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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문
[의정부/사록] <업무> 의정부 관련 비답
중추부, 오위 등의 관직에 대해 녹봉 계산시 실제 소요되는 부담의 정도가 어떠한가. 중추부나 오위에 임명된 관원이 많지 않고, 임명되더라도 대상 관원이 녹봉액 산정 기간 내내 오위 등의 관직에 임명된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어떤 관원의 녹봉을 산정할 때에 소요되는 시간과 공력에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업무 간소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다. 역사적 제도에 따라 실무가 없는 관직에게 예우상 녹봉을 지급하는 현행 제도의 유지 여부에 관한 것이 되니, 이조, 호조, 병조 등의 관계 관청에서는 업무량 추가 부담 정도에 대한 의견을 계하라. 관속, 군졸 등의 직역 수당에 관한 것도 업무 간소화와 관련이 없기는 비슷하다. 업무 간소화를 위한 것인가, 관속 수당 현실화를 위한 것인가. 관속은 지방 관청에서 재량껏 차정하는 것이고, 군관은 소정의 경력이 있는 자에 한하여 어전 재가를 거쳐 임명하며, 때에 따라 군영의 정병을 지휘하는 직책인데 관속보다 대우하지 않아도 되겠는가. 정병 수당을 30냥에서 60냥 사이로 정하면 활동에 따라 수당에 차등이 발생하므로, 최종 수당을 정하는 데에는 역시 관청에서 호조에 보고를 해야 할 것이니, 업무 간소화에 개선되는 점이 얼마나 되겠는가. 호조, 병조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을 포함하여 계하라. 또한, 개국619년 1월 11일 행의정부사인 서양갑 님의 차자 '청치사차'에 대한 성상(聖上)의 비답입니다. 의정부에서 가장 먼저 폐지해야 할 업무가 각 관청에서 의정부에 매월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계본에서 이 내용이 빠진 것을 보면 기대와 현실이 항상 일치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인이 기대하고 확인한 결과도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한다. 계본 하나에 의정부를 제대로 가동하였다고 하겠는가. 아직은 치사를 허락할 때가 아니니, 물러가 소임에 전념하도록 하라. 세 번째로, 개국619년 1월 12일 홍문관부응교 겸지제교 이화 님의 차자 '왕자의 봉군에 대하여'에 대한 성상(聖上)의 비답입니다. 왕자를 봉군(封君)하게 되면 공주도 봉작(封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봉 교지 한 장으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나, 절차와 의례에 있어 준수해야 할 왕실 규범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조정에서 이러한 사업을 능히 감당할 수 있겠는가. 다른 시급한 사안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정부, 삼사, 예조 등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을 계하도록 하라. 왕자군(王子君) 책봉에 대한 조정 공론은 윤대 자리에서 확인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개국619년 1월 13일 행의정부사인 서양갑 님의 차자 '의정부의 존폐에 대하여'에 대한 성상(聖上)의 비답입니다. 참상, 참하라 하더라도 육조 한 관청의 장관(長官)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것처럼, 반드시 지위가 정경(正卿)에 이르러야 의정부의 수장 직책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정부는 육조 각 관청의 업무와 사업을 통제하고 독려하고 조율하는 관청이다. 이 문장에 의정부의 역할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으니, 이것이 제대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일 때에야 비로소 의정부가 제대도 가동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차자의 내용을 중심으로 의정부 업무 간소화에 대한 방책을 정리해 보도록 하라. 앞의 사직차에서 의정부에 대한 세간의 평을 말한 것은, 신문지에 익명으로 의정부 운운 기고한 것은 말하는 모양인데, 익명 형식을 빌린 것은 필시 기고자가 관문(官門)에 근접한 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정 관원이면 논의에 참여할 수 있고 관원이 아니면 저자에서 논박하거나 붓을 들어 상소할 길이 열려 있는데, 앞에서 당당하게 지적하거나 반론하지 않고 뒤에서 이름을 숨겨 말을 더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주장에 힘을 더하는 행위를 어찌 선비된 올바른 모습이라 하겠는가. 익명서는 국사에 관계된 것이라도 듣지 않는 것이 엄연한 국법이므로, 그와 같은 말이나 글에 개의치 말고 소신에 따라 직무를 다하도록 하라. 이상입니다. 개국619년 1월 13일 행의정부사록 성삼문(成三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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