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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강의] 제234강 : 고전문학사 열일곱 번째 강의
고전문학사 열일곱 번째 강의 <시조의 변이와 사설시조의 등장> 조선후기 시조가 이상으로 삼는 조화를 위태롭게 하는 상황이 조성되고, 나라 안과 밖으로 불안하면서 접근을 잃은 사대부들은 자기합리화와 함께 정치를 비판하면서 시조창작에 전념하다시피 하였습니다. 이들은 수십 수를 짓고, 특히 일정한 주제를 가진 연시조(聯詩調)를 마련하게 됩니다. 고응척(高應陟)은 <대학곡>을 지어 28수에서부터 연시조를 지향하는 움직임을 확인합니다. 장경세(張經世)는 <강호연군가(江湖戀君歌)> 13수를 통해 지난시기 연군가의 선례와는 다르게 애절한 심정으로 탄식의 사설을 늘여놓습니다. 이신의(李愼儀)는 <사우가>를 통해 송(松), 국(菊), 매(梅), 죽(竹)을 차례로 읊으며 일시적인 시련에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자세를 드러냈습니다. 박선장(朴善長)은 <오륜가(五倫歌)>를 통해 훈민시조의 전통을 이어 8수를 놓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대부 시조의 다양한 모습이 재현되었으며, 시조 몇 수씩 짓는 작가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김득연(金得硏)은 <산중잡곡> 49수와 <영희잡곡> 6수 등을 남깁니다. 신계영(辛榮)은 <연군가> 3수, <전원사시가> 10수, <탄로가> 3수 등을 통해 사대부 시조의 기본양상을 충실히 재현해내고자 했습니다. 정광천(鄭光天)은 <술회가> 6수에다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해에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고 탄식한 사연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이덕일(李德一)은 <우국가>를 지었고, 박인로는 <태평사>와 <선상탄>을 통해 왜적에 대한 적개심과 우국의 충정을 토로했고, <누항사(陋巷詞)>를 통해 전란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서는 스스로 농사를 짓는 가난한 처지에서 선비의 행실을 닦는 자세를 다지고자 했습니다. <오륜가> 25수를 통해 교화를 베풀고자 했습니다. <조홍시가> 4수를 통해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을 절실하게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강복중(姜復中)은 <계해반정가> 6수를 지어내어 인조반정 시기에 일으킨 거사를 찬양하고자 했고, <수월정청흥가> 21수를 통해 만년에는 전원에 은거하는 흥취를 자랑했습니다. 신흠은 한문학뿐만 아니라 시조에서도 표현의 격조를 존중하였습니다. 시대가 어지러울수록 조화로운 감흥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윤선도(尹善道)는 신흠의 전례를 뛰어넘을 만큼 작품의 격조를 높이고 표현의 묘미를 개척해 사대부시조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산중신곡> 중에서 <오우가(五友歌)> 6수는 물, 돌, 솔, 대, 달을 벗으로 삼으면 마음을 곧게 가질 수 있다면서 교육적인 뜻을 담았습니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를 지어 어부가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계절별 10자씩 장가이고 하나씩 독립되어 단가 40수를 이룬 것이 특징입니다. 시조에 아주 근접한 단가이면서 협의의 시조는 아니어서 어부가가 독자적인 갈래를 형성합니다. 이렇듯 사대부가 전원생활을 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그치지 않고 농민의 처지를 어느 정도나마 경험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김광욱(金光煜)은 <율리유곡> 17수를 지었는데, 농촌생활은 명분과 격식을 떨쳐버릴 때 참으로 즐겁다고 하면서 다듬지 않은 말을 함부로 써서 노래하였습니다. 이휘일(李徽逸)은 <전가팔곡>을 지었는데 은거의 명분을 찾거나 교화를 베풀고자 하는 의도는 나타나지 않고 농사일을 하는 수고와 보람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이후 사대부들에게 쓰인 전원시조의 결정적인 변모를 보이게 됩니다. 위백규(魏伯珪)의 <농가국장>에서 작품 전편에 한자로 표기한 것이 전혀 없으며, 농민이 실제로 주고받는 방언 그대로 살려서 민요다운 표현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규제를 허물어뜨리는 사대부 시조의 변이를 보이게 됩니다. 그 예로, 이담명(李聃命)의 <유원십이곡>에서 귀먹고 눈먼 데다 벙어리 노릇까지 해야 하니 견딜 수 없는 심정이라고 외치며 절제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권섭(權燮)은 <육영> 6수를 통해 당시에 유행하던 음악 연주자의 거동과 함께 풍속화를 그렸습니다. 그 밖에 전원적인 시조는 몇 편 있으나 임금의 부름을 기다리는 노래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대부시조는 기득권을 누리며 풍류를 즐기고 그 감흥을 발산하는데 소용되었으며 말을 다듬어 격조를 높이고자 한 흔적이 없고, 형식도 산만해져 사설시조도 보이게 됩니다. 이는 이정보(李禎輔)의 작품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이익(金履翼) 은 <금강영언록>에 50수의 시조를 남겼는데, 내용이나 표현이 평범하여 사대부시조의 수준이 떨어진 증거로 남습니다. 신헌조(申獻朝)와 조황 이들의 작품은 사대부시조가 창의력을 잃고 수준이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세보(李世輔)를 중심으로 사대부시조의 부흥이 시도됩니다. 이세보는 사대부시조가 창의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종말을 고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수난기의 경험을 통해서 사회비판의식을 시조로 나타냈습니다. 시조창을 전제로 창작해 중국 역대인물을 회고하고 애정시조와 기행시조 등을 남깁니다. 그는 <신도일록>에 귀양살이를 하는 쓰라림의 기록하고 귀양살이에 시달리며 번민하다 새롭게 인식하는 시조를 짓게 됩니다. 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시조는 원래 사대부의 문학이나, 조선전기에 이미 기녀가 시조작가로 참여하여 애정시조라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시조작품과 함께 이름을 남긴 기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는 미천한 백성에 속하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시조는 애초부터 음악이면서 문학이기도 하여 인기를 끌었고, 노래는 기생이나 가객과 같은 사람들이 전문적으로 불렀습니다. 시조를 가곡의 곡조에 얹어서 부르는 방식이 나타난 것입니다. 대표적 가객 가운데 주의식(朱義植)은 가객들 중 선배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14수의 시조작품을 남깁니다. 김천택은 가단의 중심인물로 <청구영언>을 편찬해 시조 집성의 획기적인 업적을 남깁니다. 김수장은 사대부의 풍류와는 다른 하층의 풍류를 고양시켰습니다. <해동가요>를 편찬하고 노가재가단을 이룹니다. 박효관(朴孝寬)과 안민영(安玟英) 이들은 가곡창을 제대로 하는 전문가객의 위신을 높였습니다. 이들은 <가곡원류>를 편찬하여 가곡창의 위신을 높이려 하였습니다. <사설시조의 등장> 사설시조는 길이가 길어 장시조라고도 하고 평시조의 형식을 파괴했다고 하여 파형시조라고도 합니다. 민요의 자유로운 형식과 내용을 긍정적으로 계승하고, 평시조(平時調)의 짜임새와 격조를 부정적으로 계승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설시조의 발생을 17세기 후반쯤으로 추정합니다. 송강 정철의 경우를 들어, <장진주사>가 사설시조의 첫 작품으로 듭니다. 김천택은 <청구영언>의 <만횡청류서>에서 만횡청류라고 일컫는 사설시조는 말씨가 음란하고 뜻하는 바가 옹색해서 본받을 바는 아니지만, 예로부터 전해오니 일시에 없애기 어려워 특별히 수록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음란한 사설시조는 문화구조의 긴장된 표현을 파괴하고 이완된 이면을 드러내는데 결정적인 구실을 하였습니다. 그런 구실을 이미 하고 있던 애정시조의 이면을 다시 뒤집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사설시조는 남녀관계의 노래인 것만도 아닙니다. 농사꾼이나 장사꾼의 사설도 한몫을 하도록 해서 사회 저층의 항변을 갖가지로 나타내는데 주로 해학과 풍자를 표현수법으로 삼습니다. 농사꾼의 소리가 끼어든 <어사용>이 그 예입니다. 이렇듯 사설시조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 생활을 핍진하게 그리면서 사실주의문학과 가까워짐, ㉡ 해학과 풍자를 표현수법으로 삼았음, ㉢ 장시조이자 형식을 파괴한 파형시조, ㉣ 작가층이 다변화하여 소재가 풍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국문학사(개정판), 조동일ㆍ서종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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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1392.org/bbs?laed6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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