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학당] 제6강 한나라에 龍의 머리가 둘일수 없다!

     

  안녕하십니까! 충청검률 노사신님이하 충청도민 여러분, 그리고 사조백성 여러분. 지상학당의 훈장 이휘 인사드립니다. 날씨가 완연히 봄을 넘어, 여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건강에 아무쪼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과제물에 참여하여 주신 강유님, 정호용님, 최치원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정답을 말씀하긴대로 이지란(퉁두란)이었습니다. 용의눈물에서 멋지게 나왔지요. 또한 강의 다 끝날 때 참석하여 주신 최충님도 감사드리고, ‘옵저버’로 참석하신 듯한 관리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자! 강의를 시작합니다.
지난 강의로 장장 3차례에 걸친 위화도회군편을 마쳤습니다. 위화도회군의 의의는 그간 지속되었던 고려왕조 권문세족의 200년 집권이 종말을 고하고, 친명중심적인 신흥사대부세력과 군부세력의 연합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집권층내에서의 왕씨(王氏) 고려왕조에 대한 충성심의 농도가 갈수록 흐려지게 되어 역성혁명의 발판이 마련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4. 조민수와 이성계

   1) 우왕의 퇴진 
  

이성계의 신군부는 정권을 장악하자 마자 친명책(親明策)을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우왕이 철폐하였던 명의 연호를 복구하고, 원의 관복을 금지시켰으며, 북원과의 모든 외교관계를 중단하였습니다. 또한 신임 내각을 조각(造閣)하여 조민수를 좌시중으로, 자신을 우시중으로 임명하고, 정도전, 조준등 신흥사대부세력과 군부(軍部)를 대거 요직에 등용하여, 정권안정을 공고히 하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실권(實權)을 잃고 뒷방신세가 되어있었던 우왕은 자객을 동원, 이성계와 조민수를 암살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이에 분노한 이성계는 군대를 일으켜 대궐로 쳐들어가 우왕을 폐위시킵니다. 힘겨루기에서 패배한 우왕은 야밤에 대궐에서 강제로 쫓겨나 강화도로 유배가는 비참한 처지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2) 창왕의 즉위
   이성계 일파는 우왕이 공민왕의 자식이 아닌 신돈의 씨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우왕에 대한 시각으로 인하여 그들은 마음속으로 진정 우왕을 왕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이러한 쿠테타까지 감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왕을 폐위시킨 이성계는 종친(宗親)중 새로운 인물을 선택하여 그를 보위에 올리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또다른 실권자 조민수는 이색등과 손을 잡고 이성계의 반대를 무릎쓰며, 우왕의 아들인 9세의 세자 창(昌)을 보위에 올리니 이분이 창왕입니다. 또한 잔존하여 있는 이인임일파를 완전히 제거함으로 권문세족의 세력을 뿌리 뽑으려 하던 이성계의 계획에 조민수가 거세게 반발하는등 조민수의 이러한 주제넘은 행동에 이성계는 분개하게 되고, 조민수의 제거를 결심합니다.

    3) 사전(私田)의 혁파와 조민수의 제거
   신흥사대부 세력인 조준,정도전 등은 그간 실천에 옮기지 못하였던 사전개혁(私田改革)에 나서, 그간 귀족들의 사유지를 몰수하여 국가의 소유로 하고자 하였습니다. 바로 정치적으로 이미 죽어있었던 라이벌 권문세족의 목숨을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죽여버리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당연히 권문세족 세력은 조직적인 반발을 하게되고, 그만 이 대열에 당시 최고 벼슬의 시중이었던 조민수가 가세한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조민수가 자신들의 세력확장에 걸림돌이 되도록 방치할 수 없었던 이성계일파는 대사헌인 조준으로 하여금 조민수를 비리에 연루시켜 탄핵을 하였고, 이성계의 세력에 비해 자파(自派)세력이 적었던 조민수는 결국 시중직에서 쫓겨나 창녕으로 유배가는 처지가 되고 만 것입니다. 결국 조민수는 위화도회군때부터 이성계에게 실컷 이용만 당한셈이고 자신의 처지를 착각한 조민수 자신의 과한 행동으로 인하여 ‘토사구팽’(兎死狗烹)되고 만 것입니다. 이제 명실상부하게 이성계는 고려내의 일인자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4) 분열되는 신흥사대부세력
   한국인은 분열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던가! 공동의 적이 없어지고, 확실한 권력을 쥐게 된 신흥사대부 세력간에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조민수 제거후 이성계는 이색을 시중으로 자신을 부시중으로 하는 전면적인 개각을 단행하였고, 토지제도와 조세개혁등 현재의 민폐모순을 타파하고자 강한 개혁드라이브를 걸게 되었는데, 이 와중에 이를 싸고 온건파와 강경파로 사대부 세력은 분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색과 정몽주등을 중심으로 한 온건파는 창왕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사전의 혁파등 강경파의 개혁시도를 반대하면서 정도전,조준등의 세력을 견제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유배 가있던 전임 시중 최영과 연계하여, 강경파에 대응하고자 하는 시도도 보였습니다. 이색등이 최영과 연계움직임을 보이자 정도전등 강경파는 최영의 제거를 결심하게 되고, 뒤늦게 “요동을 정벌코자 한 것은 천자(天子)께 큰 죄를 지은것”이라는 궁색한 사유를 붙여 유배지에서 참수합니다. 그때 그의 나이 73세…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부친의 가르침을 평생 실천에 옮긴 최영. 젊어서 왜구를 토벌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청렴함을 자신의 본분으로 삼았으며, 비록 학문에는 능하지 못하였으나 전쟁터에서 패함이 없던 명장(名將)이었습니다. 워낙 강경하여, 군기가 해이해진 부하들을 가차없이 처단하여 본을 보이므로 수많은 인명을 죽인바는 있으나, 그로 인하여 최영의 군대는 정예한 병사로 소문이 자자하였습니다. 말년에 고려의 실권자로서 오만방자하였던 명나라를 정벌코자 하였으나, 평생 자신이 보살피고 아껴주고,이끌어 주었던 믿었던 후배 이성계에게 배신을 당하고, 결국은 그의 손에 죽음까지 당하고 마는 비운의 장수였습니다. 그의 유언대로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그의 무덤은 아직도 풀이 자라지 않는 붉은무덤(赤塚)으로 그 성품의 깨끗함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억울한 그의 죽음은 고려백성들 사이에서 한으로 남게되고, 조선왕조 창업시 고려민중들이 신왕조(新王朝)를 지지하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됩니다.

    5) 이색과 이성계의 한판승부!
   조민수, 최영을 제거한 이성계에게 또다시 저항세력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바로 이색이었습니다. 이색은 당시 신흥사대부세력, 즉 유학세력의 종부(宗父:으뜸 어르신)로 추앙받는 위치에 있었고, 이성계 일파의 실력자 정도전의 스승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색이 이성계의 개혁작업에 브레이크를 걸자, 상당수의 사대부들이 이에 가세, 자연스럽게 상당한 세력이 형성되게 된 것입니다.
불법으로 늘린 사전(私田)을 환수하여 공전(公田)으로 만들 것을 논의하는 도당모임(도평의사사:최고의결기구)에서 강력한 시행을 주장하는 정도전, 조준, 윤소종 등 이성계일파의 주장에 이색, 이림, 우현보, 정몽주, 권근 등은 분명한 반대의사를 펼쳐 격론하였습니다. 그러나 숫적으로 밀린 이색계열은 표결에서 패할 수 밖에 없었고, 지속적으로 이색의 정치적 영향력은 약화되어 가기만 하였습니다. 결국 이색은 일선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명성으로 인하여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고, 비록 이성계일파에 비하여 비중이 떨어지기는 하였으나 상당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호시탐탐 고려를 뒤업고자 하는 이성계일파를 견제할 수 있는 고려왕조의 마지막 수호세력이 바로 이색 계열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색의 결정적인 약점은 자신의 세력을 뒷받침 해줄 물리력, 즉 군사력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점이 이색의 한계였던 것입니다. 창왕 역시, 신씨(辛氏)로 보아 폐위시킬 궁리만 하고 있던 이성계에게 이색이란 존재는 참으로 걸리적 거릴 수 밖에 없는 존재였습니다. 이성계는 여러가지 공작정치를 펼쳐가며 이색계열의 관료들을 숙청해 나감으로 이색의 세력을 점점 축소시켜 가던 찰라, 엄청난 역모사건이 고려조정에 또다시 피바람을 불러오게 됩니다.

자, 오늘의 강의는 여기까지 합니다. 우왕을 몰아내고 창왕을 즉위 시켰던 이성계와 조민수의 연합 군부정권은 결국 조민수를 제거한 이성계의 승리로 깨어지게 됩니다. 슬슬 역성혁명을 꿈꾸며, 고려왕조를 뒤엎고자 했던 이성계 계열의 야심에 홀연히 도전장을 내는 자가 있었으니 바로 유종(儒宗)으로 추앙 받던 이색이었습니다. 이성계 세력은 또다시 정적(政敵)으로 나타난 이색을 제거하여야 만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음을 알고 그의 세력에 대한 정리작업에 들어갑니다.
아마도 고려왕조에 대한 강의가 앞으로 제8강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강의가 다소 길어지게 되는 점에 대하여 많은 양해바랍니다. 실은 저도 고려왕조에서 이렇게 못벗어나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많은 관심과 참여에 감사드리며, 변함없이 과제를 하나 내면서 오늘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오늘의 과제]] 고려의 마지막 임금은 공양왕입니다. 바로 신종의 7대손이며, 이름은 왕요(王瑤)입니다. 자, 문제 냅니다. 그렇다면 이 공양왕이 보위에 오르기전에 군호(君號)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