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선국 성균관(成均館)

ㆍ작성자	김민승
ㆍ작성일	개국619(2010)년 11월 15일 (월) 00:36 [자시(子時):삼경(三更)]
ㆍ문서분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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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임] 19기 문과 제4강 : 효란 무엇인가?

오늘은 유학에서 이야기하는 효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공자 내지 유가의 가장 초기 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논어에는 놀랍게도 효에 관해서는 많은 언급이 있지 않습니다. 효라는 사상은 증자학파에 의하여 높은 위치로 올려졌는데, 공자가 증자에게 말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쓰여진 효경(孝經)이 그 근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송의 주자가 주장했듯이, 지금의 효경이 공자의 실제 어록이 아니라는 데에 거의 모든 학자가 동의합니다. 때문에 효라는 개념은 사실 공자의 생전에는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논어에도 효라는 개념의 근원을 찾아볼 수 있는 구절은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아래에서 보이는 구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로 18장

葉公語孔子曰吾黨有直躬者其父攘羊而子證之
섭공문공자왈오당유직궁자기부양양이자증지
孔子曰吾黨之直者異於是父爲子隱子爲父隱直在其中矣
공자왈오당지직자이어시부위자은자위부은직재기중의

섭공이 공자에게 말하기를 “우리 나라(黨, 무리)에 몸을 정직하게 하는 자가 있는데, 그 아버지가 양을 훔치면 아들이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하니
공자가 말하길 “저의 무리의 정직한 저는 이것과는 다릅니다. 아버지는 자식을 위해 숨겨주고, 자식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주니, 정직이 그 안에 있습니다. 하였다.

주 :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숨겨줌은 천리와 인정의 지극함이다. 그러므로 정직하기를 구하지 않아도 정직이 그 가운데 있는 것이다.

*여기서 위(爲)는 ~을 위하여라는 뜻으로 쓰였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父攘羊而子證之에서의 지(之)는 그것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父攘羊, 즉 아버지가 양을 훔친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효(孝)라는 글자는 하나도 쓰이지 않았지만, 그 내용을 효를 가리키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효가 나중에는 그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는 당위적인 개념으로 설명되는 것과는 달리, 여기에서는 “천리와 인정의 지극함” 즉 부모와 자식간의 친함은 하늘의 이치이기 때문에 그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효는 바로 여기(四端)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를 아들은 숨겨준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孝의 개념과 일치하나요? 현대인이 생각하기에 어쩌면 이것은 비합리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법치국가에서는 결코 이루어져서는 않되는 행위죠. 그러나 유교적 사고에서는 이것이 당여한 일입니다. 맹자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번역된 것만 인용해보겠습니다.

도응(桃應)이 물었다. “순(舜)임금이 천자(天子)가 되시고, 고요(皐陶)가 사(士)가 되었는데, 고수(瞽瞍)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였다. “법(法)을 집행할 뿐이다.”
“그렇다면 순(舜)임금은 (법의 집행을) 금지하지 않습니까?”
“순(舜)임금이 어떻게 금지할 수 있겠는가. (법은 사사로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부터) 전수 받은 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순(舜)임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순(舜)임금은 천하를 버림을 보시되 마치 헌신짝을 버리듯이 하여, 몰래 업고 도망하여 바닷가를 따라 거처하면서 종신토록 흔쾌히 즐거워하면서 천하를 잊으셨을 것이다.”

고수는 순임금의 아버지로 대단한 악인이었고, 고요는 순임금의 신하로 법을 관장했습니다. 士는 선비가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자리를 말합니다.

좀 더 이야기가 구체적이 되었습니다. 법의 집행과 효에 있어서의 딜레마를 유학은 굳이 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다하라고 할 뿐이죠.

이러한 것은 비단 부모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군주나 위정자는 마땅히 자신의 친척과 세신(대대로 벼슬해온 신하)의 집안을 우대해야 하며, 이들 중의 현자를 가려써야 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들 중 현자가 없으면 부득이하게 다른 곳에서 현자를 모셔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후에도 친척과 세신의 녹이 끊겨서는 않됩니다. 이들의 공을 갚기 위해서입니다. 尊尊而親親이라는 것도 이런 것에서 나온 문구입니다.

때문에 묵가는 유가를 공격합니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하지 않고, 친한(여기서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친적, 세신을 말함) 사람만을 친하게 생각한다고요. 도가도 유가를 공격합니다. 자신의 본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 가는 곳까지 인위적으로 天理라고 정해버린다는 것이죠. 법가도 유가를 공격합니다. 저런 식으로 해서는 나라가 설 수 없다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논어 자로 18장의 구절에 대한 의견을 과제로 제출해주시기 바랍니다. 기한은 일주일입니다.

http://www.1392.org/bbs?sajoed11:426

임랑 619('10)-11-15 00:43	문과 청강생 임랑, 문과 강의를 수강합니다.

서민교 619('10)-11-15 20:30	문과 청강생 서민교, 문과 강의를 수강합니다.

[교임] 19기 문과 제4강 : 효란 무엇인가?	김민승	619('10).11.15-00:36	672

[청강생] 제19기 문과 제4강 과제 제출	임랑	619('10).11.22-22:49	3

[청강생] 제19기 문과 제4강 과제 제출	서민교	619('10).11.16-19:48	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