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289강 : 도주의 범의

판례는 위와 유사한 사안에서,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때에는 운전자 등은 곧 정차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사고가 중대하여 사고현장에서 구호조치등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면 운전자 등은 바로 사고현장에 정차하여 응급조치등을 취하여야 할 것이나, 경미한 사고로서 바로 그 현장에서 구호조치 등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가 아니고 또는 사고장소가 차량의 왕래가 많은 등 오히려 그 자리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함이 교통에 방해가 되는등의 사정이 있을 때에는 구태여 사고현장에서 응급조치등을 취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 인도하여 그 곳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한적한 곳에 유도할 의사나 목적을 가지고 깜빡이등을 켜고 시속 10km의 저속으로 운전하는 등으로 자동차를 운전하여 갔다면 특가법 제5조의3이 규정하는 도주의 의사가 있다거나 도주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06.14. 선고 94도460 판결).

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위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1)애초 도주하려는 목적에서 현장에서 이탈한 것이 아닌 점 2) 비교적 저속으로 깜빡이등을 켜고 움직여 갔던 점 3)차를 빼자고 지시한 점이 참작되어 증명부족의 무죄가 선고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검사가 도주의사라는 점을 입증한다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이상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국631년 8월 31일

자운서당 훈장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