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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강의] 제241강 : 군역의 문란
세조 때(1464) 제정한 보법(保法)에 따라 실역(實役)을 담당하는 정군과 포납으로 군역을 대신하는 보인으로 역할이 분담되었다고 지난 시간에 설명해 드렸습니다. 16세기에 들어서는 이러한 체제가 완전히 붕괴되는데요. 정군과 보인에 상관없이 1년에 2필의 군포를 납부하는 것으로 군역을 대신하는 군적수포제가 시행됩니다. 그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 군역의 요역화 지난 시간에 양인개병제(良人皆兵制)에 따라 역은 정남(丁男:16세~60세 남자)에게 주어지는 의무인데, 실제로는 농민만 역을 담당하였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농민이 담당해야 하는 역에는 군역 말고도 요역이 있었습니다. 국가에서 요역이란 노동력을 징발할 때 응해야 할 의무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것이 생계와 직결되는 농민들은 요역에 동원되는 것이 큰 부담이었고, 요역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보법의 시행 이후에 양인 농민들의 군역 부담이 증대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군인들을 요역에 동원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군역의 요역화라고 합니다. 지금도 현역 장병들이 겨울철에 제설 작업에 동원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대략 비슷한 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요역은 현재의 제설작업 보다 훨씬 가혹한 노동이었기에 기피의 대상이었습니다. 농민들이 요역을 기피하는데 군역의 요역화 현상 속에서 당연히 군역도 기피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 폐단이 발생합니다. ○ 대립제(代立制), 방군수포제(放軍收布制) 대립제는 말 그대로 대신 입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군이 다른 사람을 사서 대신 입대하게 하는 것입니다. 방군수포제는 군역에 복무해야 할 사람에게 수령이나 군사 지휘관들이 포(布)를 받고 군역을 면제시켜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정 행위들은 음성적으로 행해지던 것들이었습니다. 군역 제도가 문란해지면서 지방 수령이나 아전들은 중간에서 엄청난 이득을 취하였겠죠. 국가에서는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오히려 양성화시켜 버립니다. 1541(중종 26)년에 방군수포를 제도화한 것이 군적수포제(軍籍收布制)입니다. 이렇게 매년 2필의 군포를 바치는 것으로 군역을 대신하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의 착취가 또 자행되는데요. 군포를 거두는 기관이 일원화되지 못하여 감영에서 군포를 거둬가고나서 병영에서도 군포를 거두러 찾아옵니다. 이렇게 임의로 매년 2~3회 군포를 징수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용어 자체가 극혐인 다음의 착취 행위가 발생합니다. ※ 군포의 폐단 인징(隣徵), 족징(族徵) : 군포 체납이 발생하면 체납분을 이웃이나 친척에게서 강제로 징수하는 행위 백골징포(白骨徵布) :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서 군포를 거두는 행위 황구첨정(黃口簽丁) : 갓난아이에게서 군포를 거두는 행위 이미 사망한 사람과 막 태어난 갓난아이에게까지 군포를 거두었으며, 감영과 병영에서 각각 이중 삼중으로 군포를 거두어 갔으니 일 년에 내야 할 군포의 양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겠죠. 당시 농민의 삶은 정말 지옥 같았을 겁니다. ◎ 군적수포제 이후의 결과 ○ 군적의 부실화 군포 부담이 가중되고 군역 기피 현상은 더욱 확산되면서 도망하는 자가 늘어납니다. 따라서 군적 또한 부실해졌습니다. 이는 조선의 국방 체제인 진관 체제를 완전히 허물어 버립니다. 당시 조선은 건국 이후 장기간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였기에 당장은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1592년 임진왜란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군역의 문란은 임진왜란 초기에 조선군이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도성까지 함락당했던 원인이 되었죠. ○ 군역 폐단의 지속화 양 난 이후에는 5군영 체제가 성립되고 모병제가 성립되면서, 양인들이 납부하는 군포는 군영의 경비에 충당되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해 드린 인징, 족징, 백골징포, 황구첨정 등을 당하여 농민의 삶이 극도로 피폐해져 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민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시행된 법이 균역법(1750, 영조 26)입니다. 균역법에 대해서는 다음 강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겠습니다. |
http://www.1392.org/bbs?laed5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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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a_army.gif "[1]")
최준 627('18)-02-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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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조선의 군역제도 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결국 모든 제도적 피해자는 백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진정 백성들을 위한 제도가 제대로 유지되고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그 기간은 얼마였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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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두
![[2]](./data/board/member/img/1/a_official.gif "[2]")
정병욱 627('18)-02-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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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시인 <애절양>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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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 627('18)-02-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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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실제 그 영향을 받아야할 계층이 소외되고, 있는 자들에 의해 오히려 변질되어 그들의 배만 불려줬으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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