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 결국 이제 잃을 것 없다 : 어느 투수의 시즌 첫 블론세이브
프로야구 경기 시간만 되면 아빠와 같이 결국 채널은 SSG 랜더스 경기 중계방송이 나오는 채널로 자동으로 맞춰집니다.
언제나 경기 시간에는 결국 아빠와 "언제 점수 났어?" "이제 반드시 쟤 낸다" 이런 경기를 둘러싼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끔은 경기 전략 짜기 토론을 감독-코치들도 아닌데 막 할 정도입니다.
2023 시즌 SSG 랜더스의 경기 종료 공식은 이기는 분위기로 흘러가서 끝날 즈음에는 마무리투수 서진용을 등판시켜서 경기를 매조짓고 끝내는 것입니다.
오늘 게임(8월 27일 게임)도 8회에 3루수 최정의 홈런으로 기분 좋게 1점 차로 앞서가면서 당연히 9회에 서진용이 등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33세이브(51게임 등판) 만에 처음으로 경기 방어 실패, 즉 블론세이브를 하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첫 블론세이브인 것입니다. 블론세이브는 앞서던 경기를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해 경기 승리 방어 실패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결국 연장전 승부로 들어갔는데, 막상 연장전 10회초에서 SSG 랜더스가 기어이 적시타 2개로 3점을 달아나는 바람에 다시 SSG 랜더스가 앞서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10회말 투수는 교체되지 않았고 서진용은 이번에는 점수를 내지 않고 8-5로 승리를 챙겼는데, 야구 규칙상 역전 상황에서 역전 순간의 투수가 승리투수로 처리되는 규정에 따라 오늘 게임의 승리투수는 서진용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참으로 묘한 결말이었습니다.
점수를 낼 거면 미리 냈어야지 라는 생각과 어떻게든 꾸역꾸역 승리는 하는 것이 놀랍다는 것과, 경기 방어 실패를 승리투수 기록으로 보상받았다는 것등의 만감이 교차한 것입니다.
이제 서진용도 압박감을 털었습니다. 이제 더 대담하게 경기해도 될 것입니다. 돈만 넉넉했다면 야구장에 커피차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제 무리하지 말고 던져 이런 메시지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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