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범
[중건도감/낭청] <문서> 숭례문중건상량문
용이 용솟움치는 듯하고, 범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 듯, 웅장함을 보인 한성(漢城)의 형세는,. 봉황이 날아오른 듯하고, 수리가 날개치는 듯한 강호(江戶)의 모습이구나. 팔도가 바라다 보이고, 누대(累代)에 본받을 만한 곳이어, 만백성의 번창한 모습이 바로 어제였거늘, 무자년(戊子年) 어느 술시(戌時)에 홀연히 일어난 작은 불씨는, 경조(京兆)의 화려하고 웅장한 기품을 아는지 , 태조(太祖)의 옛 터전을 지키던 이 문을 찰라에 재로 만들어 버렸구나. 태조께서 순임금의 효(孝)와 요임금의 인(仁)과 문왕의 규(規)와 무왕의 공(功)을 지니고 옛 천년의 법을 거두시어 쓰고 삼한(三韓)의 규모를 앞서 모으신지 벌써 600여년이 흘렀도다. 양녕께서 손수 문의 편액을 지으시고, 세종대왕과 성종대왕께서는 몸소 중수에 힘을 기울이셨도다. 왜구(倭寇)와 북적(北狄)의 침탈에도 굳굳하게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을 끝까지 품어 안아 지켰고, 안으로는 여러 내란에도 왕실과 백성의 큰 버팀목이 되었다. 아. 그러나 이를 어찌 하랴. 왜구의 야욕은 끝이 없어 성곽이 허물어지고 신식문물이 설치되어도 홀로 도성을 지키고 보존하기에는 한이 없구나. 국보 1호라 하면 무엇하랴. 그 누가 600여년의 서울을 지켜주고 팔도의 길이 모두 숭례문 아래로 지나가는 것을 기억했을 것인가. 이제 다시 아조의 힘으로 숭례문을 일으켜 세우나니, 만백성들의 공수(公輸)는 먹줄을 튕기고, 대소원인(大小原人)의 장석(匠石)은 도끼를 휘두르는 구나. 기둥을 세우는 것은 하늘을 떠 받쳐 그를 본받고, 들보를 들어 은하수에 올리니, 온누리에 부치는 등불이 되는구나. 이 어려운 일을 아조의 힘으로 마침내 해내니 길상(吉祥)이 거듭 드리우는 구나. 칠위(七偉)로 육방(六方)에 떨쳐 송(頌)을 올리누라. 어기어차, 들보를 서쪽으로 옮겨보세. 기둥이 하늘을 받치니 모든 경조(京兆)의 풍광(風光)이 보이는 구나. 어기어차, 들보를 동쪽으로 옮겨보세. 기둥이 누각을 바치니 저 아래 보이는 만백성들은 숭례문을 자기집 문호(門戶)처럼 여기는 구나. 어기어차 들보를 남쪽으로 옮겨보세. 남문밖 백성이라 누가 지켜주지 못하랴. 모두 하나같이 이 문을 거쳐가는 백성인 것을. 어기어차 들보를 북쪽으로 옮겨보세. 네 변방이 북한산 아래에 모이는 구나. 금옥과 보배를 싣고서 모두 이곳에 이르는 구나. 어기어차, 들보를 위쪽으로 들어보세. 하늘의 형상이 평평해 보이는 구나. 백성들의 문을 닫고 여는 것이 한가히 무상 태평하니 그 상을 볼 수 있구나. 어기어차, 들보를 아래쪽으로 내려보세, 장엄한 대아(大雅)의 소리, 부러워할 이유가 없구나, 이 송(頌)을 듣노라면 문을 지나 팔도에 널리 울려 퍼지는 구나. 엎드려 비노니, 용도(龍圖)가 크고, 봉력(鳳曆)이 오래도록 상량(上梁)하였으니, 온누리 백성들은 모두 편안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도다. 문무의 제신(諸臣)들은 모두 화목하고, 상하(上下)의 관민(官民)들은 이제 고음(鼓音)에 하나같이 응할 수 있을 것이리라. 하나의 문건도 잃은 바가 없고, 하나의 물건도 소용(所用)되는 않은 것이 없었다. 수화토곡(水火土穀)의 정사가 모두 음양의 기운으로 화하니, 낭연(狼煙)은 압록강에 잠기고, 왜랑(倭浪)은 남쪽 바다에서 쉬니, 병란을 모르고 겸양할 줄 알았도다. 만민(萬民)이 숭례문에 기대어 평안하고 천하는 숭례문에 편하여 잠잠하니, 모두 우리 성상(聖上)의 은덕(恩德)이요, 아조 백성들의 마음이다. 개국617년 4월 11일 행경기도도사지제교 겸숭례문중건도감낭청 박범 삼가 짓다. 개국617년 4월 12일 행경기도도사지제교 겸숭례문중건도감낭청 박범 |
http://www.1392.org/bbs?sajos03:137  
|
| 
|
박윤상
김희종
박영우
박상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