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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제25차 소과 원시 응시
---------------------------------------------------------------------------------- 구분 : 훈련원시 식별 문장 : 정중부의 무신 정변과 내용 : 정중부(鄭仲夫)의 무신 정변(政變)과 이성계(李成桂)의 역성 혁명(革命). 이 두 사건은 문신의 세상에서 무신의 세상으로, 또한 고려의 나라에서 조선의 나라로 세상을 아주 바꾸어버렸다. 그만큼 두 사건 모두 역사적 의의(意義)를 가지는 것에 성격을 같이하지만 역사적 측면에서의 가치성은 극심한 대조(對照)를 이룬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선 무신정변은 무신들이 문신들의 횡포(橫暴)와 억압(抑壓)을 참다 뭇해 정변을 일으킨 사건으로 무신의 강력한 뉘앙스로서 마치 폭풍처럼 짜잔하며 반세기가 되도록 철권 통치(鐵拳 統治)를 휘둘렀지만 역시 폭풍은 오래도록 군림(君臨)하는 법이 아니듯 정권을 잡고서도 원나라의 침략과 지도층의 분열, 혼란한 사회정세로 망해버린 반면 후자의 사건은 위화도 회군을 기화(奇貨)로 조선이라는 대국을 건설하고 건국 50년 후에는 정관의 치(貞觀之治)를 방불케 하는 치세(治世)를 이루게 되었다. 이로 보아, 나는 태조 이성계가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무신정권을 복고(復古)하지 않고 조선을 건국한 데에 찬사(讚辭)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그는 대국을 건설할 만한 영웅의 풍모()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내가 진실로 당연한 말을 강조하고 있는 까닭은 역사를 보면서 무신정권의 한계성과 이성계의 비범(非凡)함을 여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 긴밀한 이유로서 당세의 두 사건은 봉건(封建)적인 체제가 확립되었던 고려대에 일어났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봉건적 체제 안에서의 왕권이나 왕위(王威)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었으므로 군주의 전제성(專制性) 확보는 분명히 불가결한 요소였는데, 중앙집권적 성격을 지니는 고대국가의 경우부터 시작하여 왕(절대자)을 기만()하고, 권세를 누리는 경우는 어떠한 조건을 막론하고, 밖으로는 국난(國難)을 면치 못하였고 안으로는 극심한 혼란에 휩사여 오래갈 수가 없다. 구태여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三國志)의 동태사()에 대한 실례(實例)를 들지 않더라도 숱한 역사는 이를 증명해주고 있으며 필자 역시 이것이 진리(眞理)라 믿는다. 또한 고려는 왕조 국가의 통치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지극히 간단한 원리는 무신정권의 한계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 고려는 봉건적인 왕조국가 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왕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고, 왕의 권위는 그야말로 지존무상 유아독존(至尊無上 唯我獨尊)이었다. 그러나, 건장(健壯)한 왕은 허수아비로 만들고, 실질적인 권한을 힘있는 신하가 차지하게 된다면 곧 닥쳐올 국난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혹자(或者)는 왕을 대신하여 모든 권한을 권신(權臣)에게 집중시키면 왕과 진배없지 않느냐는 반문도 있겠다. 하지만 당시 봉건적 이념이 뿌리박힌 사회상을 생각해 본다면 왕 상위의 지존유상(至尊有上)이라는 개념은 대부분의 세인(世人)들에게 용납될 수 없었을 것이고, 백보 양보하여 힘있는 권신이 세인들에게 인기를 사로잡았다 할지라도 유명무실(有名無實)이나마 왕이 버젓히 있다면 왕권파와 대립할 수 밖에 없으며, 권신의 기반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그가 죽게 되면 왕의 세습적 정통성이 대두(擡頭)대거나, 지도층이 분열되고 와해(瓦解)되면서 결코 진보된 사회상을 만들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고구려의 개소문(蓋蘇文)의 실례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다고 정중부나 개소문이 왕을 업은 일인독재를 그만하고, 건국으로의 전환을 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은 무신정권의 한계성을 간과(看過)하고 방치하였던 과실도 있었겠지만 대외적인 정황도(情況)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에 만한 입장도 되지 못하였다. 물론 태조의 경우도 썩 좋은 대외정세 여건을 가졌다곤 생각지 않는다. 홍건적의 난을 수습하여 중국을 통일하였던 명왕조 초기, 신진사대부의 거두였던 정도전이 대명 정복론을 주장하면서 조명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슨 연유(緣由)로 건국을 시도하지 못했던 걸까. 물론 그들이 정권에 올라서 안락한 생활에 안주(安住)하여 그런 생각조차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과연 태조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없었다. 그것은 바로 정내세력이나 지방세력과 타협하지 못했고, 둘째로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여 대국(大局的)적인 기반을 없었다고 하겠다. 반면 이성계는 활발한 홍건적(紅巾賊) 소탕활동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새로운 사회를 열망하던 신진사대부(新進士大夫)와 손을 잡아 대국적인 기반을 쌓았기 때문에 훗날 조선을 건설하는 대사(大事)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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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방인하
김태산
안병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