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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경인년을 시작하며
왕실의 신분으로서 내가 지키고 살아온 것은 무엇이며,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냐.. 돌아보면 남는 것은 자식으로서 불효(不孝)에 대한 후회요, 지아비로서에 대한 후회요, 백성들의 연민(憐憫)에 대한 후회이구나.. 후회하지 않는 한 해를 위해서는 내가 어느 곳에 있어야 할 지..연못의 연꽃에 내 마음을 띄우며 생각해본다.. 1월 초6일 병진 신시(申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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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i_cda6b3b5d8.gif "[1]")
왕자
619('10)-01-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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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지난번 왕실행사는 잘 치르셨습니까.. 어마마마께서 매우 흡족해하셨다 들었습니다. 수고하셨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폭설로 인하여 교태전이나 강녕전에는 이상이 없는지 걱정이 됩니다. 수일내에 같이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 새해인사도 올려야 하니 문안여쭈려 가도록 하십시다. 부인께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구려.. 사가에 계신 장인어른이나 장모님의 안위도 궁금하시고, 걱정도 많으실텐데.. 내 조만간 어마마마께 아뢸터이니 같이 처가에 가도록 하십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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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ata/board/member/img/1/i_e38c7ac430.gif "[2]")
부인
619('10)-01-08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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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첩을 이렇듯 염려하여 주시니 황감(惶感)할 따름이옵니다. 부덕한 소첩을 어마마마께서 어여삐 여겨주시어 행사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었던듯 하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소첩이 먼저 마마께 문후 들기를 권하였어야 하온데 미거한 탓에 그리하지 못하여 송구하옵니다. 새해를 맞이하고나서 궐내에 고뿔이 유행하였었는지 소첩 역시 가볍게 고뿔을 앓았사옵니다만 이제는 쾌차하였사옵니다. 마마께서는 소첩에게 언제나 자상하고 덕있는 지아비시옵니다. 청컨데 지아비로서 소첩에게 못한 것이 있으시다 후회치 마옵소서. 오히려 소첩이 성심을 다해 모시지 못하는 것 같아 송구하옵니다. 대저(大抵), 위로 왕실 어른들께 효로써 모시고 아래로 가여운 백성들을 덕으로써 바라보는 것이 왕실에 속한 사람으로써 갖춰야할 덕목이나 그것을 실행하는 것의 어려움을 소첩도 잘 아옵니다만 이렇듯 쓸쓸해 하시는 마마의 모습을 뵈오니 소첩의 마음도 너무나 아프옵니다. 깊은 시름을 하시면서도 소첩을 챙겨주시고, 소첩의 부모님까지 챙겨주시니.. 언제나 미거한 소첩을 아껴주시는 마마, 소첩은 마마를 언제까지나 믿고 의지하고 있사오니 힘을 내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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