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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강의] 제230강 : 고전문학사 열세 번째 강의
고전문학사 열세 번째 강의 <방외인 문학과 반감의 양상> 방외인이란 체계 밖의 인물로써 훈구파에 대해서 적대적 관계를 가질 뿐만 아니라 사림파에도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과거를 거쳐 입신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나 자기 재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해서 비판과 방랑으로 일생을 보낸 경우가 많았으며 한문을 익혀 불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의 문학입니다. 우선 방외인의 선구자로 김시습(金時習)이 있습니다. 김시습은 정통 유학에 반발하면서 불교로 대응책을 삼기도 하며 도가사상에도 적지 않게 경도되어 <신귀설>, <생사설>, <태극설> 등을 써서 지배질서의 기본전제를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금오신화(金鰲新話)>를 통해 시련과의 대결의지를 소설로 나타냈으며, <자탄(自歎)>, <영산가고>, <석서(碩鼠)>를 통해 농민의 생활을 위협하는 무리를 규탄합니다. 반면, 도교를 통해 도피와 반발의 자취를 남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교는 신선사상을 기반으로 신앙요소를 받아들인 종교로서. 도가사상이라는 형태로 지배체제에 불만을 가진 지식인들에게 상당한 매력을 주고 한탄스럽기만 한 삶을 초월하고자 선도(仙道)를 닦는 것이 도피방법으로 생각합니다. 대표적 작품으로 홍만종(洪萬宗)의 <해동이적>이 있습니다. 그밖에 정희량(鄭希良)은 방외인이 도가사상을 택해 충효를 거역했던 사정을 알려주고, 양사언(楊士彦)은 도가적인 인물로 꼽혀 <만리대>라는 작품을 통해 빼어난 경치를 묘사합니다. 미천한 처지에서 사회를 비판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념적인 반발보다 신분상의 차이가 주된 이유가 되어 정통과 어긋난 문학을 개척한 방외인문학이 이때부터 생기게 됩니다. 방외인문학의 문인 중 어무적(魚無迹)은 사회 밑바닥에서 겪은 고난을 토로하였는데, 유민의 처지를 나타낸 <유민탄(流民歎)>은 연산군(燕山君)의 학정에 시달리는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창생의 어려움이여! 창생의 어려움이여! 흉년에 너희는 먹을 것이 없구나. 나는 너희를 구제할 마음이 있으나, 너희를 구제할 힘은 없구나. 창생의 괴로움이여! 창생의 괴로움이여! 날씨는 추운데 너희는 이불이 없구나. 저들은 너희를 구제할 힘이 있으나, 너희를 구제할 마음이 없구나. 위의 예가 바로 <유민탄>의 서두 부분입니다. 유민은 자기 고장에 머물러 살 수 없어 유랑해 다니는 백성입니다. 연산군의 학정으로 더욱 늘어난 유민의 처지를 이렇게 나타냈습니다. 삼언 · 오언 · 칠언을 자유롭게 교체하면서, 수식을 갖추려고 애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바로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은 유민이라 하지 않고, 유민을 대변하면서 참고 기다려보라고 권유했습니다. 한시를 택하였기에 의식의 전이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어무적의 아버지는 손색없는 사대부였으나 어머니가 천한 탓에 김해에서 관노 노릇을 했다고 전합니다. 천한 신분은 면했지만 계속 비참하게 살았습니다. 아버지 덕분에 천인으로서는 드물게 한문을 익혀 시문을 지었습니다. 그 밖에 이상향을 지향한 <신력탄>이라는 작품과 고을 원님의 횡포를 규탄한 <작매부>가 있습니다. 송익필(宋翼弼)은 천인으로 태어났으면서도 문학과 도학 방면에서 크게 인정받은 경지에 이르렀고 <구봉집(龜峯集)>을 통해서 헛된 욕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말하게 됩니다. 유희경(劉希慶)과 백대붕(白大鵬)은 천한 신분을 타고난 사람들이 한시를 지으며 서로 어울리는 모임의 풍월향도를 이루어 활동하게 됩니다. 삼당시인으로 이루어진 백광훈(白光勳), 최경창(崔慶昌), 이달(李達)은 송시(宋詩)의 풍조를 버리고 당시(唐詩)를 따르며 시풍을 혁신했다고 하여 삼당시인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여기서 송시는 사변적이며 기교적인 것이 특징인데 자연스러운 정감을 소중하게 여기는 당시와는 다르게 난숙하고 세련된 경지에 이른 것이 특징입니다. 그 결과 시가 자연스러운 감동에서 멀어지고 인정이나 세태의 절실한 경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 폐단으로 지적되고, 방향 전환을 위해 당시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됩니다. 박순처럼 영향력 있는 문인이 선두에 서자 사태의 추이가 달라지기 시작하고, 삼당시인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방향 전환의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삼당시인은 방외인과 상통하는 체질을 지녔으므로 함께 다룰 수 있으나, 문학의 규범이나 격식을 파괴하는 것을 능사로 삼지 않고 대안 제시에 힘씁니다. 하층민 출신의 방외인문학에서 산발적으로 막연하게 나타내던 항거 의지를 이론을 갖추어 가다듬고, 수준 높은 문학운동으로 전개하면서 작품화하게 됩니다. 문학 규범이나 심성 수양과는 다른 현실 경험을 위한 문학을 이룩해 누구나 함께 겪는 일상적인 정감을 풍부하게 나타냈습니다. 당시를 재현하자는 말은 복고를 구실로 혁신하자는 논법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조선 전기 사대부 문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조선 후기 한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예고하는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백광훈은 진사가 된 뒤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산수를 즐기며 시에 힘씁니다. 노수신이 명나라 사신으로 갈 때 관직이 없으면서도 제술관 노릇을 맡아 동행했으니 이름이 상당히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생애를 평범하게 보내면서 오로지 시작을 자기 임무로 삼은 전문 시인이었습니다. 시를 혁신한 성과로 아낙네의 사정을 다룬 <용강사>가 있습니다. 떠나실 때에는 뱃속에 있고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가 어제는 말을 익히고 죽마도 타고 다닌답니다. 곧잘 다른 아이들을 따라 아빠 부르는 것도 배웠네요. 너의 아빠 만리 땅에서 그 소리 들으시겠니. 위의 예가 바로 그 <용강사>의 한 대목입니다. 남편이 없는 서러움에다 아기가 아버지를 찾는 서러움을 보태고 남편에게 하던 말을, 아기를 달래는 말로 바꾸었습니다. 화자는 인정의 절실함을 깊이 나타내면서 비천한 처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교화나 구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시정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소연한 노래는 오랜 내력을 가지고 있어 그 전통을 이으면서, 그리움으로 추상적인 정서로 머물지 않게 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그 밖에 을묘왜변을 소재로 삼은 <달량행>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 시에서는 난리가 지난 뒤에 볼 수 있는 황량하고 처참한 광경을 그렸습니다. 왜적에게 패하자 수많은 백성이 유린 되었던 현장을 찾아가 깊은 감회에 사로잡힙니다. 조수 드나드는 소리가 목메는 듯이 들리는 바닷가 풀 속에 뼈다귀가 흩어져 있다는 것을 서두로 삼고, 장수의 꾀가 어긋나 포위를 자초하고, 병졸은 싸우지 않고 스스로 무너졌으니 그럴 수 있느냐고 분개합니다. 화자는 울분이 고조된 대목에 와서야 아래와 같이 노래합니다. 월출산은 높고 구호는 깊기만 한데, 물이 마르고 산이 깎인들 설욕할 수 있겠는가? 지금도 해천에서 풍우가 몰아칠 때면, 귀신의 울음소리 처음 싸우던 때인가 의심이 난다. 시인이 느끼는 원통한 울음은 왜적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내는 것만이 아닙니다. 나라를 방비하지 못해 백성이 유린 되도록 한 벼슬아치들 때문에 더욱 거세집니다. 자기도 그 일원이거나 그쪽에 가까웠으므로 분노와 함께 죄의식을 느끼는 양가감정을 가집니다. 맨 밑바닥의 이름 없는 백성들과 공감할 수 있게 자기의식을 바꾸어놓으면서 진실된 시를 이룩하고자 하는 시인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최경창(崔慶昌)은 문과에까지 급제하여 외직으로 나다니면서도 삼당시인 가운데서는 가장 현저한 위치에 놓였습니다. 다만 자기를 시인이라 했으며 시를 짓는 데서 가장 큰 보람을 찾았습니다. 북평사(北評事)로 함경도 경성에 갔을 때 그곳 기생 홍랑(洪娘)과 정이 깊었고 헤어질 때 지어준 시조를 한역(漢譯)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주로 남녀의 사랑을 다룬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 작품으로 <동작기사>, <이소부사>가 있고, 자기의식을 농민의 처지와 일치시킨 <우박(雨雹)>이 있습니다. <우박>에서는 농민 생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노한 천둥소리가 땅을 찢어놓더니 날리는 빗속에 우박이 섞여 떨어져 곡식을 다 망쳐놓는 광경을 그리면서, 벌써 몇 해째 날씨는 차고 더운 질서를 잃은 채 돌림병마저 도는지라 온통 처참하게 된 사정을 살핍니다. 이 시는 주로 28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쓸쓸하기가 난리 지난 것 같고 산골에는 빈 마을이 많구나. 노약자가 쟁기질을 해야 하니 그 고생은 참으로 말하기 어려워라. 즐거움은 봄에 싹이 자랄 때만 있고, 여름 장마가 또다시 쏟아지는구나. 서늘한 바람 불어 가지와 잎이 마르면 멸구가 뿌리를 다 갉아먹는다. 어찌 알았으랴, 시들고 야윈 나머지 이런 재앙이 더욱 심해지기만 하는 것을. 어떻게 해서 부세를 감당하고서 끼니 때우기를 감히 바라리오? 사방 이웃에서 아침 연기 끊어지고, 울음소리만 시끄럽게 들리는구나. 위의 글이 <우박>의 일부분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애민시나 농민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겪고 있는 그대로의 과정을 아무런 전제 없이 충실하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농민을 구제할 방도를 차리거나 농민과 함께 항거하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며, 한탄하고 있을 것도 아닙니다. 시인이 할 일은 문학을 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었습니다. 한시로서의 격조를 유지하고 직접적인 토로를 배제하면서 자기의식을 농민의 처지와 일치시켜 함께 체험한 바를 생동감 있게 나타냈습니다. 이달은 허균의 스승이면서 이첨(李詹)의 후손이라 하지만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관계로 서자이면서 천인이라고 전합니다. 삼당시인 중에서 가장 뛰어났으나 세상에 쓰이지 못하였으며, 얼굴이 단정하지 못하고 예법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성미를 가지고 있어 가는 곳마다 업신여김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이로 인해 몸 붙일 데 없는 비렁뱅이로, 또는 천덕꾸러기로의 일생을 보냈습니다. 다른 삼당시인 가운데에서도 시는 가장 뛰어나 온 나라를 휩쓸었을 법하였지만 몇 사람이 알아주었을 따름이므로 시기하고 헐뜯는 대상이 됩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자신의 모습을 말한 <화학>, 탈춤의 의지를 보여준 <만랑가>, 관가의 수탈을 한탄하는 마음을 그려낸 <습수유> 등 작품이 있습니다. 외로운 학이 먼 하늘을 바라보며 밤이 차가워 다리를 하나 들고 있다. 서녘 바람이 침대 숲에 불어오고, 몸에 가득 가을 이슬이 젖었다. <화학>이라는 이 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입니다. 먼 하늘로 날아가는 자유를 누려야 할 학이 수난의 땅에 서서 견디느라고 다리 하나는 들고 있습니다. 밤이 되어 한기 들고 바람이 불고 이슬이 내리는 것이 모두 자연적인 재앙만 뜻하지 않는 줄 알면, 말하고자 한 바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좋은 자리 높은 벼슬아치 곳곳에서 만나자 수레는 물인 양 흘러가고 말은 용과 같구나. 장안 길 위에서 이따금 머리를 돌리니 가까이 있는 그대의 문 아홉 겹이나 닫혔네. 서울 장안을 나서면 심각한 소외와 좌절감을 느낀다고 <낙중유감>에서 이렇게 술회합니다. 물처럼 흐르는 수레, 용과 같이 우람한 모습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뽐내고 있는 벼슬아치에 비해 자기는 너무 초라합니다. 글을 배울 때에는 서로 통했던 사람에게 다시 가까이 가지 못하게 아홉 겹 대문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착상과 표현이 절묘합니다. 울분을 함부로 토로하지 않고 응결과 함축을 갖추어 더욱 절실한 느낌을 줍니다. 밭고랑에서 이삭 줍는 시골아이의 말이 하루종일 동서로 다녀도 바구니가 안 찬다네. 올해는 벼 베는 사람들도 교묘해져서 이삭 하나 남기지 않고 관가 창고에 바쳤다네. <습수요>라는 제목의 노래가사입니다. 이 노래는 이삭 주울 때 부르는 노래로, 시골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를 본떠서 좁은 소견에서 대수롭지 않은 말을 한 것같이 꾸미고 뒤에 숨어 있는 뜻을 알아차리고 분개하도록 했습니다. 이삭 줍는 아이, 벼 베는 사람, 관가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아이는 소견 없이 벼 베는 사람을 나무라지만, 관가의 수탈이 더욱 심해졌기에 이삭이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 밖에 임제(林悌)는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과 <수성지>와 같은 산문을 통해 자기의 세계를 철저히 구현했고, 유서(柳絮-버들개지)를 통해 한편으로 부드럽고 감미로운 <염정시>도 즐겨 지었습니다. 자기 재능으로 시를 새롭게 하는 것만 능사로 삼지 않고, 민요에 관심을 가져 <패강가>, 농민의 처지를 읊은 <전가원>이 있습니다. 이중 <전가원>은 고생스럽게 일하는 농민의 처지를 민요 사설로 읊은 것이 특징입니다. 아무리 고생한들 가슬할 보람 없네. 온손배미 다 거두어도 한 솥이 못 차누나. 관청의 세금 독촉 갈수록 심하여서 동네의 구실아치 문 앞에 와 고함친다. 이리저리 흩어질 때 처자를 돌볼쏘냐. 어제 한 집 없어지고 오늘 한 집 또 나간다. 남쪽으로 운력 가고 북쪽으로 징병 가네. <전가원>의 한 대목으로서, 근래에 조사한 구전민요 모 노래에서 보이는 사설과 거의 일치하기에 따로 번역하지 않고 그것을 갖다 놓았습니다. 임제의 한시가 번역되어 민요로 전해졌을 가능성은 없으며, 당시의 민요가 오늘날까지도 계속 구전되었다고 보는 편입니다. 이 노래는 오늘날 조사한 자료 가운데에서 농민의 원망을 특히 잘 나타내는 것이어서, 임제가 민요를 이해하는 폭이 넓고 선별하는 안목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국문이 창제하기 이전에는 사대부 남성만이 한문을 익혔으나 그 이후 사대부 부녀들도 언해서를 읽고 편지를 쓰며 제문을 짓고 하는데 이용하였습니다. 기녀들은 시조와 함께 한시를 지어 자신들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루었습니다. 황진이(黃眞伊)는 시조가 절창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시에도 능통했습니다. <박연시>의 작품을 통해 여성답지 않은 기백을 보이기도 합니다. 신사임당(申師任堂)은 사대부 부녀에게 요구되는 덕행과 재능을 두루 구비하였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유대관령망친정>과 <사친(思親)>을 통해 자연에 대한 묘사와 작품으로서의 짜임새는 한시다운 격조를 갖춥니다. 허초희(許楚姬)는 여성에게 주어진 한계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데서 생기는 갈등을 토로하여 <빈녀음>이라는 작품을 통해 여성의 수난과 민중의 고난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척불의 시련에 놓인 불교문학> 불교는 유학의 우위를 인정하고 유학과 불교가 상통하는 점을 강조하여 불교의 몰락을 막고자 했고, 때문에 승려문학은 방외인문학과 연결하면서 새로운 의의를 찾고자 했습니다. 기화(己和)는 불교옹호론을 펼친 작품으로 <현정론(顯正論)>을 남기고, <송피반>을 통해 방외인의 시와 상통하는 세계를 구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보우(普雨)는 문정왕후에게 발탁되어 승과를 부활시켰으며 불교중흥의 계기를 마련한 승려입니다. 그는 선(善)과 시를 일치시키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삼은 <숙상운암> 칠언절구를 남깁니다. 그는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생애의 어려움이나 불교가 당면한 수난에 눈을 돌려 <설조송객잉성일률> 이라는 방외인 시에 접근하게 됩니다. 휴정(休靜)은 불교와 유학, 도가사상을 한데 아우르고자 했고, 넓게 공부하고 깊이 따진 결과를 정리해 <선가귀감(禪家龜鑑)>, <유가귀감>, <도가귀감> 삼부작을 저술했습니다. 이 가운데 <선가귀감>을 으뜸으로 한데서 사상체계가 잘 드러납니다. 일선(一禪)은 시에서 상당한 경지에 이르러 <행로난>이라는 시를 통해 승려의 어려움을 절실히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유정(惟政)은 임진왜란 때의 의병 활동이나 전후의 여러 난제를 해결한 경험을 시문으로 나타내어 조선 후기 문학으로서의 전환을 마련했으며 시에 막힐 것이 없는 기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참고문헌 * 국문학사(개정판), 조동일서종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1. * 한국문학통사 2(제4판), 조동일, 지식산업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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