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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생활기] 생활수기 부문 참여
유사의 변(有司之變)과 철조(輟朝). 그리고 사이트의 폐쇄. 그렇게 사조가 어려웠던 시절, 나는 민국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내가 사조의 어려움과 직접 마주한 것은 잠시 외출을 나와 오랜만에 사조의 문을 두드렸을 때이다. 그 때의 그 폐쇄된 대문을 바라보며 나는 한참을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안타까움일까.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은 사조에 나도 미운 정, 고운 정 많이 들었었나 보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몇몇 사조의 백성들이 다음(Daum)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당시의 나는 군대에서 소위 짬밥이 너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개국 615년의 끝자락에 전역을 눈앞에 두고 있던 나는 조심스레 다시 사조의 문을 두드려 보았다. 당연히 아무런 반응이 없을 줄 알았던 것이 누군가 조심스럽게 마중을 하여준다. 다시 사조에 사람의 냄새가 난다는 것에 어린아이마냥 기뻐하며 사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하지만... 그 때 사조는 너무나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다시 일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떠나갔던 백성들은 하나 둘 다시 찾아오고, 얼마 남지 않은 관원들을 중심으로 다시금 조정을 구성하려는 움직임들이 있었다. 내가 어찌 그런 중대한 일에 빠질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재빨리 한성부로의 부임을 희망하는 관직신청서를 제출하였고, 망극하옵게도 전하께서 미천한 능력의 나를 믿어주시고 한성부를 맡겨 주시었다. 한성부에서의 3개월은 정말 훌쩍 지나갔다. 관보의 발행, 행사의 개최, 주변 사람들에게 사조로의 입조 권유 등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것이 하늘을 감화시킨 것인지 많은 백성들이 한성부로 몰려와 호응을 해주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과거 많은 백성들이 실종되어 그 자취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조의 중심이 되어줄 분들... 그 분들의 대다수가 다시 일어선 사조로 돌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잊혀져 갔다. 한성부에서의 임기를 마치며 나는 작은 공로를 인정받아 근정훈장을 받게 되었다. 비록 정말 작은 공로 밖에 세우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니 정말 보상이 돌아오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지금까지의 사조생활에 있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병조로 부임하였다. 병조좌랑으로 임명된 것이 나로서는 처음으로 지방관이 아닌 주요관청의 수장을 맡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리 많지 않은 업무임에도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았고 우왕좌왕하였다. 그래도 한성부에서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더욱 일에 매진하도록 해주었고, 차츰 업무를 파악하며 병조에 익숙해져가는 때에 문제가 생겼다. 한 백성과의 충돌. 지금 생각하면 참 사소한 문제였는데 꼭 그렇게까지 가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다보니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킨 것을 보면 나도 아직 담금질이 많이 필요한가 보다. 크게 본다면 큰 문제이고 작게 본다면 작은 문제였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그 일을 포함해 몇 가지 개혁안을 시행은 고사하고 완성하지도 못한 채 일신의 사유로 인하여 물러나야만 했다. 사유가 있어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내가 사직한 이후 조정은 자꾸만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조정 관원들의 잇따른 사직은 관원부족이라는 사태를 불러왔고, 지방관에는 2~3개 지역에만 지방관이, 그것도 대행으로만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지경이었다. 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는 조심스레 다시 관직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이번에는 사헌부였다. 그토록 바래왔던 사헌부이지만 막상 부임하면서 마음이 편치 않는 구석이 있었다. 어느 조직의 어느 누가 감찰들을 좋아하겠는가. 이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 받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 그러나 마음뿐이었을까. 부임하자마자 탄핵안을 제출하고 조정의 세태에 대한 나름대로 맹렬한 비판을 가하였다. 이제 이 수기를 작성하며 일전의 그 상소문들을 살펴보고 과연 나는 떳떳한가 하는 반성을 해보았다. 이제 나도 조금 나태하게 된 것은 아닐까. 사조가 어떻게 조금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니 점점 귀찮아 지는 것은 아닐까. 내가 사조에 발을 들여 놓은 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어려운 시기를 거쳐 겨우 다시금 제자리를 잡은 듯한 사조. 그 사조에서 나는 앞으로 어떤 자취를 남기게 될까. 개국 616년 04월 29일 향담(鄕潭) 김현유(金賢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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