰吟)>, 작자 미상의 <유림가(儒林歌)>, <북전(北殿)>, 상진(尙震)의 <감군은>이 있습니다.

- 경기체가

악장 구실을 하는 것으로 권근의 <상대별곡(霜臺別曲)>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악장 구실하는 나라 노래로서 경기체가의 첫 작품이며 사헌부에서 하는 일을 칭송합니다.

변계량의 <화산별곡>에서는 서울이 빼어난 고장이라 칭송하면서 어진 임금이 훌륭한 정치를 베풀어 태평성대가 도래했다고 서술한 작품입니다. 그 밖에 <가성덕>과 <축성수>는 예조에서 왕조의 안정과 번영을 노래한 곡입니다.

경기체가에는 승려들의 노래가 있습니다. 기화의 <미타찬>, <안양찬>, <미타경찬>이 있고, 의상의 <서방가>. 지언의 <기우목동가>가 있습니다.

- 가사

유배가사로 조위의 <만분가(萬憤歌)>가 있는데 이는 유배 생활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한 것입니다. 이서의 <낙지가(樂志歌)>는 은일가사의 면모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은일가사로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 이인형(李仁亨)의 <매창월가>, 송순(宋純)의 <면앙정가(仰亭歌)>가 있습니다. 이 중 <면앙정가>는 자연의 흥취를 즐기는 정서가 표현되어 있어 인상적입니다.

견문가사 또는 기행가사로 백광홍(白光弘)의 <관서별곡(關西別曲)>, 양사준(楊士俊)의 <남정가>가 있습니다.

그 밖에 양사언의 <미인별곡(美人別曲)>, 허강(許)의 <서호별곡>이 있습니다. 이 시들은 비슷한 시기의 작품이며 은일가사처럼 보이나 오직 풍류를 즐기고자 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학가사로 이황(李滉)의 <퇴계가>, <금보가>, <상저가>, <도덕가>, <효우가>가 있으며, 조식(曺植)의 <권선지로가(勸善指路歌)>, 이이(李珥)의 <낙빈가>, <자경별곡>, <낙지가>가 있습니다. 불교가사로서는 혜근의 <승원가>, 휴정(休靜)의 <회심곡(回心曲)>이 있으며, 여류가사로서는 허초희의 <규원가(閨怨歌)>와 <봉선화가>가 있습니다.

정철(鄭澈)의 가사는 도학가사와 전혀 다른 위치를 차지합니다. <성산별곡>,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이 그 예입니다.

<시조의 정착과 성장>

맹사성(孟思誠)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는 안정기의 정서를 표현하는 길을 열었으며, 황희의 작품인 <대쵸 불 불근 골에>가 이에 호응하였습니다.

조선 초 과업을 맡은 김종서(金宗瑞)가 넘치는 기개를 나타낸 <삭풍은 나무 긋ㅣ 불고>라 하는 시조를 남깁니다.

이렇듯 자연에다 도학적인 의미를 부여한 강호가도(江湖歌道) 시조의 등장하게 됩니다. 그밖에 월산대군의 <추강에 밤이 드니>가 있습니다.

사림파는 영남과 호남에서 가단을 형상해 심성을 닦고 도의를 실천하는 자세를 앞세웁니다. 이황은 한시를 읊을 수 있을 따름이고 노래부를 수 없기에 우리말 노래를 찾다가 한림별곡류라는 경기체가는 방탕하게 들떠있는 것이라 배격하고 이별(李鼈)의 <육가>가 완세불공의 뜻이 있고 온유돈후한 맛이 부족해 불만이지만 그 형식을 본따 <도산별곡(陶山別曲)> 전후편 12수를 짓는다고 <도산육곡발>에 밝히기도 합니다.

이이는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10수를 지어 강호가도를 다시금 구현해내고자 했습니다. 호남가단은 도리를 따지지 않고 풍류를 자랑합니다. 송순의 <면양정단가>, <오륜가(五倫歌)>가 있으며 정철에 이르러 호남가단이 절정을 달해 <훈민가> 18수로 백성을 교화하고자 했습니다. 임제(林悌)는 울분에 찬 생애로 호남가단의 맥을 이었습니다.

성산가단으로 김성원(金聲遠), 기대승(奇大升), 고경명(高敬命)이 있으며, 여류기생으로 소춘풍, 황진이(黃眞伊), 이계랑, 홍랑(洪娘)이 있습니다.

<관인문학과 왕조사업의 표리>

관인문학은 왕조 사업을 하면서 문학의 장식적인 기능을 중요시했습니다. 작자 자신의 내면적 요구에 호응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격식에 맞게 잘 다듬어진 표현을 추구했습니다.

이와 다르게 처사문학 또는 사림문학은 문학이 자기 성찰을 하는데 역점을 두며 표현 자체보다 이에 따르는 흥취나 사상을 더욱 중요시하게 여깁니다.

집현전 출신 학자들은 왕조교체가 지난 다음 시대 문학의 길을 여는 구실을 맡습니다. 세조의 왕위 찬탈은 굳어져가는 질서에 생기를 돋게 합니다. 김수온(金守溫)의 <이상곡(履霜曲)>, 이석형(李石亨)의 <호야가>가 대표적입니다.

조선전기 관인문학의 전성기는 성종 때로서 이 시기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러합니다. 서거정의 <동문선>, 이승소(李承召)의 <송도삼수>, <한도십영>, 강희맹(姜希孟)의<금양잡록(衿陽雜錄)>, 성간(成侃)의 <용부전>, 성현(成俔)의 <용재총화(齋叢話)>가 있습니다.

중종시절 이후 번영을 누리며 모순이 누적됩니다. 명종대와 선조대를 넘기면서 훈구파는 정권 상실과 사림파의 집권, 정권에서의 패배를 겪은 훈구파가 문학에서 목릉성세의 주역 노릇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 한문학의 보수성 탓입니다. 관각삼절로 일컬어지는 정사룡(鄭士龍), 노수신(盧守愼), 황정욱(黃廷彧)이 그 예입니다.

참고문헌

* 국문학사(개정판), 조동일서종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1.

* 한국문학통사 2(제4판), 조동일, 지식산업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