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덕왕후의 서인 강봉은 그녀의 동생인 권자신이 단종복위운동에 참여하고, 단종 즉 노산군이 역적으로 몰리면서 역적의 어미이자 누이를 종묘에 모실 수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작용했습니다.

“의정부에서 아뢰기를, ‘현덕 왕후(顯德王后) 권씨(權氏)의 어미 아지(阿只)와 그 동생 권자신(權自愼)이 모반(謀反)하다가 주살(誅殺)을 당하였는데, 그 아비 권전(權專)이 이미 추후하여 폐(廢)하여서 서인(庶人)으로 만들었으며, 또 노산군(魯山君)이 종사(宗社)에 죄를 지어 이미 군(君)으로 강봉(降封)하였으나, 그 어미는 아직도 명위(名位)를 보존하고 있으므로 마땅하지 않으니, 청컨대 추후하여 폐(廢)하여서 서인(庶人)으로 만들어 개장(改葬)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세조실록』3년 6월 26일 자.

그러나 야사(연려실기술)에 따르면 현덕왕후가 폐서인이 된 이유는 단종의 사후 현덕왕후가 세조의 꿈에 나와 “너가 내 아들을 죽였으니 나도 네 아들을 죽여야겠다” 라고 하며 침을 뱉었는데, 그 침이 묻은 자리에 종기가 나고, 세조의 장자 의경세자(懿敬世子, 후일 덕종으로 추존) 역시 종기 때문에 죽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