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검률] 조선왕실 문양에 관하여

정욱진님을 비롯한 경상도민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검률 이휘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정욱진님께서 소관에게 개인서찰로 안부를 전해오시면서 조선왕실의 문양에 대하여 질문하셨던 바, 소관이 아는바대로 답해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다른분들도 궁금하셨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엄밀히 따져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실을 상징하는 특별한 문양은 없었습니다. 흔히들 조선왕실의 문양으로 배꽃(梨花)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것은 나중의 일입니다. 왕실에서는 용,기린,해태등 성스러운 동물로서 왕의 권위를 상징하였을 뿐입니다. 또한 왕실의 문양이라고 생각하는 꽃은 배꽃이 아니라 오얏나무꽃(자두나무의 일종)입니다. 바로 이(李)씨를 상징하는 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고종이 황제로 등극한 이후에 황실을 상징할 마땅한 문양이 없었기 때문에 사용된 것입니다. 대한제국이 들어서면서 황실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이 오얏꽃은 우리나라의 우정사업이 시작되면서 대한제국의 이름으로 발행한 우표대다수에 태극문양과 함께 사용되었으며, 말기에 제작된 화폐에도 다수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고종시대에 개축된 궁궐의 전각 천정등에 사용되어,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일제의 상징인 벚꽃이 궁궐에 새겨져 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또한 대한제국군의 계급장에도 태극문양과 함께 사용되었으며, 이외에도 건축물, 집기, 훈장, 졸업장등 다양한 용도에 왕실문양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오늘날에 있어서 전주이씨 대동종약원이 오얏문양을 종약원로고로 사용하여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하여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오얏꽃문양을 황실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데는 미심쩍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오얏나무는 이씨라는 한 성(姓)의 상징밖에는 안됩니다. 김씨,박씨는 오얏나무와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바로 이점입니다.

당시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좌지우지 할 시점이었고, 황실을 그저 전주이씨라는 일개 성의 집단으로 격하시키기 위해 이 오얏문양을 사용토록 한 것입니다. 또한 일본이라는 동네는 한 가문마다 그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이 있습니다. 일본의 왕실에는 국화꽃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쓰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일본이 대한제국 황실에게 문양쓰기를 강요한 것은 바로 일본의 전통을 따르도록 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황실을 그저 일본의 천황밑에 있는 친왕가(親王家)정도로 격하시키고자 하는 음흉한 의도가 있었던 것입니다.
별로 반가운 문양은 아닙니다.

사진설명: 바로 사진이 구대한제국시절에 쓰였던 황실문장인 "오얏문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