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성균관(成均館)

ㆍ작성자	김민승
ㆍ작성일	개국619(2010)년 6월 12일 (토) 14:36 [미시(未時)]
ㆍ문서분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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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임] 18기 문과 제2강 : 논어

이번 시간에는 논어에 대하여 알아보고, 몇몇 부분을 발췌하여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논어는 공자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책으로, 공자의 사후 제자들이 기록한 것입니다. 논어는 모두 20편으로 되어있는데, 전의 10편과 후의 10편으로 나누어집니다. 그런데 전 10편의 내용중, 후 10편의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꽤 있어서, 아마 앞의 10편과 뒤의 10편은 각각 다른 공자의 제자 그룹이 만들었는데 후에 합펴진 것으로 보입니다. 논의 각 편은 일정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으나, 사실 구성이 완벽하게 짜여져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공자의 말은 대단히 모호하고 함축된 바가 많으며, 지금의 한자 용례와는 다른 뜻으로 한자가 쓰여지기 때문에 주(註)가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은 흔히 주자가 여러 선학들의 주를 모아놓은 논어집주를 주 텍스트로 사용합니다.

논어는 유교 사상의 총 원천이며, <공자가어>, <사기>의 공자세가와 함께 공자의 일생을 살필 수 있는 몇 안되는 자료 중의 하나입니다. 비록 더 이상 사서삼경을 목숨처럼 외우는 사람은 없겠지만, 사실 저는 사람들이 논어만 신중히 읽고 여기서 말한대로 살기만 해도 세상은 어느 정도 살만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조상들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억누를 수 없을 때 논어를 읽으며 감정을 가라앉히고 스스로를 다스려 왔씁니다.

이제 논어의 많은 문장 중에서 몇몇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子曰質勝文則野文勝質則史文質彬彬然後君子."
"자왈질승문즉야문승질즉사문질빈빈연후군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본바탕이 문장(겉모양)보다 승하면 거친(촌스러운)것이고, 문장(겉모양)이 본바탕보다 승하면 겉만 번지르르 한 것이니 문장과 본바탕이 함께 어우러진 연후에야 군자이니라.

"주 : 野는 野人이니 누추하고 간략함을 이르는 것이오, 史는 문서를 맡음이니 들은 것이 많고 익을 익혔음에도 혹 정성이 부족한 것이다. 彬彬은 반반한 것과 같은 것이니 물건이 서로 섞여서 고루 맞춘 모양이다. 배우자는가 마땅하 남는 것을 덜어내고 부족한 것을 보충할 것이니 덕을 이룸에 이르러서는 기약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양씨가 가로되, 文과 質은 서로 이길 수 없으나 본바탕이 文을 이기는 것은 단맛이 가히 조미료의 맛을 받을 수 있고, 흰색이 가히 채색을 받을 수 있는 것과 같으나, 겉모양이(文) 본바탕(質)을 이겨 멸하면 그 근본이 사라지니 비록 겉모양이 있어도 장차 어찌 (겉모양)을 베풀겠는가?(발휘 하겠는가?) 그러므로 겉모양(文)보다 차리라 거친 것이 (野) 낫다." <논어집주 - 옹야 편>

논어에 명문장이 참으로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일단 여기서 史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쓰는 역사라는 뜻 대신 반반하다 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文 역시, 문장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여기서는 배워서 아는 것, 혹은 겉모양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아주 명쾌한 문장입니다! 사람은 본성이 착하나 배움이 부족하여 거칠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또는 본성 즉 마음속에 품은 뜻은 참되다라고 할 수는 없으나 배움을 통하여 자신의 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하나가 넘치면 촌스럽거나 혹은 겉만 번지르르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품성과 학문을 동시에 닦아야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質이 승하거나 文이 승하다는 것은 문과 질의 두 분야 모두 어느 정도의 수양이 있는 상태를 가정하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둘중 어느 하나가 넘친다면 어느 것이 낫겠느냐는 질문에 주석은 차라리 質이 넘치는 것이 낫다고 단정합니다. 주석에서 단맛이 조미료의 맛을 받아 들인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고대 중국에서 단맛을 맛은 기본으로 생각했던 것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단맛은 흰색과 같이 대칭되는 단어로 쓰였습니다. 즉 본바탕이 바르면 바른 것을 배워 익힐 가능성이 있으나 품성이 안되면 제아무리 학문이 높다하여도 그것을 어디에 쓰겠습니까?

"子曰賢哉回也一簞食一瓢飮在陋巷人不堪其憂回也不改其樂賢哉回也"
"자왈현재외햐일단사일표음재누항인불감기우회야불개기락현재회야"

공자께서 이르시길 "어질구나! 안회야! 한 소쿠리의 밥과 한 표주박의 음료로 누추한 거리에 있는 것을 남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거늘 안회는 그 즐거움이 변치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야!"

"주 : 簞은 대나무 그릇이고, 食은 밥이다. 瓢는 박이다. 안자의 가난함이 이와 같으나 태연하게 거처하여 그 즐거움을 해하는 바가 없었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두번 "어질구나 안회여!" 라고 말하시어 그 아름다움에 깊이 탄복하신 것이다.
○정자께서 말하시길 안자의 즐거움은 단표누항을 즐거워한 것이 아니다. 가난함으로 그 마음을 메어 즐거움을 변한바가 없으니 공자께서 안회를 어질다고 칭하신 것이다. (정자께서) 또 말하시길 단표누항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아마 스스로 즐거우신 바가 있는 것이니 (不改其樂의) 其자를 마땅히 곰곰히 되새겨보면 진실로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정자께서) 또 말하시길 내가 예전에 주무숙의 문하에서 공부할적에 (주무숙이) 매번 공자와 안자께서 즐거워하신 곳과 즐거워하신 바가 무엇인지 상고하여 찾게 하셨다.
내가(주자가) 정자의 말씀을 생각하건데 문제를 내기만 하시고 그 답을 내어주지 않으셨으니 아마 공부하는 자가 깊이 생각하여 스스로 그 뜻을 얻길 원하신 것이니 이제 내가 또한 망녕되이 설명할 수 없다. 배우는 자는 다만 마땅히 학문을 넓히고 예를 요약하는 가르침에 종사함으로써 (공부를) 파하고자 하여도 할수 없는 경지에 이르고 그 재주를 닦으면 즉 마땅히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 <논어집주 - 옹야 편>

여기서 食은 먹을 식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밥 사로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누추한 것을 부끄러워 하고 거기에서 벗어날 것을 항상 걱정합니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 우리는 우리가 걱정하고 즐거워하는 바가 단지 그 재산과 처해있는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안자와 즐거워하던 바가 어떤 것인지 그 구체적인 답은 정자도 주자도 회피하고 있지만 우리는 적어도 무엇이 걱정할 바가 아닌지는 여기서 배울 수 있습니다.

논어에는 이와 대칭되는 가르침으로 利에 대하여 끊임없이 경계합니다. 이는 단지 재산을 불리는 것 뿐만 아니라 하늘의 이치를 해하는 모든 것입니다. 비록 스스로 이익을 얻어 부유하지 못하여 단표누항의 상황 즉 밥 한그릇과 물 한통을 가지고 누추한 곳에서 살더라도 무엇이 바른지 알면 행복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子曰人之生也直罔之生也幸而免"
"자왈인지생야직망지생야행이면"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의 삶은 곧은 것이니, 곧지 않으면서 살아있는 것은 다행히 (죽음을) 면한 것이다."

"주 : 정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는 이치가 본래 곧은 것이다. 罔은 곧지 않은 것이니 (곧지 않고) 또 사는 것은 요행히 (죽음을) 면한 것 뿐이다." <논어집주 - 옹야 편>

본문도 짧고 주도 짧지만 대단히 무섭고 강렬한 문장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굳이 더 설명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세상에는 요행하게 죽지 않고 있는 분들이 있네요. 전모씨라든가...

이상으로 논어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논어라는 것이 단지 고리타분한 2천년 전의 이야기라기엔 너무나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 많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떻게 관계맺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아직도 우리에게 유효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논어를 읽는 이유입니다.

끝으로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에 대한 공자의 한마디를 음미하며 강의를 마칩니다.

"子曰知之者不如好之者好之者不如樂之者"
"자왈지지자불여호지자호지자불여락지자"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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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1. 제시한 논어의 여러 문장 중 어느 것이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까? 그 이유를 함께 설명해주세요 (만약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구가 있다면 제시하지 않는 것에서 제시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과제2. 제시한 두번째 문장 (단표누항구절) 에서 과연 공자와 안자가 즐거워한 바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가요? 본인의 생각을 써주세요.

과제 제출 기한은 6월 19일 자정까지 입니다. 기타 제출 양식은 1강과 같습니다.

http://www.1392.org/bbs?sajoed11:397

이수현 619('10)-06-12 18:51	문과 청강생 이수현, 수강합니다.

이천 619('10)-06-15 21:21	무과 청강생 이천 강의를 수강합니다.

[교임] 18기 문과 제2강 : 논어	김민승	619('10).06.12-14:36	559

[청강생] 18기 문과 제 2강 과제 제출	이천	619('10).06.19-20:31	242

[청강생] 문과 제2강 과제 제출	이수현	619('10).06.14-21:12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