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227강 : 창사 다시 읽기 - 16
신사년(2001) 1월 기사본말(辛巳年 一月 紀事本末)
◎ 성균관(成均館) 개청
○ 예조좌랑 허준(許浚)이 성균관(成均館) 설치에 대해 논의한 결과를 아뢰자, 왕께서 크게 관심을 보이시고 세세한 부분까지 친히 언급하신 후 이를 윤허(允許)하시니, 이듬해 정월 초 3일 성균관이 복설되었다. 《장종대왕문서》
○ 성균관이 본격 가동에 앞서 12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동안 유생들을 모집하는 입학원서 접수를 하고 있다. 호적신고를 마친 백성이면 누구나 입학 가능하나, 이미 품계를 받은 백성은 청강하는 수준에서만 강의에 참여할 수 있다. 성균관 유생으로 대과에 급제하는 자는 품계를 1계 올려받게 된다. 《관보 제12호》
창국 원년으로부터 해를 넘겨 개국610(2001)년 1월 3일에 마침내 성균관을 개청하여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관학 기구의 역사도 대충 알고 계실 것입니다.
고구려 소수림왕은 태학을 설립하였고, 통일신라 신문왕은 국학을 설립하였습니다. 또한 발해 문왕은 주자감을 설립하였고, 고려 성종은 국자감을 설립하였습니다. 이렇게 역사 속에서 교육 기관를 설치하였던 옛 군왕들은 하나같이 많은 치적을 남긴 명군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조에서 성균관을 복설한 것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개국609(2000)년 8월 26일 선왕이신 장종께서는 면학을 장려하는 교서를 반포하셨습니다. 다음은 실록의 기록입니다.
8월 26일 병진(丙辰)
교서(敎書)를 내렸다. 교서에 이르기를[敎曰],
"각급 관아(官衙)의 관리들은 면학(勉學)의 기풍을 조성하라. 배움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힘쓰는 선비들의 기상은 나라의 기틀이다. 문선왕(文宣王)께서 '내가 일찍이 종일토록 밥도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도 자지 않고 생각해 보았으나 유익함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배움의 중요성을 나타내신 것이라 할 수 있다. 배움에 충실한 연후에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과 밝은 이치를 깨달음이 있을 것이며, 그러한 후에야 비로소 덕(德)과 지조 있게 실천하는 행동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찬 기개(氣槪)를 가진 문무관(文武官)이야말로 나라의 간성(干城)이라 할 수 있다. 각 고을마다 서당을 설치하고 도서를 간행하여 면학의 기풍을 조성토록 하라. 과인은 이를 지켜볼 것이다."
하였다. 어제(御製).
그런데 면학을 장려하는 것은 좋으나 국가에서 권장하는 최우선 학문은 정해주시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성균관의 운영 과정에서 가르치는 과목을 다양하게 한 것은 좋으나 결국 국가에서 한 가지 학문을 정하여 면학을 장려하였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 성균관은 오직 유학만을 가르치는 곳이었습니다. 문과, 무과, 교양과로 운영하는 본조의 성균관 운영 방식은 역사적으로 고증을 따른 것이 아니라 본조 자체적으로 정한 규율입니다. 그 규율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새롭게 성균관을 개편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옳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강의 요약)
개국610(2001)년 1월 3일에 성균관이 개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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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