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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보덕] 연하수아 제1화
우서한단군 1년 인후 1년 정월, 연하수아가 죽서원장에 임명되었다. 2월, 동문사범의 차남 동문사미(東門四彌)를 충좌위대장군에 명하였다. 3월, 조인의 장남 조색(趙色)을 절충장군(折衝將軍)에, 조의 차남 조서준(趙舒晙)을 어모장군(禦侮將軍)에 명했다. 4월, 조덕이 세상을 떠났다. 왕과 조정이 함께 그의 후손들에게 벼슬길에 나올 것을 독려하였지만 자손들이 모두 출사의 뜻을 거두도록 청했다. 그들은 모두 경기도 포천 땅에 세거하여 살고 있다고 한다. 5월, 조인이 세상을 떠났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되어서다. 조씨 형제가 모두 별세하자 온 도성 백성들이 공덕비(功德碑)를 세웠다. 그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6월, 온어, 안기진, 감무, 임동원, 동문사범을 면직시켰다. 7월, 의금부의 인사를 명하니 판의금부사(判義禁府事)에 온어, 지의금부사(知義禁府事)에 안기진, 동지의금부사(同知義禁府事)에 감무, 의금부경력(義禁府經歷)에 동문사범, 의금부도사(義禁府都事)에 임동원을 명했다. 8월, 선순황태후의 존호를 문정(文靖)으로 올려바쳤다. 이후부터 문정황태후(文靖皇太后)라고 불렸다. 9월, 황태후의 간청에 따라 흥덕궁으로 이어하였다. 정궁의 건물이 낡은 까닭이다. 10월, 태원궁주가 세상을 떠났다. 11월, 영의정 이하 의정부의 대신들이 조부의 관제를 복구하도록 청하였으나 왕명으로 이를 거두었다. 호조의 직무를 일임하고서도 재정이 잘 돌아가는데 굳이 번거롭게 다른 관청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한 까닭이다. 12월에 왕이 인사들을 모두 명했다. 차궁에게 국학학장을, 민조순을 국학학감에, 차세를 검교사에, 차별을 조객관사에, 사공인을 조영사에, 대화창을 조잡물법용사, 사공승을 제의관사에, 임동원을 태정장군에, 장춘을 치자진서부대장군에, 윤금헌을 치자진서부장군에, 석공우를 정준인지절대장군에, 소유를 정준인지절장군에, 유양소를 검교병고대장군에 명했다. 우서한단군 2년 인후 2년 정월에 의정부 인사를 명했다. 영의정에 추서문, 좌의정에 추화평, 우의정에 추평용, 좌찬성에 주람, 우찬성에 마교후, 좌참찬에 현도웅, 우참찬에 심사, 의정부사인에 이성덕, 의정부검상에 가재서, 의정부사록에 채재를 명했다. 3월에 왕비가 아들을 낳았다. 이름을 인자(仁慈)라고 하였다. 4월에 내씨(柰氏)라는 족속들이 조선국의 영토에 거주하였으나, 우리 북변을 심심치 않게 침범하여 북방 백성들이 매우 난처함을 금치 못하자 왕이 태정장군(太政將軍) 임동원과 치자진서부대장군(治者鎭西府大將軍) 장춘, 치자진서부장군(治者鎭西副將軍) 윤금헌 등에게 군사 오십 명을 주게 하고 이들을 토벌하도록 하였다. 내씨들의 소요에 본국 백성은 물론, 제헌씨족 또한 골치를 앓았다. 왕이 제헌씨를 귀화시키도록 독려하였다. 왕이 이들에게 사씨(史氏) 성을 하사하였다. 족장(族長) 제헌길(祭獻吉)이 일가족 사십 명을 거느리고 귀화하였다. 이후 제헌길이 새로운 성을 바꾸어 이름을 사길(史吉)로 고쳤다. 5월에 왕명에 따라 치자진서부(治者鎭西府)라는 별도의 관청을 설치하였다. 주나라의 급격한 정세 변화를 염두에 둔 관청이며 전조의 관청을 다시 세운 예다. 6월, 공동씨(空洞氏), 치씨(稚氏), 북은씨(北殷氏), 목이씨(木耳氏) 등이 차례로 침범을 일삼았다. 왕이 오백의 대군을 이끌고 친정에 나섰다. 왕이 이들의 수장들을 각각 사로잡아 효수하여 북방의 관청에다 높이 이들의 목을 매달았다. 군율을 업신여기는 이들에 대한 경고로써도 널리 쓰였다. 백성들이 이 앞을 지나갈 때마다 두려움에 몸서리쳤다고 한다. 하다못해 우는 아이가 보챌라치면 그 수급 앞으로 데려다 울음을 그치게 하였다고 하니 그 무서움을 필설(筆舌)로 차마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7월, 왕명에 따라 치자진서부의 군사들을 뽑았는데, 오위(五衛)의 군사 이십 명씩을 각각 뽑아 치자진서부의 병력으로 배치하도록 오위도총부에 통보하자 오위도총부에서 차출하여 치자진서부에 배치했다. 8월, 왕비가 산후로 인해 몸이 아픔을 호소하자 황태후가 후궁을 간택하였는데, 강원도도사 독고안의 딸을 뽑았다. 독고씨를 소용(昭容)에 봉하였다. 9월에 황태후가 뒤이어 후궁을 간택하였다. 경연청시독관 허덕윤의 딸을 뽑았다. 이름은 한정(漢鼎)이라고 하며 그녀를 전빈(典賓)에 봉하여 명부의 기강을 확립하도록 명했다. 왕비가 워낙 병약한지라 황태후가 명부를 그녀에게 다스리게 한 것이다. 10월, 전 영의정 주영덕이 하세하였다. 주영덕의 자손들에게 조정으로 나가도록 청하였으나 왕명에 따르지 않을 뜻을 밝히고 충청도 충주 땅에 세거하여 살았다. 이후의 치세가 태평성대였다. 11월, 고양씨가 다시 일어나 조선국의 뜻을 거역하여 본국의 북방을 공공연히 약탈하자 치자진서부의 군사들을 보내어 이들을 진압하게 했다. 12월, 고양씨의 침략이 한 달 동안 진압하였음에도 반란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때 고양씨 내부에 균열이 일어나 고양씨의 일족인 고양해(高陽海)가 일가족 이백오 명을 거느리어 귀순하였다. 왕이 이들을 받아들여 귀화하게 했다. 이후 고양씨는 자신의 성씨를 갈씨(葛氏)로 바꿨으며 이름을 그대로 ‘해’라고 했다. 우서한단군 3년 인후 3년 정월, 왕비의 아들 인자대군이 병환을 겪은 지 보름이 되어 세상을 떠났다. 왕실이 후사를 잃은 슬픔에 괴로움을 금치 못하였다. 2월, 노국(魯國)이라는 나라에서 사신 한 사람을 보내어, “본국의 왕 은공(隱公)이 선사국과의 교역을 원한다.” 는 내용의 글을 내보였다. 그러나 조선국과의 교역을 모색하라고 하여 돌려보냈다. 그 뒤 조선국이 본국의 진위를 의심하여 이에 대한 연유를 물었으나 조정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할 수 없이 본국의 묵인을 받아들인 채 조선국이 직접 노국과 교역을 텄다. 3월에 주선왕(周宣王)이 죽고 태자 희궁생이 즉위하여 유왕(幽王)이 되었다. 궁생이 왕위에 오르자마자 주나라 수도 성도(成都)에서는 ‘주왕이 장차로 멸망할 것이다.’라는 풍문(風聞)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 소식을 본국의 첩자가 장인소에게 전하게 되었다. 장인소가 왕에게 이를 보고하니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매우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4월에 제국(齊國)이라는 나라가 노국이라는 나라의 전례에 따라 사신 하나를 보내어 교역을 청하였는데, 그 나라의 환공(桓公)이라는 임금이 주나라와의 친족 관계임을 강조하였으며, 노은공(魯隱公) 또한 같은 혈족임을 강조했다. 왕이 이를 받아들여 제국과 노국의 교역을 받아들였다. 그만큼 주나라의 왕실이 매우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5월, 왕비가 아들을 낳았다. 왕이 이름을 충의(忠毅)라고 지었다. 주변국의 정세가 어수선함을 틈타 나라를 의연한 자세로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에서 지었다고 한다. 6월, 고양씨의 반란을 진압하였다. 치자진서부에서 공로를 세웠기에 왕이 직접 잔치를 베풀었다. 이때 치자진서부에서는 갈흥창(葛興昌)이라는 사람이 이번 반란에 혁혁한 전공(戰功)을 세웠음을 추켜세웠다. 왕이 그를 받아들여 건공장군(建功將軍)에 봉하였다. 이때 갈흥창이 자신의 아버지가 갈해라는 사실을 밝히자 왕이 이를 기뻐하여 갈해를 봉직대부에 명하였다. 7월, 갈흥창에게 배필로 보내도록 명하였다. 이에 명부에서 직접 구하여 가재서의 딸 아안(雅安)을 뽑아 그 배필로 삼았다. 이어 명부에서 그녀에게 헌목부인(憲穆夫人)으로 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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