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조선왕조

ㆍ작성자	김시습
ㆍ작성일	개국626(2017)년 8월 22일 (화) 03:23 [인시(寅時):오경(五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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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광] 쉬운 것과 어려운 것

십 여 년전,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국가들로 둘러 쌓인 중앙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포교 활동을 하시는 중에 잠시 귀국하신 스님을 만나, 이런 저런 귀한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종교로 무장된 신념 중에도 성직자의 신념이니 그 강건함을 어디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까.
스님이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말씀하시는 경험담은,
듣기에도 오싹한, 한 두 번이 아니었던 생사의 기로에 섰던 경험과 사유할 수 있는 인간으로써의 수많은 번민.
그리고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한 현실 속에서 포교에 매진했던 수많은 경험 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포교는 그러한 여건 하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말이죠.

그때, 누군가가 스님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 스님, 그러다가 화를 당하여 목숨을 잃기라도 하면 어쩔려고요?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시며
- 순교는 쉬운 것이랍니다. 쉬운 일을 당하는데 그게 뭐 대수라고요.

순교는 쉬운 일이고 포교는 어려운 일이라는 스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신념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로운 자들의 행동은 결코 삿되지 않으며 허명을 쫒지 않는다.
는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의 차이는 결국 포기와 매진의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순교조차도 포기로 치부해 버리는 스님의 배포!
저 정도의 배포면 그 크기가 얼마나 될까? 적어도 한 줌은 넘을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