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제188강 : 퇴거불응죄(退去不應罪)

여기서 퇴거요구를 할 수 있는 자(퇴거요구권자)는 주권자, 간수자, 점유자나 이러한 사람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를 말합니다. 퇴거요구는 반드시 수회 반복하여야되는 것은 아니고, 단 1회의 요구로도 충분합니다. '퇴거불응'이란 퇴거요구권자로부터 퇴거요구를 받고도 나가지 않는 것, 즉 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퇴거불응죄는 이러한 퇴거요구를 받고 퇴거에 필요한 시간이 경과해야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불응하는 그 순간 성립한다고 보는 것이 다수설의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식당에 들어간 손님이 주인의 퇴거요구를 받고도 퇴거하지 않는 경우에는 퇴거불응죄가 되는 것일까요? 일단 답을 먼저 생각해보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손님은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갈 권리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손님은 목적한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곳에 머무를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손님은 목적한 식사를 마칠 때까지는 주인의 퇴거요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보여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앞의 문제강의에서 나미식 씨는 맛집주인의 퇴거요구에 불응하더라도 퇴거불응죄가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나미식 씨는 현재 불결한 음식에 대하여 항의 중에 있는데, 맛집 주인은 설사 나미식 씨로 인해 영업에 지장이 있어도 이를 일방적으로 쫓아낼 권리는 없게 됩니다.

이상 강의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