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74강 : 로코코 미술

안녕하십니까? 영남학당의 이여송입니다. 이번 강에서는 간단하게 아름답고 발랄한 로코코 미술을 디저트처럼 가볍게 즐겨보겠습니다. 르네상스나 바로크처럼 웅장하거나 무겁거나 깊진 않지만 정말 아름답고 발랄하고 달콤한 디저트랍니다.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01.로코코 미술의 창시자 바토
장 앙투안 바토(1684~1721년)는 프랑스 북부 발랑시엔에서 태어났습니다. 무척이나 가난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고 하지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지만,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습니다. 1702년 파리로 나와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의 스승이 당시 뤽상부르 궁전의 궁정 화가로 일했기 때문에 궁전에 있는 여러 명화들을 직접 보며 큰 영향을 받았지요. 특히 루벤스 등 플랑드르화파의 그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1717년 왕립 아카데미 정회원이 된 것을 기념해 그린 <키테라 섬의 순례>로 크게 이름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병에 시달렸지요. 특히 어려서부터 앓아 온 폐병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결국 1721년 불과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대표작 보시기.. 전에! 왕립 아카데미가 뭔지 꼭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왕립 아카데미란, 서양 미술 역사에 늘 등장하는 기관으로 왕이나 국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던 공식 예술 교육 기관입니다. 미술, 조각, 건축 등의 규칙과 표준을 정해 교육 과정을 만들고 전시회도 열었지요.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의 경우 해마다 젊은 예술가를 뽑아 고대 예술의 본 고장인 로마로 유학 보내는 로마 대상도 꾸준히 개최했습니다. 1562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최초의 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가장 활발하게 운영됐던 프랑스 아카데미는 1648년 루이 14세의 지원으로 마련됐습니다. 이후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슷한 성격의 아카데미를 만들어 운영했답니다. 아카데미는 예술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분야에도 설치되었지요. 자! 딱딱한 설명은 필요없습니다! 대표작!

상단부터 차례로 감상해 봅시다. <제르생의 간판>(장 앙투안 바토, 1721년)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린 작품입니다. 절친한 친구이자 미술 상인인 프랑수아 제르생의 가게 간판으로 걸기 위해 그렸어요.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갖가지 그림을 내걸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대작이지만, 바토는 그의 마지막 기운을 쏟아 부어 불과 8일 만에 완성했다고 합니다. 작품 완성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지요. 정말 모든 정신과 혼을 불태워 그린 그림입니다. 그의 특유의 표현력과 부드러운 붓 터치법이 정말 내실히 나타나 있지요.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바토의 정신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합니다.

<키테라 섬의 순례>(1717년, 장 앙투안 바토)는 극작가 당쿠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입니다. "우리와 함께 키테라 섬에 순례하러 갑시다. 젊은 처녀들은 연인을 얻어 돌아옵니다."라는 구절에서 이 장면을 떠올렸다고 해요. 키테라 섬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곳으로 사랑의 섬으로 통하지요. 신화 이야기처럼 사랑의 섬에 도착한 사람들이 저마다 사랑에 빠져 있습니다. 즐거움 속에 달콤한 사랑의 기쁨이 흐르지요. 바토는 이 작품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로코코 미술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기도 하지요.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리지요. 그리스의 이 지역은 고대에 가장 바람기가 많았던, 한마디로 물좋은 곳이었다고 합니다. 왜냐고요? 아무리 미팅해도 키테라 섬의 샘물에 몸을 담그면 다시 처녀가 된다는 아프로디테의 신탁이 있었기 때문이라죠. 그런거 왜 요즘에는 없나 모르겠습니다. ^ ^ 이 그림을 잘 살펴 보면 바토의 그림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경쾌하고 사치스럽고 감성적입니다. 화려하고 밝은 색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사랑과 달콤한 서정의 세계를 나타냈지요. 이를 '페트 갈랑트'라고 한답니다. 남녀 간의 사랑, 즐거운 소풍 등이 그의 작품 속에 단골로 등장하지요. 그의 그림은 실제 모습을 날카롭게 관찰해 그것을 작품 속에 우아하게 담아낸 것으로도 유명해요. 섬세한 붓놀림은 유화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파스텔을 쓴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색의 사용은 들라크루아와 세잔, 고갱 등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바토의 작품에는 다른 화가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풍요로움이 깃들어 있어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이 때문에 미술학자들은 그를 18세기의 가장 중요한 프랑스 화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지요. 여기서 잠깐! 페트 갈랑트는 프랑스 어로 사랑의 축제라는 뜻입니다. 근심 대신 즐거움만을 담고 있는 사치스러운 그림을 말하지요.

<피에로>(1718~1719, 장 앙투안 와토) 이 그림은 루브르 미술관에 걸려 있다는 것 외에는 자랑할 점이 없습니다만, 저는 이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왠지 모른 서글픔이 느껴져요. 코와 뺨을 붉게 칠하고 주름지게 길게 늘어뜨린 옷이 웃기도록 표현됐지만 노래 '광대'에서처럼 너무나 서글프고 슬픈 광대의 인생이 여실히 나타나있지 않나요? 정말 저는 이 그림을 보면 화가의 목적이 궁금해지면서 스스로를 회상하게 된답니다. 노래'광대'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02.로코코의 황금기 부셰

프랑수아 부셰(1703~1770)는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식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아버지는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판화 판매점을 운영했습니다. 수많은 판화 작품에 둘러싸여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보였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지요. 여러 스승의 지도를 받던 그가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바토를 만난 뒤부터예요. 1723년 왕립 아카데미에서 로마 대상을 받았고, 몇 년 뒤에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서 공부했어요. 귀국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아카데미 회원이 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지요. 특히 루이 15세와 그의 후궁 퐁파두르 부인의 사랑을 받아 수석 궁정 화가가 되어 프랑스 미술의 중심인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그림만 그리낟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잠깐! 죄송합니다~그가 유화 이외에 자주 만들던 예술 작품인 태피스트리에 대해 설명을 좀 해야 겠군요. 태피스트리는 염색한 실로 풍경이나 인물 등의 그림과 무늬를 수놓아 만든 천을 뜻합니다. 고대 이집트와 페루의 잉카 유적에서 제작될 정도로 다양한 문화에서 발견되었어요. 주로 벽을 장식하는 데 사용했지요. 부셰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성당이나 궁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대형 그림이 주로 이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대표작 보실까요!

상단부터 차례로 감상하시죠. <목욕하는 디아나>(1742년, 프랑수아 부셰)는 부셰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그림입니다. 디아나는 아르테미스라고도 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사냥의 여신, 달의 여신으로 통합니다. 이 그림은 사냥을 하던 아름다운 여신 디아나와 젊은 시종과 함께 목욕하는 장면이지요. 여신과 시종의 몸은 우윳빛 같기도 금빛으로 보이기까지도 해요.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너무 감각적이고 사치스럽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셰의 그림의 특징을 알아볼 수 있지요. 부셰의 작품은 굉장히 화려해요. 사치스럽고 요염한 것으로도 이름 높지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신들을 그린 작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을 그가 살던 시대의 프랑스 궁정 속 사람들처럼 화려하게 그렸지요. 당시 귀족들의 우아한 풍속과 사랑 장면을 즐겨 그려 프랑스 로코코 미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어요. 대규모 태피스트리의 밑그림을 여러 점 그렸고, 책 속 그림과 만화 작품도 많이 남겼답니다. 부셰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 내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졌어요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여인들을 빼어나게 표현했습니다. <목욕하는 디아나> 외에 <주피터와 카리스트>, <비너스의 화장>, <비너스와 큐피드>, <바쿠스와 에리고네>등의 작품들은 눈부신 색과 섬세한 표현, 세련된 붓터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귀족들과 왕족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은 그림입니다.

다음은 <35세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화>입니다. 부셰는 퐁파두르 후작 부인을 모델로 여러 장의 그림을 그렸어요. 퐁파두르는 루이 15세의 사랑을 받았던 여인으로 뛰어난 외모와 지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부셰는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그려 자신의 작품을 좋아했던 후작 부인을 기쁘게 했다고 합니다. 모나리자도 어쩌면 퐁파두르 부인처럼 왜곡되어 표현된 미인일지도 모르죠. 양귀비도요. 어쩌면 디아나도? 미술사에는 미화의 왜곡이 아주 많습니다. 미술사학자들의 가장 큰 재미는 이러한 사실들을 밝혀 내고 원본 사진(까지는 아니더라도)을 밝혀 내는 것이랍니다.


03. 귀족들의 애지중지 프라고나르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년)는 프랑스 남부 그라스에서 태어났습니다. 15세 때 파리의 변호사 사무실에 취직했는데 변호사가 프라고나르의 그림실력을 알아보고 그림 공부를 하도록 도왔지요. 프라고나르는 당시 이름을 날리던 프랑수아 부셰의 제자가 되면서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 갔어요. 그리고 로마 대상을 받아 1756년부터 여러 해동안 로마에 머물면서 그림 공부에 몰두했습니다. 1761년에는 파리로 돌아와 화가로서 크게 이름을 떨쳐 루이 15세로부터 그림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요. 그림 작업을 위해 왕은 루브르 궁전에 작업실을 내주기 까지했어요. 하지만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작품들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졌지요. 그의 작품은 세상을 떠난 뒤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높이 평가받았지요. 대표작 보실까요?

상단부터 차례로 감상하겠습니다. <그네>(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1767년)는 어느 귀족의 대저택에 있는 숲을 그린 그림입니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그네를 타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여인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지요. 프라고나르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그림은 18세기 중엽 프랑스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풍습을 한눈에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네를 밀어 주는 남자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옷을 입고 그네를 타는 여인, 이를 지켜보는 또 다른 남자도 보입니다. 특히 이 그림은 귀족 남녀의 사랑과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어요. 왠지 춘향이와 닮지 않았나요? 지켜보는 이 남자는 뭘까요? 혹시 짝사랑? 아님 딸의 연애를 감시하러 온 아버지? 오빠? 그네 관리인..까지는 아니고. ^ ^ 이런 쏠쏠한 재미가 다 그림 감상의 매력이랍니다.

<책 읽는 소녀>(1776년,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는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소녀의 모습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가 작품 전체를 휘감고 있지요. 아름다운 소녀의 얼굴과 옷에 달려 있는 귀여운 리본, 주름 장식이 은은하게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루었어요. 책을 읽느라 온통 정신이 팔려 있는 소녀의 모습이 진지하고 평화롭게 표현됐습니다. 순수한 모습의 이 소녀는 프라고나르가 몹시 아끼고 사랑했던 처제라고 해요. 이 그림에서는 약간 부드러운 보색 효과를 찾아볼 수 있지요. 핑크색과 연노랑색, 흰색은 모두 원색이지만, 합쳐지면 그럴듯한 보색 효과를 이루면서도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주지요. 여기에 프라고나르 특유의 부드러운 붓터치가 옷, 베개, 머리칼, 칼라를 표현하면 그야말로 훈훈하고 따뜻하고 온화한 그림이 완성된답니다. 주제까지 따뜻하죠. 프라고나르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라고나르는 550점이 넘는 유화와 수천 점 이상의 소묘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를 기분 좋게 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요. 자극적이고 힘차면서도 유연하지요. 스승 부셰와 마찬가지로 당시 상류사회 사람들의 호화로운 모습과 우아한 생활을 경쾌하게 펼쳐 내 왕은 물론 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답니다. 그는 아름답고 고운 분홍색과 초록색, 부드러운 얼룩을 즐겨 사용했는데, 이러한 색채는 19세기 화가 르누아르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사람의 감정을 직접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표현해 보는 이가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04.혁명

여태까지 미술사에서 여러 혁명이 있었죠. 르네상스 혁명, 르네상스에 싫증이 난 바로크 혁명, 좀 더 발랄해 지자는 로코코 혁명. 좀 있으면 너무 경쾌하고 발랄하니 서민들의 생활은 생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신고전주의 혁명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 때도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오늘 화가에 또 다른 그림을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찾아보세요. ^ ^ 바토-<화장>, <어느 신사의 초상>, <주피터와 안티오페>, 정원에서의 모임>, <경치> 부셰-<화장>(로코코 미술 시대에는 화장이 주요 소재였지요.) 프라고나르-<사랑의 진행-만남>등이 있습니다. 민국에서의 사정으로 강의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다음 강에서는 더욱 많고 질 좋은 자료로 제 시간에 찾아오겠습니다! ^ ^


개국 621년 4월 20일
훈장 이여송



사진자료-네이버

참고자료-<무제는 무죄다>


오자, 탈자를 알려주시면 작은 상품을 드립니다. 물론 여러 번 확인했지만 저번에도 그런 적이 있어 급히 수정했거든요.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