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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승
[충청도/생원] <상소> 한유찬의 파직에 대하여
신이 실록을 상고해보니, 열성조께서는 지엄하신 군주의 모습을 띠지 않으신 적이 없으나, 또한 자애로운 부모의 모습을 띠지 않으신 적도 없었습니다. 선정신 중에도 수십년을 학문에 정진하였으나 오히려 실수하는 적이 많아 죄를 청하지 않은 이가 없는데, 열성조께서 이들은 버리신 적이 있습니까? 선한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 이들에 대해서도 혹 이들이 실수를 한다 하여도 "한 고조와 같이 신하를 대할 수는 없다" 하시며 잘못을 감싸시고 장리나 반역의 후손일 지라도 오히려 조정에 쓰셨으니 열성조의 신하 대함이 어떠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열성조께서 사소한 실수라도 엄히 꾸짖고 버리기만 하셨으면 문성공 이이는 불도에 미혹된 자로 조롱받기만 할 뿐 함히 대성의 앞에서 같이 밥을 받아먹지 못했을 것이며, 충무공 이순신은 한갖 군졸로 싸우다가 생을 마감하고 국토는 왜적의 것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물며 한유찬은 본조에 몇 없는 당상입니다. 당상이라는 것은 오래도록 전하를 지근에서 모셨으며 그 공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파직되었으니 전하의 사람 쓰심이 과연 어떠한 것입니까? 아성 맹자가 교목세신을 우대하여 이들에게 세록을 주어야 한다 하였는데, 본조에서는 세록은 커녕 한번의 실수로 녹을 거두어 버리시니 성현께서 보시면 과연 이를 맞다 하셨겠습니까? 한유찬이 비록 그 죄가 크지만 조정에 공이 있고, 또 서사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는데, 서경을 처리 하지 않았다 하여 파직하시면 신하를 우대하는 법에 어긋날 것입니다. 대성께서 벼슬할 만 하다 하면, 벼슬하고, 물러갈만 하면 물러가고, 오래 할만하면 오래하고, 빨리 물러갈만 하면 빨리 물러가라 하셨는데, 지금 전하께서 사람을 쓰시는 법은 단지 인재들을 숨고 빨리 물러나게 할 뿐입니다. 하물며 서경은 어떻습니까? 전조에서 사람을 쓸 때 혹 부정이 있거나 혹 쓸만하지 않은 이를 쓰는 것을 가리는 것이 서경입니다. 이는 대간에게 큰 권한을 주어 설령 군왕의 뜻이라도 적합하지 못한 자가 벼슬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서경은 어떻습니까? 관례화 되어 단지 전조에서 고신을 발급하기 전에 거치는 일일 뿐입니다. 근래 대간이 엄히 판결하여 서경을 거부한 적이 있습니까? 이렇듯 서경이 형식화 되었으니 한유찬이 서경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이를 망각하여 사령한 것입니다. 서경만의 일이겠습니까? 본조에서 사헌부는 헌부와 간원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인데 헌부는 신하를 검열할 뿐이요, 간언은 하지 않은지 오래되었으니 이미 대간이 아닙니다. 대간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군왕의 탓입니다. 열성조께서 대간이 제 역할을 못할 때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신 적이 없습니다. 세조께서 대간을 불러 위로하시고, 숙종께서 스스로 경계하신 일이 모두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스스로 자책하고 살피시는 일은 적고, 노여워하시며 문책하는 일은 잦으시니 수신과 치국의 일의 순서가 언제 뒤바뀐 것인지 신으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금일 전하께서 참의를 파직하시고, 참의가 사령한 이들 중 서경을 거치지 않은 이들의 사령을 모두 취소하라고 전조에 명하셨습니다. 그러나 좌랑 심기열 역시 여기에 속하여 결국 금일의 어명으로 전조가 모두 비게 되었으니 전하의 명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이번 뿐이겠습니까? 전 낭청 천어는 며칠 사이의 면직으로 도감의 겸직까지 거두어졌습니다. 전하께서 천어의 차자에 겸직은 본직 없이는 의례히 거두어지는 것이라 하여 살피지 못한 천어를 죄주셨으나 애초에 천어를 불러 쓰신 것은 도감에 쓰시려던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럼에도 천어를 도감의 직에서 물리신 까닭은 밝히지 않으시고 단지 절차적인 문제를 들며 탓하기만 하시니 이화의 지적이 과연 그르다고 하겠습니까? 신은 전하께서 신하의 재주를 쓰는 일에는 권도를 행하시지 않으시고 정도만을 고집하시니 과연 물에 빠진 형수의 손을 잡지 않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전 감찰 김성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김성이 윤대에 늦었을 때 전 참의 한유찬이 원칙에 따라 평정을 감산하자 아뢰었고, 전하께서는 이 때 권도를 사용하셨습니다. 그런데 한유찬과 천어가 윤대에 늦었을 때 어떠했습니까? 전하께서는 엄히 꾸짖으시며 녹봉과 평정을 감하셨습니다. 전하께 총신이 따로 있는것입니까? 아니면 권도를 행하시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것입니까? 이를 어리석은 신민이 알 수 없기에 총신이 따로 있다는 의문이 백관들 사이에 생겨나고 벼슬에 나가길 원하지 않는 자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연두교서에 관원이 줄어듬을 자책하신지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이를 잊으신 듯 행하시는 것입니까? 엎드려 바라건데 신의 말을 가납하지 마소서. 신의 상소를 격렬히 비판하시어 전하의 성심과 기준을 밝게 만민에게 드려내시어 한 점의 의혹도 없게 하시기 바랍니다. 전 참의의 파직은 단지 한 관원의 파직이 아니며 만민의 의혹을 더욱 깊이 할 뿐입니다. 군주와 신하가 서로를 믿지 않으며, 서로를 너그럽게 보지 않는데 무슨 조정이 있겠습니까? 실로 현재 조정의 어려움은 이 한가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니 신의 망발을 엄히 벌하시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하시는 것이 조정을 다시 살리는 한가지 일입니다. 신 한낫 촌부로 죽을 각오로 소를 올리니 부디 성군의 도를 밝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신은 비록 저자에서 환열을 당한다고 해도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 개국 620년 6월 15일 충청도 생원 박민승 |
http://www.1392.org/bbs?sangso: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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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i_626b01df2e.gif "[1]")
박연
620('11)-06-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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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의 비답이십니다(620.06.16) "참의 파직은 단지 서경 때문만이 아니다. 사헌부의 계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토관직 사령을 방치한 책임에 서경 문제가 가중된 것이다. 인사를 혼란케 한 서경 문제에 국한하더라도, 사헌부의 공문을 받았으면 응당 잘못을 인지하고 즉시 바로 잡았어야 할 일인데, 당상의 관력이 무색하게 기본 책무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교한 뜻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만일 서경이 형식화되었다고 생각하여 고의로 절차를 무시한 것이었다면 삭직으로도 부족했을 것이다. 지난 4월 윤대에서 재차 명시하였고 개국615년에 참판 남원군을 파직할 때에도 천명하였지만, 당상이든 공신이든 문책이나 징계에는 예외가 없다. 과인의 기억으로 前감찰 김성이 윤대 기한에 늦은 적이 없는데 권도 운운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제75차 윤대에서 감찰이 19일에 입궐한 것을 두고 상소한 것이라면, 제71차 윤대에서 지평 임랑의 동일 일자 등청에 관해 문제가 없다고 판시한 바가 있고, 당시 주서 김성의 보고에 따라 한유찬, 천어 등을 실제 징계할 때에도 적용한 기간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조참의의 5월 25일자 징계 계청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만약 그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前감찰이 노모 봉향을 위해 고향에 내려가 있는 사정을 미리 계하였으므로 효행(孝行)을 위한 정상을 참작할 수 있었던 사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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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덕계
박윤상
유건희
천어
이병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