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365강 : 긴급특집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태

네, 원래 이번에 이성필님과 도쿄 여행을 다녀온 결과 보고를 해 드리려고 했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사태가 발발하는 바람에 질의사항이 있고 그래서 겸사겸사 관련 긴급 특집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
사실 팔레스타인 모두가 전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전쟁 사태는 정확히 말하면 팔레스타인 자체가 벌이는 전쟁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파 중 하나이자 무장 투쟁 집단에 가까운 '하마스' 파벌만이 벌이는 전쟁입니다.

팔레스타인은 일종의 자치정부로 부분적인 국가로 운영되는데, 자치정부의 수반은 파타당이라는 온건파 집단이 주도하고 있지만 의회에 해당하는 조직은 하마스 파벌의 세력도 만만치 않은, 이른바 파타당과 하마스 파벌 두 세력간 주도권 경쟁이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파타당이 주도하는 자치정부는 무장 공격을 중지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묵묵부답입니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통치 구역은 이른바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이 2곳으로 분할되어있는데,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무장 충돌이 없는 상황입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남부 가자지구에서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파타당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중심으로, 하마스 파벌은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그런데 왜 전쟁이 일어났나요?

팔레스타인 분쟁은 최근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과거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은 중동 국가들의 지원을 받아서 진행되었는데, 이 아랍국가들이 중동권의 새로운 반대 파벌을 만났습니다. 바로 시아파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의 대두입니다. (이란은 중동권 또는 이슬람권이라고는 말할 수 있지만 아랍권이라고는 말 할 수 없습니다) 아랍 국가 상당수는 수니파 이슬람교를 따르는데, 반대로 이란은 시아파라서 이슬람교 내부에서도 교리나 신학등이 많이 다른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수니파-시아파 대립은 일반적인 교리 수준의 차이가 아닌 거의 전쟁 수준의 갈등 상황입니다.

이래서 아랍국가들은 이란을 견제할 새로운 동맹이 필요했는데, 이란을 벼르고 있는 미국이 새로운 동맹을 주선해줬습니다. 의외의 동맹이자, 과거의 적국이었던 이스라엘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이란을 적대했었고 군사력도 꽤 갖춰진 국가라(한때 전투기도 만들고 지금도 메르카바라고 부르는 자체 전차 시리즈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새로운 동맹 후보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주선으로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수교하였고, 지금은 바레인까지 수교한 상태입니다.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과 수교를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그 이전에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수교한 이슬람권 국가는 이집트와 요르단 정도뿐이었습니다. (튀르키예와도 수교했지만 사실 튀르키예는 친미-유럽 국가의 요소도 있어서 이 라인업에서는 다루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한 정세변화는 하마스 파벌에는 큰 충격이기도 했는데, 믿고 있었던 그들이 배반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존립의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스라엘도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공존과 타협의 노선이 아닌 힘과 압박 등의 전략으로 나가면서, 결국 터질 일이 터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하마스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 공격을 위해 2년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셈이죠.

그곳에 여행자들이 있긴 있나요?

일단 이 상황의 중심지역인 가자 지구는 이 상황이 시작되기 전에 대한민국 정부는 여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여기에는 대한민국 국적자는 없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전역과 가자지구 인근 5km 지역은 출국 권고 방침이 나왔고, 기타 이스라엘 영역은 주의 바란다(특별여행주의보, 2.5단계 발령)는 방침을 발표했씁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성지 순례 등의 목적으로 단기 체류 등을 하는 대한민국 국적자가 있었습니다만,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을 대한민국 본국으로 철수시키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는 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일부 체류자가 있다고는 하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육로 또는 현지 항공편으로 대한민국 본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항공 여행에 지장이 있기는 있나요?

대한민국-이스라엘 항공편은 대한항공 독점 노선이기 때문에(인천-텔아비브), 현재 대한항공은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항공편 현황을 확인해주길 바란다는 공식 발표를 했습니다.

영공 통과에는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인데, 이는 이스라엘행 항공편이 자국 영공을 비행할 수 없게 하는 아랍권의 항공 정책과 이스라엘 영토가 작다보니 상대적으로 항공 우회 등의 문제가 덜하다는 점, 그리고 대한민국의 유럽행 항공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 방면을 통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캅카스에서 튀르키예나 발칸반도 방면을 통해 유럽으로 진출입하는 항공로를 따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는 항공운항 비상상황임을 선언하였지만 아직 비행금지 선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의미는 당분간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을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나저나 왜 이스라엘 여행은 왜 한답니까?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오는 여행자들도 물론 있습니다. 대부분 기독교인들이 성지 순례의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여행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언급된 여러 사건들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전해지는 장소들이 성지로 지정되어 있어서, 그들의 여행 목표지로, 궁극적 목표는 그들의 신앙심을 더 단단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일부 일정은 요르단에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페트라 유적지 여행이나, 성서에 알려진 예수가 세례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의 현장은 요르단에 있기 때문입니다. 개역판 성서에서 말하는 '요단강'이라는 말은 정확히 말하면 '요르단강'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2020년대 한국어 성경 번역본인 이른바 '새한글성경'은 번역 방침에 '현행 각급학교 교과서 수준에서 언급되는 지명 등은 2020년대의 표기를 사용한다'라는 것이 있어서 '요르단강'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사실 예전에 훈장님의 출석 교회에서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 시점에 훈장님의 재정 및 휴가 사용 조건 논의 등의 상황 여건이 좋지 않아 훈장님은 가지 않았습니다.

자, 이 현지에서 전쟁이 터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한민국 외교부 방침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 당장 출국하지 못할 경우에는 영사콜센터 혹은 재외공관(대사관, 총영사관)에 여행자의 소재와 연락처를 상세히 알려 비상시 정부와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 긴급하게 귀국 또는 제3국으로 이동해야하는 경우 재외공관에서는 비자발급, 임시 단수여권(원문에서는 여행증명서라 나왔지만, 법령 개정으로 여행증명서는 임시 단수여권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발급 등의 출국절차를 지원해드립니다.

(이상 대한민국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페이지에서 발췌)

쉽게 정리하면, 이러한 전쟁 발생 상황이 생기면 일단 대한민국 외교부는 현지에 있는 국민들을 안전히 대한민국 본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한민국 외교부는 현지에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적자에게 비상 연락을 취하고, 철수 명령을 내려서 비상사태를 알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여행자들은 여행을 중지하고 철수 명령에 협조하여야 합니다.

특수한 상황의 경우, 최근의 수단 철수작전인 '프로미스 작전' 등 대한민국 국군이 합동참모본부, 즉 군 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투입되어 대한민국 국적자나 관련자(이른바 미라클 작전에 따라 구출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한민국에 협조한 현지인 등) 등이 안전하게 대한민국 본국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군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이른바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작전'으로 규정하고 있고, 대한민국 국군은 이러한 작전을 위해 해군의 독도급 대형수송함(현재 제1번함 독도함에 이어 제2번함 마라도함도 취역한 상태입니다. 원래 제3번함 건조 계획도 있으나 제3번함 사업은 이른바 경항공모함 프로젝트인 CVX 사업으로 개편되었습니다.)이나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수송기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쟁 위기가 높아지는 경우 대한민국 정부는 미리 여행경보 규정을 적용하여 전쟁 발생 우려지역 또는 교전지역에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며칠 전에 정식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한 적이 있습니다. 즉, 이러한 경우에는 전쟁 발생 지역과 대한민국 간의 외교 연락 업무를 위한 최소한의 대사관 인력이나 언론 취재반원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일반 거주자까지 대한민국 본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근데, 외국의 전쟁에 참전해도 되는건가요?

과거 스페인 내전 등에서 외국인들이 의용군에 참가하여 전투에 참여한 사례가 있긴 있습니다. 이른바 스페인 내전 당시 스페인 제2공화국, 즉 인민전선 정부 소속 '국제여단'이 대표적입니다. (현재 스페인 정부는 왕정 체제지만 수상이 존재하는 등 의회민주주의 체제를 따르고 있으며, 스페인 제2공화국의 '국제여단' 참전자 중 미국인 생존자, 즉 이른바 '에이브러햄 링컨 부대' 참전 용사에게 명예 시민증 부여 등 그들의 활동이 정당하였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이 문제는 법령에서는 이른바 '사전죄'(私戰罪) 문제라고 부릅니다.

예전에 일본 제국의 법령을 사용했던 시절에 있던 규정이 해방 후에도 일부 계승된 조항 중 하나로, 현재는 이러한 법령으로 처벌한 사례는 진짜로 없지만, 실제로 외국의 무력 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한 경우 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프랑스군 외인부대나 미국군 등 외국인을 모병하는 군대에 입대하여 그 국가의 명령에 의하여 전투하는 경우에는 외교 문제상 처벌할 수 없어서, 그리고 이러한 외국인 복무자는 이후 해당 국가의 국적을 부여하거나 국적 취득 조건 완화 등의 해당 국가 법령 문제로 결국 외국인을 처벌하는 셈이 될 수 있어서(대한민국 국적법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의 외국 국적 취득을 완료하려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 즉 상실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법전에만 있는 조항 수준입니다.

다만 실제 교전에 참전하여 적을 사살, 즉 교전 사실이 발각되면 공식적으로는 살인죄를 적용합니다.

이 조항의 결론은 '대한민국 국적자의 전투 명령은 오직 대한민국 정부만 발령할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민간인의 총기 무장 불가 등의 문제등과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민간군사기업, 이른바 PMC라 불리는 일종의 용병대를 창설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PMC 집단이라 알려진 부류는 정확히 말하면 무장 경호회사나 민간 군사안보컨설팅기업, 특수 군납 업체 등의 역할 수준이며,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 세계에 악명을 떨친 이른바 '바그너 그룹' 식의 조직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여담: 이스라엘 바깥에서의 이 문제 - 팔레스타인 지지-연대와 반유대주의 논란

여담으로 전해드리는 이야기이지만, 서구권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와 연대 자체를 언급하기 어려운 문제도 살짝 섞여있습니다. 이는 반이스라엘이 그들에게는 '반유대주의'라는 서구권 역사의 '흑역사'와 얽힐 수 있다는 이유때문입니다. 과거 유대인 차별을 현대에 재합리화 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입니다. 이 '반유대주의'가 바로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로 연결되었던 선례가 있어서입니다.

또한, 미국이나 프랑스 등지에서는 유대인 회당, 이른바 시나고그 등의 경비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전쟁을 계기로 유대인에 대한 공격 행위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대로 이슬람권 이민자를 공격하는 사례도 있는 등, 관련 이민자 등에 대한 충돌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자는 구호 등이 몇몇 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로 관련 집회가 국내에서도 벌어지기도 했으며,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이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는 반유대주의가 없기 때문에 한국 내 이러한 움직임은 '전쟁·무장충돌 반대' '(적십자사·적신월사/UN 난민기구 등을 통한)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평화를 위한 연대' 등의 목적 수준 정도입니다.

=========================
매우 긴급하고 시급한 사안 문제라서 요청 사항 등을 반영해서 긴급 강의를 편성했습니다.

수강생 여러분은 실시간 전황이나 그 이후의 상황 변화는 시시각각 들어오는 각종 특파원의 보고나 외신 보도와 그것에 대한 인용 보도 등을 확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사안은 대동학당에서도 정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실시간 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음 주 이 시간에 별 다른 특이 상황이 없으면, 원래 이번 주에 편성하려 했던 이성필님과 다녀온 일본 도쿄여행 결과 보고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이후에도 훈장님이 여러 사정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이 실제 여행 결과 등에 관한 이야기를 강의로 편성해드리겠습니다!

박현철

632('23)-10-14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