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직강] <제1강> 조선의 군사제도

[성균관/직강] <제1강> 조선의 군사제도

안녕하십니까? 성균관 무과를 담당할 직강 조운입니다.

일찍이 백범 김구선생께서는 “한 나라가 굳건히 서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문화와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하신 바 있습니다. 우리 사조의 동량지재이신 유생여러분들께서도 이점 유념하셔서 각자 학문에 진력하셔서 장차 뜻하는 바를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번 1주차 강의인 “조선의 군사제도“에 대해 강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조선의 군사제도는 특성상 크게 전기와 중기, 후기 그리고 말기로 나눕니다. 이중에서도 제도상의 큰 변화는 임진왜란을 기준으로 하는 전기와 중기의 변화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대한제국의 형성과 맞물려 벌어진 조선 후기 이후의 군사제도 변화는 전기와 중기와는 그 군사적인 방향이나 역사적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므로, 이번 강의에서는 사조의 군사제도와 거의 같았던 조선 전기와 중기의 제도를 중심으로 조선의 군사제도를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조선 시대의 육군의 지휘체계를 살펴보면 현재의 국방부와 육,해,공의 각 군의 사령본부가 따로 있듯이 조선 후기까지 군사체계를 유지하는데 병조(兵曹)와 삼군부(三軍府)등 2개의 기구를 운영하였습니다.

병조는 중요부서인 육조(六曹)의 한 부서로서 조선 태조 원년부터 세워졌으며, 군사분야의 행정과 사법업무를 관장하는 주무 기관이었습니다. 병조에서는 현재의 국방부와 같이 국방에 필요한 전반적인 업무인 무관의 선발, 징병, 도성의 수비, 대궐의 파수, 왕의 경호, 무기관리, 그리고 우편연락사무 등과 같은 업무를 관장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업무는 우리 사조의 병조에서 하는 일도 상당수 유사하며, 부속기관 역시 조선 시대의 것과 같습니다. 

삼군부는 조선 태조 때 고려의 10위군(衛軍)을 중·좌·우군의 삼군으로 나누어 귀속시켜 최초의 강력한 중앙 군사체제를 갖추고, 이를 의흥삼군부라 칭한 것을 시초로 합니다. 이후 삼군부는 세조 때 오위제도로 개편하여 이를 지휘 감독하는 최고 군령기관(=사령부)으로 정하였습니다. 이때 정식명칭은 오위진무소라고 하였으며 조선 말기까지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라는 명칭으로 존재하였습니다. 사실 조선 시대의 삼군부는 명칭만 계속 바뀌었을 뿐 군령기관으로써의 그 위치와 역할은 조선 개항 전까지 그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군무를 관장하던 병조와 군령기관인 삼군부의 위치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등과 같은 전시에 그 위상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시에는 군부의 힘이 강하게 되므로, 삼군부의 힘이 평상시 상급기관인 병조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삼군부인 오위진무소는 임진왜전 직전에 오위도총부(五衛都摠府)로 개칭하여 중위(中衛)인 의흥위(義興衛), 좌위(左衛)인 용양위(龍衛), 우위(右衛)인 호분위(虎賁衛), 전위(前衛)인 충좌위(忠佐衛), 후위(後衛)인 충무위(忠武衛) 등 5위를 관장하였습니다. 5위의 구성을 살펴보면 각 위(衛)에는 중(中) ·좌(左) ·우(右) ·전(前) ·후(後)의 5부(部)가 있어 모두 25부가 되고, 각 부에 4통(統)이 있어 1위에 20통, 5위에 100통이 있었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편제를 보면 통 밑에는 약간의 여(旅)가 있고, 여는 5대(隊)로 나뉘고, 대는 5오(伍)로 나뉘어 졌으며 오는 5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현대의 군대 체제로 보면 위(衛)는 사단(師團), 부는 연대, 통은 대대, 여(旅)는 중대, 대(隊)는 소대, 오(伍)는 분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림 1. 오위의 편제도

이러한 오위체제의 의미는 중앙에서의 수도경비(首都警備)의 임무를 맡는 동시에 전란과 같은 유사시에 강력한 국방력으로서 활동이 가능한 조직체로 이끌어가게 되어 있고, 내금위(內禁衛) ·겸사복(兼司僕) ·우림위(羽林衛) 등 왕의 친병(親兵) 계열을 제외하고 서울에 있는 거의 모든 병종(兵種)이 통합되어 유기적인 중앙군의 단일 체계가 처음으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 중앙군의 기간(基幹)을 이루었던 5위체제는 조선 중기 이후 문신이 군부의 상위직(上位職)을 차지하여 임진왜란을 계기로 그 무력함이 드러나 제도적 붕괴를 가져와서 임진왜란 이후 설치되는 오군영(五軍營)에 그 자리를 물려주고 대폭 축소되어 궁성의 숙위(宿衛)만 맡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나타난 오군영(五軍營)체제는 수도 및 그 외곽 방어를 위해 설치되었으며, 오군영 또는 오영문(五營門)이라고도 합니다. 조선 초기부터 이어진 5위제도(五衛硅制度)가 임진왜란때 실전에 매우 취약한 것이 밝혀지자, 이를 대신할 새로운 군사조직으로 임진왜란 초기 사해 유성룡(柳成龍)선생의 건의로 설치되기 시작하여, 숙종 때까지 차례로 서울 중심의 군영이 설치되었습니다. 이 오군영에는 훈련도감(訓鍊都監)·어영청(御營廳)·금위영(禁衛營),총융청(摠戎廳)·수어청(守禦廳)으로 구성되었으며, 이중 훈련도감(訓鍊都監)·어영청(御營廳)·금위영(禁衛營)은 수도를 방어하는 중앙 군영이었으며, 총융청(摠戎廳)·수어청(守禦廳)은 수도외곽의 방어를 담당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조선 중기이후의 중앙군을 오군영이라 하였고, 실제 중앙군의 핵심은 임무가 거의 비슷한 훈련도감·어영청·금위영 맡았습니다. 이러한 5군영은 19세기 말 고종황제 재위 시까지 존재하였다가, 이후 각 각 통폐합 과정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림 2. 조선군 복장

* 위 의 그림들은 조선시대 군사들의 복장입니다. 참고로 보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조선의 군사제도에서 수군에 대해 간략히 살펴 보겠습니다. 조선시대에는《경국대전》에 따라 육군과 마찬가지로 수군제도가 확립되어 수군도 육군처럼 각 도마다 주진(主鎭)·거진(巨鎭)·제진(諸鎭)으로 편성되어, 주진에는 수군절도사(水軍節度使), 거진에는 수군첨절제사(水軍僉節制使), 제진에는 만호(萬戶)가 배속되어 지휘하였습니다. 설치기관으로는 임진왜란시 선조 때 통제영(統制營)을 두어 경상도·전라도·충청도의 수군을 통제사(統制使)로 하여금 남해안 방어를 강화하였고(여기서 그 유명한 충무공 이순신장군께서 삼도수군통제사로써 혁혁한 무공을 세우게 됩니다.), 병조호란 후에는 수도권 방위를 위하여 강화(江華)에 통어영(統禦營)을 두어 경기도·황해도의 수군을 통솔하게 하였습니다. 원래 수군의 경우에는 중요한 전함들을 건조하기 위한 기관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 기관은 육군과 별도 기관인 병선의 건조만을 위한 전선사(戰船司)라는 관청을 조선 초기에 두었으나 뒤에는 비변사(備邊司)에서 이를 담당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조선은 50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배경으로 많은 전란과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관위주사회였던 조선의 조정은 군사제도는 소극적으로 운영하였던 것을 우리는 역사의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36년이란 치욕적인 일제 강점기를 거쳤던 건 아닐까 되짚어 보고 싶습니다. 국방력은 경제력 못지 않게 결코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되는 사항인 것 입니다. 한가지 본 강의에서 여담으로 말씀자면, 조선시대의 장졸들은 과연 어떻게 조련되고 훈련을 했을까요? 자료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무과를 준비하던 응시생들이나 현역장졸들은 달리기와 근력운동에 치중했었다고 합니다. 누가 빨리 달리는지 또는 누가 더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지 등을 겨루어 우승자에게 포상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는 군요. 또한 모든 장졸들에게는 수박(手搏)을 장려 하였다고 합니다. 삼국시대부터 전래된 조선의 수박은 상당히 중요한 군사 무술이었다고 합니다. 상상해 보면 그 당시 무사들은 아주 날렵하고 다부진 몸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또한, 군사들은 일정 규모의 부대 단위 훈련을 위해서는 사냥을 하거나, 팔괘진과 같은 진형훈련도 병행 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삼국지에 보면 가끔 나오는 대목이지요.  

지금까지 배운 조선의 군사제도를 정리하여 비교해 볼 때 우리 사조의 군사제도는 체계상 조선 전기 때와 많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초입사하는 무관들이 조선 중기까지 존재하였던 병조하의 각 위 또는 부속기관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병조 내의 각 위와 부속기관들에 대한 내용을 본 강의에 포함하려 하였으나, 내용이 너무 광범위 할 것 같아 차후 기회가 되면 별강으로 정리하여 강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강의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강의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공지 ●

출석한 유생들께서는 아래의 과제물을 숙지하셔서 다음 강의 전까지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과제 : 조선시대에 운영된 전시 방위체제에 있어서 진관체제와 제승방략제를 찾아 볼 수 있다. 각 유생은 진관체제와 제승방략의 각 장단점을 설명하고, 진관체제에서 제승방략제도 변화된 역사적 배경과 그 효과에 대해 논하라.

* 과제물은 본 강의에 비공개 답글로 제출하며, 문서의 비번을 butes00@yahoo.co.kr으로 발송할것.    

* 강의와 관련한 질문사항이나 요청사항은 댓글로 기재해 주십시요.

강의 자료 출처 :

서인환 저, 대한제국의 군사제도, 혜안출판사, 2000

강동원 저, 조선전기의 군사제도와 체육훈련에 나타난 체육적 사실에 대한 고찰,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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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 한국 문화재 보호재단(경복궁), 궁성문 개폐 및 수문장 교대 의식 안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