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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보덕] 연하수아 제9화
연하수아가 인사권과 병권을 모두 장악했다는 소식은 조선국 전체에 퍼졌다. 일이 이렇게 되자 조선왕이 그 진위를 의심하여 최풀로 사신을 삼아 진위를 파악하게 되니 왕이 왕실을 거느리고 사신을 맞이했다. 왕이 사신을 맞이하고 부복하자 사신이 말하길, “연하수아가 인사와 군사를 모두 장악하였는데 왕권에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왕이 할 말을 잃고 머뭇거렸다. 이를 보다 못한 연하수아가 몸소 나서서, “본국의 일을 간섭하는 궁극적 이유가 무엇이오?” 사신에게 물었다. 사신은 “우리 조선국이 상국(上國)임을 잊었는가.” 하고 본분을 주시시켰다. 그러자 연하수아가 그 자리에서 단교를 선언하였다. 이후 조선왕이 분노하여 황해도(서해도) 땅에 침략하였다. 이윽고 도성에 다다라서 백성들을 모조리 죽이기까지 하니 왕실과 신하들이 일제히 놀라 충청도 성환 땅으로 파천(播遷)하였다. 이때 왕이 ‘연하수아를 믿은 게 죄다.’ 하며 통탄해하였다. 이때 정백호가 왕에게 도읍을 공주 땅으로 옮기기를 청했다. 왕은 이를 받아들여 수도를 공주목으로 옮기고, 중향궁(中鄕宮)이라는 새로운 대궐을 지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연하수아는 모든 인사와 군사를 왕에게 넘기고 조용히 칩거하였다. 이때 왕이 정백호를 연하수아의 후임으로 앉히고 인사권과 병권을 모두 움켜쥐도록 했다. 노을 단군 44년 충문 22년 태황태후가 하세하였다. 노을 단군 45년 충문 23년 왕비가 아들을 낳았으나 보름이 채 안 되어 세상을 떠났다. 왕이 크게 슬퍼하며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소소공주를 후계자로 하여 새 옥좌에 올랐다. 소소공주에게 후사가 없음을 알고 신하들이 후계를 정하니 금지군의 장남 화보도정이 바로 그다. 뒤이어 선왕의 어머니를 태황태후로, 선왕의 왕비를 황태후로 봉했다. 곧이어 새 왕의 존호를 성자(聖慈)로 올려 부르고 연호를 정숙(正肅)으로 삼았다. 노을 단군 46년 정숙 1년 조선왕에게 조공을 바쳤다. 노을 단군 47년 정숙 2년 조선왕에게 조공을 바쳤다. 노을 단군 48년 정숙 3년 조선왕에게 조공을 바쳤다. 이후 왕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조선왕이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하고 더러는 조선왕에게 매수된 궁인이 독살시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후 대행왕을 성자소소정숙여왕이라는 시호를 올렸다. 이후 조선국에서 행한 책봉례를 폐하였다. 뒤이어 화보도정을 새 왕을 올리니 온 백성이 기뻐하였다. 이후 새 왕은 두 황태후에게 문안을 드린 뒤, 옛 수도를 수복할 뜻을 내비쳤다. 태황태후가 새 왕에게 당부하길 “지난날의 설욕(雪辱)을 거울삼아 참고 인내하여 내치에 힘을 쓰라.” 고 분부했다. 왕은 십 년 동안 태황태후의 분부대로 내치에 힘을 썼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노을 단군 59년 정숙 13년 정월에 조선왕이 세상을 떠났다. 새 조선왕으로 태자 도해가 즉위했다. 도해가 즉위하자 왕은 오위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한성을 수복하고 더 나가서 황해도를 정벌하니 도해의 군사가 해이해졌기에 가능했다. 황해도 지역에 있는 찰방과 역승 벼슬을 그곳 백성들 가운데 임명하도록 명하고, 동문가화를 황주목사(黃州牧使)에 명하였다. 뒤이어 왕이 문덕(文德)이라는 연호를 새로 정하고, 갑진년(甲辰年)으로 정하였다. 그리고 황보우가 권일 등이 동문사미와 함께 역모했다고 고변하였다. 왕이 이에 대로하여 권일과 동문사미를 죽이고 그 아들 권정을 황해도 땅에 유배 보냈다. 그리고 왕실의 분부대로 강소촌의 딸을 왕비로 삼았다. 신하들이 모두 왕비의 존호를 정백(淨白)으로 바쳤다. 2월, 권정의 딸을 후궁으로 삼았다. 권씨를 소의(昭儀)에 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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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