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 조선시대 체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개국616(2007)년 8월 16일 (목) 22:12  [해시(亥時):이경(二更)]
ㆍ추천: 0  ㆍ열람: 1300      
기문 : 건물, 현판, 여행, 사건 등에 대해 기록한 글
'기문(記文)'란 어떤 실체나 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ㄱ) 누정기(樓亭記) : 건물, 누각, 정자, 서재 등을 건립한 연유와 경과를 기술한 글이다. 누각이나 정자를 짓게 되면 이름을 붙이기 마련이다. 또 그 건물을 짓게 된 연유가 있기 마련인데, 그 이름에 담긴 뜻이나 건축물 조성 내역을 기록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관청 건물, 향교, 서원 등의 창건기(創建記), 중수기(重修記) 등이 대표적이다. 본인이 짓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ㄴ) 산수유기(山水遊記) : 산수와 풍유를 즐기면서 느낀 점을 기술한 글이다. 어떤 지역을 방문한 후 알게 된 사실을 기록하기도 하고, 자연을 감상하면서 느낀 감탄을 적기도 한다. 지명에 담긴 뜻을 적거나 자연 경관을 자세하게 묘사한 기문도 있다.

ㄷ) 인물기(人物記) :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기록한 경우이다. '전(傳)'보다는 자유로운 문체로 쓰여진다.


다음은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의 '득월당기(得月堂記)'이다. 누정기의 사례를 알 수 있다.

무릇 사물 중에서 아름다운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물건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도 더욱 많게 되므로, 그것을 얻기가 더욱 힘들게 된다. 비옥한 전답과 높은 집, 길다란 인수, 포근한 옷, 아리따운 여자와 좋은 말 같은 것은 종신토록 애써 얻으려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얻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얻지 못한다. 그것을 얻을 때는 마치 사나운 새와 짐승이 먹이를 움켜잡고서 사방을 둘러보는 것과 같으며, 그것을 얻지 못할 때는 마치 궁한 귀신이 슬피 울부짖는 것과 같으니 또한 가련하지 않는가.

대저 천하 만물의 아름다움을 모두 따져 보아도 하늘에 있는 물건의 아름다움만 못하다. 그러나 해는 너무 뜨겁고 별은 너무 희미하며 구름과 안개는 너무 쉽게 없어지니, 마음을 기쁘게 하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가 달만 못하다.

만약 하늘과 땅 사이에 예로부터 달이 없었다가 어떤 사람이 갑자기 달을 얻게 되었다면, 그가 달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만족하여 다른 것을 구하지 않는 것이 어찌 야광 구슬[夜光珠]과 수극벽(垂棘璧)을 가진 것에 비교되겠는가. 다만 달이 예로부터 하늘에 있어 모든 사람이 그것을 얻었으므로, 본 체 만 체하며 버려두고 돌아보지도 않는 것이다. 슬프다. 내가 참으로 그것을 갖는다면 이는 내가 얻는 것이다. 그 예로부터 존재하여 모든 사람이 얻었던 것이야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오로지 사사로운 욕심과 혼자만이 차지하려는 마음을 애써 버려야 할 것이다.

내 집안 사람[宗人]인 순지(順之)가 용인(龍仁)의 허문(許門)에 살면서 그 집에 '득월(得月)'이라는 편액을 걸었다. 달을 얻는 데는 참으로 도가 있으니, 사사로운 욕심과 혼자만이 차지하려는 마음을 없애지 않고서야 참으로 소유할 수 있겠는가. 득월(得月)의 경지에 이른 자는 아무리 천하 사물 중에 아름다운 것을 모두 얻는다고 하더라도 달을 얻은 것과 바꾸지 않을 것인데, 하물며 천하 사물 중의 아름다운 것을 순지가 얻을 수 없음에랴. 순지는 이미 달을 얻었으니, 편안히 여길지어다. 이것으로 기(記)를 쓴다.


* 사조에서도 모임을 개설하거나 서원 건물 등을 창건, 중수, 개칭할 때 이러한 기문을 직접 짓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을 것이다.

- 사이버 조선왕조
http://www.1392.org/bbs?sajoexp:10 게시물 링크 (클릭) 게시물 주소 복사하기
답글 서찰(메일) 수정/삭제 : 제한 (접속하십시오)     윗글 밑글 목록
  | 비공개 설정 사조 백과사전 맞춤법 문법 검사기 0
2000
저장(입력)

[13920] 한성부 동부 태학로 126 사조 관리단 (숭교방)
Copyright(c) 2000-2021 by Cyber Joseon Dynasty Headquarter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