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55강 : 신빈민법의 탄생

1. 서론(배경)

신빈민법이 제정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산업화와 자유주의였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사회는 산업사회로 변화하였고, 저임금 하층 노동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빈민의 성격이 변화한 것입니다. 바로 기존 농촌의 부랑자에서 도시의 실업자로 빈민의 성격이 바뀌었던 것입니다. 이들을 통제하는데 있어서 빈민법(기존의 엘리자베스 빈민법을을 비롯한 정주법, 토마스길버트법,스핀엄랜드법)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새로운 빈민법이 탄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림1. 기계를 반대하는 러다이트 운동

19세기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였지만 전후의 불황기가 닥쳐 심각한 노동문제에 직면하게됩니다. 전후 불황기는 일찍이 없던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졌고 러다이트운동, 농민 또는 노동자 폭동도 빈번히 일어났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전후 토리당의 리버풀 내각은 증권을 발행하고 공공사업을 시행하는 등의 대책으로 실업을 구제하고자 하였으나 전후 국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때문에 재정의 흐름은 경직되어 있었고 실업구제의 성과는 미미하였습니다. 때문에 농민 또는 노동자 폭동, 소요 등을 막기 위해 리버폴 내각은 인신보호정지법(1817), 육법(1819-무기휴대금지, 문서발행 제한, 집회의 자유 제한 등에 대한 법률) 등으로 탄압하고자 하였으며, 맨체스터의 한 광장에서 의회개혁을 요구하는 8만 명의 시민을 경찰과 군대가 강제해산을 시도하여 11명이 죽고 400여명이 크게 다치는 일명 피털루 대학살(1819)을 일으켜 진압하였습니다. 하지만 빈민의 수와 빈민구제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였으며 장기간의 억압으로 빈민들의 분노는 커져만 갔습니다.

2. 본론

1) 구빈민법(기존의 빈민법)의 문제제기

그림2. '보이지 않는 손' 아담스미스

산업화 못지않게 신빈민법에 영향을 강하게 끼친 것은 바로 아담스미스(Adam Smith)의 자유방임주의였습니다.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은 학자들은 빈민법이 빈곤을 해결하지 못해서 나쁜게 아니라 빈민법이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바로 빈민법은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고(정주법) 임금의 지불은 개인의 결핍이 아닌 고용주의 지불능력에 달려있는데 이를 정지(스핀엄랜드법)한다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기존의 빈민법을 폐지하고 새로운 빈민법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신빈민법의 아버지라 불리는 멜서스(T. R. Malthus)는 빈민법의 전면적인 개혁을 지지하였으며 특히, 원외구호의 원칙을 중지하여야 한다는 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약육강식을 중요시했고 자조관념을 중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저서 『인구론(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에 그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식량은 산술적으로 증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이러한 상황에서 빈민들을 모두 구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맬서스는 빈민구제가 개인의 자유와 독립정신, 근면성을 파괴한다고 보고 빈민들의 가난한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의 근면성과 절제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그는 빈민법을 폐지하자는 데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는 빈민법을 폐지해야만 인구증가를 상당히 억제할 수 있고, 자유와 자립정신을 키울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는 약간의 온정적인 태도는 있었는데. 즉, 그는 빈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거부했지만 자립할 가능성이 있는 빈민에게는 도덕 교육이 필요했다고 보고 그 역할을 종교인들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빈민들의 정신을 뜯어 고쳐 그들 스스로 자조하여 빈곤을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게끔 하여 그들을 빈민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자유주의적 빈곤관이라고도 합니다.

빈민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리카도(D. Ricardo)역시 한 몫 했습니다. 그는 임금철칙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는데, 임금 철칙이란 빈곤의 원인은 바로 저임금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저임금은 바로 수당제도 때문이라는 것인데 국가가 빈민구제를 위하여 수당을 지급하면 임금의 부족분을 채워 주는 것으로 임금상승을 억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빈민법이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19세기 초반이 지나면서 아담스미스식의 개인주의와 자조, 자유주의는 더욱 각광받게 되었으며 결국 정부는 구빈민법을 전면 수정, 개정하기 위해서 1832년 2월 왕립빈민위원회를 설치하게 된다.

2) 왕립빈민위원회 설치와 신빈민법의 탄생

영국은 전후(나폴레옹 전쟁) 경제위기로 인해 구빈세 부담이 증가되자 구빈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었고 스핀엄랜드법을 통해 원외구호를 비롯한 많은 비용의 구빈세가 소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830년대 농민폭동과 같은 격렬한 소요가 일어났으므로 구빈세에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영국은 1832년 2월 왕립빈민위원회를 설치하고 빈민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기에 이릅니다.

왕립빈민위원회는 시니어(Nassau Senior), 채드윅(Edwin Chadwick)등 자유주의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들의 자료검토는 지극히 자신들의 입장에 부합하는 내용을 선택하여 결과를 냈으므로 잘못된 점이 많으나 사회복지정책에 미친 영향은 실로 엄청났습니다. 이들의 핵심은 스핀엄랜드법의 수당제도에 있었으며 이것은 빈민을 부도덕하게 만들고, 농촌을 거지근성에 빠져들게 하며, 임금을 억제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원래 임금보조책으로 시행된 수당이 그 의도가 임금이 일정액 밑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임금의 상한선을 만들었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즉, 임금은 일종의 자유경제의 산물인데 정부가 개입하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처럼 수당이 저임금의 원인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전후 경제위기로 인한 일자리부족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수당제도를 비판삼아 그들이 제시한 신빈민법의 주요 내용은 ① 열등처우의 원칙, ② 작업장 입소 자격조사, ③ 행정의 중앙집권화 통일이었습니다.

열등처우의 원칙이란 빈민구제의 수준은 절대로 노동자의 생활수준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노동 수입이 구제수준 보다 못하면 빈민들은 노동을 하기보다는 구제를 받는 쪽을 택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재산이 없음에도 자신의 노동이 아닌 타인의 노동에 의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자신의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여 하기 보다는 타인의 노동에 의존하려 할 것이다."

채드윅의 열등처우의 원칙은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밴덤의 이와 같은 생각을 따랐던 것입니다.

다음은 작업장 입소 자격조사입니다. 위원회의 신빈민법 보고서는 엘리자베스 빈민법이 부적절하게도 빈민에게 구제를 제공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하였고, 수당제도는 빈민을 규제하기보다는 빈민을 구제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비판하며 이제 신빈민법의 목적은 빈곤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빈민구제를 단념시키는데에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엘리자베스 빈민법과 스핀엄랜드제도는 마땅히 폐지되어야만 했고 이는 곧 원외구호의 중단을 의미하였습니다. 즉, 원외구호를 중단하고 작업장 내 구제만 이루어 지도록 한것입니다. 노동 무능력자에 대해선 위원회도 아무 말이 없었으나 문제는 바로 건장한 노동 능력이 있는 빈민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체드윅은 극빈층만이 빈민법의 대상이 되게 하였고, 구빈대상자가 구제에 대한 대가로 노동을 하게 만들었고, 작업장의 열등처우의 원칙을 통해 빈민법의 매력을 소멸시킨다는 의지를 관철시켰습니다.

구빈민법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에 전권을 위임하여 알아서 처리케하였습니다. 그 결과 부패하고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위원회는 지방의 구빈행정을 감독하고 빈민법을 운영하기 위한 중앙기구를 둘 것을 제안했고 결국 이 제안은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것이 바로 행정의 중앙집권화 통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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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빈민법으로 인해 교구의 지배권과 스핀엄랜드제도는 소멸했으며, 빈민법이 비로소 중앙정부의 감독 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는 굵기, 글꼴 색, 밑줄 등을 넣어보았는데 어떠한지요?

남은 주말 잘 보내시고,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역시 행복한 날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강의를 마치겠습니다.감사합니다.

개국622년 12월 22일

함경도 천손서당 훈장 홍봉한.
 

참/고/자/료

김승훈(2010), 사회복지발달사, 나눔의 집.

박석돈 외(2008), 사회복지개론, 양서원

원석조(2009), 사회복지역사의 이해(제 3판), 양서원.

그/림/출/처

그림1. 러다이트운동, 네이버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22117&cid=86&categoryId=86

그림2. 아담스미스,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2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