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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제90차 소과 훈련원시 응시
: 클라우제비츠가 전쟁 서적 '전쟁론'에서 말하기를, "명령의 단계들이 하나씩 새로 생길 때마다 명령의 힘은 두 가지 방식으로 약해진다. 첫째로 권위는 아래로 전달되면서 손상되고, 둘째로 권위는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상된다."고 하였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응시자 본인의 의견을 기술하라. (200자 이상으로 답안 작성) ---------------------------------------------------------------------------------- 답안 내용 : 프로이센의 군인이자 군사평론가였던 클라우제비츠는 자신의 저서인 《전쟁론》에서 명령 체계와 지휘관의 권위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그는 명령의 단계들이 하나씩 새로 생길 때마다 명령의 힘은 두 가지 방식으로 약해진다고 보았으며 첫째로 권위는 아래로 전달되면서 손상되고, 둘째로 권위는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상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먼저 명령의 단계들이 하나씩 생긴다는 것은 기존의 최상급 지휘관으로부터 말단 지휘관까지 이르는 지휘 계통에 새로운 명령권이 개입함으로서 명령 하달 단계가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명령의 힘이란 무엇인가? 시제의 문맥상 명령의 힘과 권위는 동일한 의미임을 알 수 있다. 일찍이 중국의 병법가인 오자(吳子)는 지휘관의 명령이 무너져버리면 그 부대는 평소에도 질서가 문란하고 전투가 벌어져도 패한다고 했다. 결국 명령의 힘이란 장병들을 통솔하고 장악하여 부대의 질서를 바로잡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지휘관의 권위(權威)를 의미한다. 여러 변수들이 존재하는 급박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휘관과 병사는 마치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다수의 병력을 통솔하면서도 소수의 병력을 통솔하듯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시시때때로 변하는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이렇듯 지휘관이 자신의 병사들을 수족(手足)처럼 다루기 위해서는 지휘관의 ‘통제범위’를 고려하여 부대를 편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휘관의 통제범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하들의 수가 지휘관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경우 지휘관은 이들을 통제하거나 조정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을 세분화(細分化)하여 지휘관이 이끌 부하의 수를 적절하게 나누어야 한다. 그러나 부대 편제를 함에 있어 우리는 어떠한 모순(矛盾)을 느끼게 된다. 지휘관의 통제 범위를 고려하여 장병의 수를 되도록 적게 한정하게 된다면 그만큼 명령이 최초로 시작되는 최상급 지휘관과 명령을 이행해야 하는 말단 장병 사이에 명령계층이 늘어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클라우제비츠가 첫 번째로 지적한 지휘관의 권위가 아래로 전달되면서 손상된다는 문제는 지휘관의 명령이 새로 추가된 하달 단계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최상급 지휘관, 중간 지휘관, 말단 지휘관 등의 일련의 하달 단계를 거치면서 실제로 구현되는 부대의 운용(運用)이 최상급 지휘관의 명령과 완벽하게 부합하여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 명령 체계를 거치면서 지휘관들의 내·외적 변수들로 인한 자의적 해석을 통해 말단에 이르러서는 초기의 명령이 변질되어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촉한의 승상이었던 제갈량은 북벌에 나서면서 가장 고심한 문제가 바로 보급 수송로인 가정(街亭)을 수비하는 것이었다. 제갈량은 가장 신임했던 마속을 불러 부대를 내주면서 위나라 군사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단지 ‘길을 굳게 지키기만 하고’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마속은 산 위에 진을 쳐 적을 유인한 후 역공을 취하는 것이 ‘승리’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마속이 이끄는 부대는 대패하였으며 이후 제갈량은 패배의 책임을 물어 마속을 참하였다. 자신이 총애했던 부하인 마속을 눈물을 보이면서까지 참했던 것은 마속으로 인해 흐트러진 명령의 힘을 다시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으로 권위가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상된다는 문제는 명령 전달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명령이란 시의적절(時宜適切)해야 한다. 전쟁은 실시간으로 상황이 변한다. 최상급 지휘관이 명령을 내리는 순간에도 수많은 변동사항들이 발생한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는 <구변편(九變篇)>이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9가지 상황변화라고 볼 수 있지만 문맥상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든 변칙적인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손자는 군대를 이끌고 출정한 장수는 이러한 모든 상황변화에 통달하여 잘 대응해야 하며, 설령 대응방법을 알지라도 지휘를 못해 대응하지 못하거나, 상황변화에 통달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싸울 수 없다고 했다. 이렇듯 전쟁이란 복잡하기 때문에 때때로 변하는 상황에 맞게 전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민첩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명령계층이 늘어날수록 명령을 내리던 상황과 실제 접하는 현실과는 시간적 차이로 인해 괴리(乖離)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많은 명령 계층은 명령 하달을 지연시키고 명령을 이행하는데 원활하지 못하게 만든다. 부대의 전투력을 끌어 올려 승리를 쟁취해야 할 지휘관의 명령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휘관이 효과적으로 부대를 운용할 수 있도록 통제의 범위를 고려하여 부대를 편제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클라우제비츠가 지적한 것처럼 무조건적인 세분화가 효과성을 극대화시킨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지휘관이 가진 명령의 힘이 손상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앞서 읍참마속의 고사에서 살펴보았듯이 최상급 지휘관의 명령의 힘은 아래로 전달되면서 손상될 수 있고, 명령 전달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명령과 현실에 괴리가 생겨 손상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부대 편제를 소홀히 여기는 것은 역시 문제이다. 따라서 모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편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휘관들의 능력과 명령을 하달받는 장병들의 수준, 그리고 담당 업무의 성격과 상하간 의사소통 난이도 등의 다양한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부대 편제를 통해 지휘관이 지닌 명령의 힘은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기여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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