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학당] 제7강 : 궁궐 이야기 (4) 경복궁

이번에는 경복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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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복 궁(景 福 宮)

[경복궁의 역사]

1. 창건기의 경복궁
 
태조는 조선왕조를 세우고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을 떠나 한 새로운 도읍지를 정한 뒤 새 왕조를 상징하는 궁전으로 1395년 태조4년에 경복궁을 지었습니다.

궁궐은 국왕이 거처하고 모든 정사를 관장하던 곳일뿐만이 아니라 왕실과 국가의 존엄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왕권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에 있어서 도읍지의 결정과 새 궁궐의 창건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시 유행하던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왕궁터의 길흉여부가 곧 왕조의 화목과 관계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궁궐터의 선정과 창건은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었던 것입니다.

태조는 예로부터 역성혁명의 임금은 반드시 도읍을 옯겼다는 신념 아래, 고려때부터 명당지로 지목돼 온 한양으로 도읍을 옮길것을 결심했으며, 1394년, 태조 3년 8월에 [신도궁궐조성도감]이라는 임시기구를 설치하고 궁궐조성임무를 맡게했습니다. 주로 산사의 승려들을 동원해 지어진 경복궁은 1395년, 태조 4년 9월에 그 완성을 보게 됩니다. 

경복궁의 명칭은 <시경>의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덕에 배부르니 군자 만년에 큰 복을 누리리라"는 구절에서 맨끝 두자를 따온 것이라고 하며, 궁명과 각 전각의 주요 명칭은 모두 개국 공신 정도전에 의해 붙여진 것이며 문 및 기타 다른 이름들은 세종때 집현전 학사들에 의해 명명된 것들 입니다. 

처음 태조가 창건한 경복궁은 총 390여칸으로 지금의 궁궐보다는 훨씬 작고, 소박한 모습이었습니다. 
1395년, 태조4년 12월에는 왕실과 조정 대신들이 한양 객사 건물에서 새로 지은 궁궐로 옮겨 신 도읍지에서의 새로운 면모와 체제를 갖추었고, 계속적인 수축으로 차츰 궁궐다운 모습을 더해 갔습니다.
 

1412년 태종 12년에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연회장소로 경회루를 지었는데, 원래 있던 누각의 터를 넓혀서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왕실의 권위를 높였던 것입니다.

세종 즉위 후에는 근정전을 새롭게 고쳐지 었고, 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돌보는 사정전도 근정전 뒤쪽에 다시 지었으며, 궁궐의 정문인 광화문 또한 새로 고쳐지었습니다.강녕전을 고쳐짓고  태조의 어진을 모셔 놓고 때에 맞춰 제사를 지내는 건물인 문소전도 새로 지었으며, 광화문에는 큰 종을 새로 만들어 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에 소박하게 지어졌던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으뜸가는 궁궐답게 웅장하고 화려하게 꾸며졌으며, 왕궁으로서 제 시설을 완비하게 되었습니다.

2. 잇달은 화재와 중건의 역사

 1395년 창건된 이후 조선왕조의 으뜸 궁궐이던 경복궁은 여러 임금을 거쳐오면서 크고 작은 화재를 입었습니다.
 

1543년, 중종 38년 1월, 화재를 입은 동궁을 중건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음양지설로 볼 때 불길하다는 이유로 그 해를 넘겼고, 결국 1553년 명종 8년에 발생한 대화재로 강녕전, 사정전, 흠경 각 등이 소실되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한 복구작업은 화재가 난 직후부터 계획되어서 1554년, 명종 9년 8월에 흠경각이 복구됐고 이어서 내전전각의 중건이 12월에 완료되었습니다.

하지만 1592년, 선조 25년 4월에 발생한 임진왜란으로 인해 또 다시 경복궁의 모든 건물은 불타고 마는데, 이때 왕은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살던 집 (현재의 덕수궁) 에서 임시로 나라 일을 보기도 했습니다.

왜란이 끝난 뒤, 별궁이던 창덕궁과 창경궁은 재건되었는데 반해 경복궁의 재건은 일찍이 선조가 그 계획을 수립했지만 대신들의 반대로 중단했고, 광해군이나 현종, 숙종, 익종등 이후의 역대 임금들도 궁을 재건할 뜻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공사가 너무 커 백성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실현되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죠. 결국 경복궁은 임진왜란때 소실된 이후 270년 동안이나 잡초만 무성한 폐허의 모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때 화재로 소실됐던 경복궁은 270여년동안 복구되지 못하다가 결국 1863년 고종이 즉위하고 그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쥐게 되면서 다시 지어지게 됩니다.  안동 김씨의 세도 정권을 물리치고 권력을 장악한 대원군은 외척정치를 배격하고 왕가의 권위를 회복시키고자 경복궁의 중건을 주창하여 실행시킵니다.

1865년, 고종 2년 4월 13일에 시작된 경복궁 중건 공사는 4년여에 걸쳐 계속됐고, 나라의 돈이 모두 바닥날 정도로 큰 규모의 공사였습니다. 대원군은 막대한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관료들과 부자들에게서는 물론 가난한 백성들에게까지 원납전을 거둬들였으며, 당백전이라는 새로운 돈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원납전을 바칠 수 없는 각 지방 백성들은 부역의 형식으로 전국적인 규모의 노무동원에 참여해야만 했습니다. 

중건공사가 진행되는 3년여동안 국내정세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인부의 조달이나 자재의 공급, 경제적인 어려움이 공사에 큰 지장을 주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천주교에 대한 금교, 대처형사건, 미국선 및 프랑스함대의 침입도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원군은 특유의 과단성과 능란한 정치수완으로 공사를 끝까지 밀고 나갔고, 기공 후 3년만 인 1867년, 고종 4년 겨울까지 중건의 주요 공사를 완공 단계에 이르게 했습니다. 마침내 그해 11월 16일, 고종은 완성된 근정전에서 백관의 조하를 받고, 공사를 하느라고 고생한 영건도감의 도제조 이하 관계 관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잔치를 열었습니다.

1869년에 완성된 경복궁은 궁안에 지어진 전체 건물이 무려 광화문, 인지당, 교태전, 강령전, 연생전, 경성전이 10월 11일 상량 7,225간에 달했고, 궁밖 후원에도 따로 489간을 갖춘 대규모의 궁궐이 되었습니다. 당시 기록된 일성록과 고종실록에 의하면 공사에 소요된 금전만 총770만여 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30여년에 걸쳐 어렵게 복구된 경복궁은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궁궐로서의 기능을 마감하고 또 다시 주인을 잃은 빈 궁궐의 운명에 처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1896년 고종은 세자와 함께 아관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했다가 다시 덕수궁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는 1894년부터 계속된 일본 군대의 궁성 난입과 왕에 대한 위협, 그리고 1895년 일본인 자객에 의한 명성황후 시해 참변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경복궁은 왕궁이 아닌 폐궁으로 변했고, 1910년 이후에는 일제가 궁내의 많은 건물을 마구 헐고 방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건춘문 안에 있던 비현각이 장충동의 남산장 별장으로 옮겨졌고, 그밖에도 많은 건물들이 일본인들의 요리점이나 사찰 건물로 탈바꿈한 것은 물론, 남산동, 필동, 용산 등지의 일본인 주택으로 옮겨졌습니다. 일제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져서 근정전을 비롯해 교태전, 경회루까지 이용하는 것은 물론 궁궐내의 넓은 땅을 사용하기 위해 많은 건물들을 철거하기도 해 경복궁은 더욱 무참하게 유린됐으며, 궁궐로서의 위상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습니다.
 

또한 5,200여평에 달하는 진열관을 새로 짓고 그 정원에는 고대 불교유물인 각종 석탑, 부도, 석등, 불상 등을 각지에서 옮겨와 마음대로 배치하고 음악당을 설치하기까지 했습니다. 특히나 망국의 서러움을 되새기게 한 것은 1915년 9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일제의 시정 5주 년 기념사업인 조선물산공진회 회기 중 개막식을 근정전에서 치뤘고, 이때 총독이었던 사내정의, 즉 일본어로 테라우치는 임금이 앉았던 용상에 앉아 경과보고와 개회사를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1916년부터는 조선총독부 청사 건축이 근정문과 광화문 사이에 시작되면서 궁궐 전면에 남아있던 흥례문과 좌우의 회랑, 유화문, 융성문, 협생문이 헐리고 영제교 또한 없어졌으며 지형까지도 변형되고 있습니다.

 또한 총독부 청사가 공사중이었던 1917년 11월, 창덕궁에 큰 불이 일어나 대조전을 비롯해서 흥복헌, 통명문, 양심각 등 많은 건물이 소실되자 이를 복구한다는 이유로 경복궁 안의 여러 전각을 헐어 자재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건물을 헐고 난 공터는 일본인들에 의해 여러 형태로 변형됐는데, 경복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했고, 동산을 없애거나 만들어 지형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나무를 심고 못을 파 일본식 정원으로 꾸미기도 했던 것이죠.

1995년 철거된 구 조선총독부 청사는 1926년 낙성돼 왕궁을 압도했고, 1927년 9월15일에는 왕궁 의 정문인 광화문을 헐어 건춘문 북측 경회루 정동 방향으로 옮겨졌고 서십자각은 없어졌으며, 영추문도 앞으로 다니던 전차의 진동으로 허물어지는 등 조선왕조 정궁인 경복궁은 완전히 맥이 끊기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일제때 경복궁에 새롭게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 철거된 옛 국립중앙박물관, 철거된 옛 전통공예 전시관, 현 경복궁관리사무소, 조선총독부 미술관, 조선총독부 부속 창고와 기관실, 관사등이 있다. 일제는 경복궁 안의 4,000여칸에 이르는 건물들을 방매하거나 철거했는데, 이는 모두 조선왕조의 존엄성에 먹칠을 하고 우리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말살하려는 일제의 의도적인 술책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3. 오늘날의 경복궁

고종때 중건된 이후 7.000여칸의 전각이 늘어서 있던 경복궁은, 일제에 의해 훼철 변형됐고, 해방이후 6.25 전란으로 손상됐으며, 그후에도 보호의 손길이 미쳐 닿지 못하는 사이에 왜곡과 훼손 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현재 경복궁에는 근정전, 근정문, 경회루, 자경전, 사정전, 천추전, 수정전, 제수각, 집경당, 함화당, 향원정, 집옥재, 협길당, 팔우정, 건춘문, 신무문 등이 고종 때의 건물로 남아있고, 민국 정부의 단기 복원 계획 이전까지 만춘전, 광화문, 영추문, 강녕전, 교태전, 흠경각, 함원전, 자선당, 비현각, 흥례문 등이 복원되었으며, 앞으로도 2009년 까지 지속적으로 복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광화문과 영추문의 경우는 원래모습과는 달리 콘크리트로 복원 됐고, 광화문은 그 위치 와 축이 원래와 다르게 복원됐으며, 영추문 또한 북측으로 옮겨진 위치에 복원돼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건물의 수는 40동, 857칸으로 일제시대에 철거되거나 궁밖으로 이건된 건물은 모두 356동 4648칸입니다. 경복궁은 비록 궁내의 대부분의 건물들이 없어지긴 했지만, 근정전과 누각등의 주요건물들이 옛모습으로 남아 있고, 창건때의 위치를 지키고 있어, 조선왕조 정궁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입니다.

[경복궁의 구성]
 

 경복궁은 궁 전체 울타리가 비교적 네모 반듯한 편이고 이 울타리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의 문이 설치된 점이 다른 서울의 궁궐에서 볼 수 없는 점입니다.

다른 궁들보다 먼저 궁을 세웠기 때문에 비교적 평탄한 지형을 골라 반듯하고 질서 있는 모습으로 꾸밀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처음 궁이 세워졌을 때의 모습과는 다른 곳들이 있습니다. 남쪽 광화문과 그 좌우 울타리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제시대에 총독부 건물을 세우면서 건춘문 북쪽으로 옮겨갔다가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으나 앞 도로를 넓히기 위해 뒤편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며, 남쪽 울타리 양끝에 있던 서십자각은 철거되었습니다. 게다가 동십자각 까지는 울타리가 끊겨 있습니다.

그리고 북쪽으로 가보면 지금은 빈터만 남아있는 건청궁 왼쪽으로 철조망이 처져있는데 이 곳은 역대 왕들의 어진과 신위을 모시는 전각들이 있었던 곳이지만, 군인들의 주둔지로 전락한 끝에 지금은 다시 원래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준비중입니다.  

어느 궁이나 공통의 공간구조인 삼문 삼조(외조, 치조, 연조)로 궁을 세웠기 때문에 경복궁도 이러한 구조와 후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외전에 세워져 있던 건물중 정전인 근정전과 편전인 사정전 그리고 옛날 집현전 터에 세운 수정전, 수정전 뒤의 경회루가 남아 있습니다.

내전에는 왕의 어머니인 왕대비가 거쳐하던 자경전이 잘 남아있고 왕과 왕의 침전인 강녕전과 교태전 그리고 주변의 부속건물이 '95년에 복원되어 있다. 후원에서는 별당의 일종인 함화당이 있고 그 뒤로 둥근 연못 안에 향원정이 잘 남아있다. 또 후원 제일 뒤편에는 왕실의 책을 보관하던 집옥재가 남아 있습니다.
 

이런 건물 외에는 고종때 있던 7천 여 간의 건물들은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궁안의 넓은 장소에 몇 동의 건물만 덩그러니 있었던 것은 아니 고 주변에 궁 안에서 심부름하던 사람들이 살던 집이 있었고 큰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던 행랑이나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지요. 행랑이나 담장이 있어야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이 서로 가려질 수 있는데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집과 집 사이에는 행랑이나 담장을 설치해서 서로 눈에 띄지 않게 하였습니다.

- 주요 건물 살펴보기 -

(1) 광화문(光化門)
 

경복궁의 정문으로, 1395년 경복궁을 창건할 때 정전(正殿)인 근정전과 편전(便殿)인 사정전, 침전인 경성전(慶成殿)·연생전(延生殿)·강녕전(康寧殿) 등을 지어 궁궐의 기본구조를 갖춘 다음, 1399년에 그 둘레에 궁성을 쌓은 뒤 동·서·남쪽에 성문을 세우고, 동문을 건춘문(建春文), 서문을 영추문(迎秋門), 남문을 광화문이라 이름지었습니다. 당초 1395년(태조 4) 9월에 창건되어 정도전(鄭道傳)에 의해 사정문(四正門)으로 명명되었다가 다시 오문(午門)이라 이름하였으나 1425년(세종 7) 집현전에서 광화문이라고 바꾸었습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흥선대원군에 의한 경복궁 중건 당시인 1865년에 다시 지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정궁인 경복궁의 정문으로 왕실과 국가의 권위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던 이문은 민족항일기인 1927년 문화말살정책의 하나로 경복궁의 여러 곳이 헐리고 총독부청사가 들어설 때 건춘문 북쪽으로 옮겨졌으나,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편전인 만춘전(萬春殿)과 함께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현재의 광화문은 1968년에 석축 일부를 수리하고 문루를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중건한 것이며, 친필은 당시 중건을 지휘한 민국의 대통령 박정희의 친필입니다. 
 

이 문의 현재 위치는 원래 위치보다 북쪽으로 약간 물러나 놓여있고, 좌향도 원래의 축선과 일치하지 않게 잘못 놓여 있는데, 원형대로 보존되었다면 조선 말기의 궁궐 건축을 대표하는 뛰어난 건물이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지요.

(2) 경회루(慶會樓)

경복궁 안에 있는 누각으로 국보 제224호 입니다.

근정전 서북쪽에 있는 방형 연못 안에 세운 이 건물은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기 위한 곳이었습니다. 본래 규모가 작은 누각이었으나 1421년(태종 12)에 연못을 확장하고 큰 규모로 중건하였고, 1473년(성종 4), 1474∼1475년, 1506년(연산군 12)에 수리공사가 있었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1867년에 재건하였습니다.

규모는 정면 7칸, 측면 5칸의 중층(重層)건물로 익공계양식(翼工系樣式)이며 전후 툇간11량구조에 팔작지붕으로 되었습니다.

방형의 연못 안에 동쪽으로 치우쳐 장대석으로 축대를 쌓아 기단을 삼았으며, 둘레에는 하엽동자(荷葉童子)와 팔각의 돌란대(廻欄石)를 두어 돌난간을 만들었고, 난간의 엄지기둥에는 12지상(十二支像)을 조각하였으며 또한, 건물과 육지를 연결하기 위해 세 개의 돌다리를 설치하였는데, 그 중 남쪽에 있는 것은 다른 두 개의 돌다리보다 폭을 넓게 하고 어도(御道)를 두어 왕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기단의 서쪽으로는 계단을 두어 연못의 배를 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외국 사신을 위한 환영연을 포함한 대-소규모 연회가 열렸으며, 해방이후에도 민국의 주요 행사때마다 주요 경축연회가 베풀어지기도 했습니다.

(3) 근정전(勤政殿)
 

근정전은 신하들의 조하(朝賀)를 받거나 정령(政令)을 반포하는 정전(正殿)으로, 때로는 사신을 맞아들이기도 하고 양로연이나 위로연을 베풀기도 하던 곳으로 국보 제223호입니다.

현재의 건물은 1867년 중건된 것으로, 경복궁 창건 당시인 1395년(태조 4)에 지은 건물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뒤 270여년 만에 다시 지은 건물이나, 최근 2003년 지탱하던 기둥들이 낡아 다시 해체하고 보수한 건물 입니다.  

내부에는 어좌 뒤에 일월오악병풍(日月五岳屛風)이 있고, 이 위에 천장에는 구름무늬 사이에 쌍룡과 여의보주를 조각하여 임금의 위엄을 살렸는데요.

 또한 근정전에서는 근정문에 이르는 어도(御道) 좌우에는 정1품부터 정9품까지의 품계를 새긴 품계석(品階石)을 배열하였으며 차일(遮日)을 칠 때 사용하였던 차일고리가 앞마당에 남아있으며, 이 곳에서는 정종 - 세종 - 단종 - 세조 - 성종 - 명종 - 선조 등 역대 임금들이 즉위하였습니다.

(4) 근정문(勤政門) 및 행각(行閣)
 

근정문은 근정전의 남문이며 행각건물과 함께 보물 제812호 입니다. 1395년 경복궁이 창건되면서 함께 세워졌으나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1867년 경복궁 중건때 다시 지어졌습니다.   

조선시대 궁궐 정전의 남문 중 유일하게 중층지붕의 건물이며, 행각도 다른 건물과 달리 복랑으로 구성되어 정궁으로서의 위엄을 살린 점이 두드러집니다.

(5) 건춘문(建春門)

 경복궁 동쪽 담에 있는 문으로 경복궁 중건 당시인 1865년(고종 2)에 다시 세워졌습니다.  일본인들에 의하여 조선총독부 청사가 세워진 뒤로는 광화문을 대신하여 경복궁의 정문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는데, 원래는 문반(文班)들만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었습니다.

(6) 동십자각(東十字閣)
 

경복궁의 궁담 동남 모서리에 위치했던 망루로 1880년 무렵에 건립되었고,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 13호입니다.  

본래 경복궁의 외궁성(外宮城)이 영추문(迎秋門)을 향하여 꺾어지는 부분에 있었던 서십자각(西十字閣)과 같은 규모로 그 위치가 서로 대칭되도록 지어졌던 것입니다.

현재 서십자각은 없어졌고 민족항일기 때 총독부건물을 지으면서 광화문을 옮기고 홍례문(弘禮門)을 헐고 궁성을 철거할 때, 양 날개의 담장을 모두 잃어 지금과 같이 길거리에 덩그러니 남게 되었습니다. 규모는 비록작으나 공예·조각기법이 잘 조화되어 광화문 동익루(東翼樓)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7) 사정전(思政殿)
 

근정전 뒤 사정문(思政門) 안에 자리잡고 있는 건물로, 왕이 평상시에 거처하면서 정사를 보살피던 전당이다. 창건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세종 때에는 이미 편전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조선 초기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현재의 건물은 1867년(고종 4)에 중건된 것입니다.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이를 얻을 수 있고 생각하지 않으면 이를 잃게 되는 것이므로 왕으로 하여금 깊이 생각할 것을 촉구한다는 뜻으로 사정전이라 하였다고 하며 정도전이 이름한 건물입니다.

양식상으로는 별다른 특징이 없으나, 창덕궁이나 창경궁의 편전이 모두 정전의 측면에 있는 것과 달리 이 건물은 정전의 정북방에 위치하고 있어, 경복궁이 조선조의 정궁(正宮)으로서 질서정연한 배치원칙을 따르고 있음을 이 건물의 위치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8) 수정전(修政殿)

세종 때 집현전으로 쓰이던 건물로서,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가 고종 때 재건되면서 건물 명칭이 바뀌었다. 근정전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경회루의 바로 남쪽 정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세종 때에는 여기에 왕실의 도서를 비치하고 집현전의 학사들이 주야로 글을 읽었던 곳이죠. 사육신 사건으로 집현전이 폐지된 세조 때에는 예문관이 되었습니다.

1867년(고종 4)에 재건되고 나서는 한때 대한제국의 군국기무처로 쓰여 내정개혁이 준비되기도 하였으나 이 기관은 곧 폐지되었으며, 1895년 1월에는 내각의 청소로 이용되었습니다. 1966년에는 한국민족관으로 임시로 이용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건물 한 채만 홀로 남아 있으나 고종 때에는 주변에 2백칸 가까운 행각들이 있었으나 이들은 1910년 이후 일본인들에 의해 모두 철거되었습니다.
 

(9) 아미산(峨嵋山)의 굴뚝
 

교태전(交泰殿) 일곽의 구들에서 연결되었던 굴뚝으로 보물 제 811호입니다.

교태전 일곽의 뒤에는 경회루의 연못을 판 흙을 쌓아 작은 산을 만들고 아미산이라 하였습니다. 2단씩의 장대석 석축을 네 층으로 쌓고 그 위에 괴석의 석분(石盆)과 석지(石池) 등 석조물을 배치하였으며 주위에 화초들을 심었는데 이 남쪽에 6각형의 굴뚝 4기가 남아 있습니다. 이 굴뚝은 화강석 지대석 위에 벽돌을 30단 또는 31단으로 쌓고 6각의 각 면에는 네 가지 종류씩의 무늬를 구성하였습니다.

(10) 자경전(慈慶殿)
 

경복궁 내전의 하나로 보물 제 809호 입니다. 1867년 경복궁 재건의 제2단계 조영(造營) 때 대왕대비인 조대비(趙大妃)를 위하여 옛 자미당(紫薇堂) 터에 지은 연침(燕寢)으로, 현재 경복궁 안에 남아 있는 연침 건물 가운데 하나이다.

전각을 둘러싸고 있는 행각과 담장에는 여러 가지 무늬가 장식되어 있어 그 꾸밈이 매우 아름답고, 특히 북행각에 이어져 있는 십장생도가 그려진 굴뚝은 따로 보물 제 810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11) 자경전(慈慶殿) 십장생(十長生) 굴뚝

십장생 굴뚝에 관하여서는 다음의 자료를 인용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 이하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http://100.naver.com - )

자경전 일곽의 구들에서 연결되었던 굴뚝으로 보물 제 810호이다. 자경전의 뒤뜰 샛담의 일부분을 굴뚝으로 만들고 뒷마당을 향하는 외벽 중앙부를 장방형으로 구획하여, 여러 개의 벽돌로 십장생 무늬를 짜 맞춘 뒤 회를 발라 화면을 구성하였다. 이 굴뚝은 담장보다 한 단 앞으로 돌출시켜 장대석 기단 위에 벽돌로 쌓았는데, 벽면의 크기는 너비 381cm, 높이 236cm, 두께 65cm이다.

제일 아랫부분에는 좌우에 각각 벽사상(　邪像)을 전(塼)으로 만들어 배치하였고, 그 위로(중앙부) 가로 303cm, 세로 88cm의 장방형 공간을 구획하였다.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해·산·구름·바위·소나무·대나무·거북·사슴·학·연꽃·불로초 등을 제각기 다른 조형전(造形塼)으로 만들어 회벽에 화면을 구성하였으며, 그 위로는 중앙에 용문전(龍文塼)을, 좌우에는 학문전(鶴文塼)을 끼웠는데 이 학들은 영지(靈芝)를 입에 물고 있다. 윗 부분에는 소루(小累)·창방(昌枋)·첨차(　遮) 형태로 만든 벽돌을 쌓고 그 위에 기와지붕을 이었으며, 정상부에는 점토로 만든 연가(煙家)를 두어 연기가 빠지도록 하였다.

자경전은 조대비(趙大妃)를 위해 지어졌는데, 십장생 무늬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조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여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굴뚝은 아미산의 굴뚝과 같은 유형의 무늬를 하였으나, 아미산의 굴뚝이 육면체로 화면을 구성한 데 비하여 장방형으로 처리하면서 넓은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여러 차례 보수하면서 약간 변형되기는 하였지만, 굴뚝이면서 공간 조형물로서의 장식적인 기능을 충실히 하였고, 그 조형미도 매우 세련되어 조선시대 궁궐에 있는 굴뚝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12) 건청궁(乾淸宮)
 

경복궁 안 북쪽 끝에 있었던 건물로 경복궁 중건이 끝난지 한해 뒤인 1873년에 창건되었습니다.

궁궐 안에서도 가장 깊숙한 자리에 있어서 정부 대신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비밀리에 내탕금으로 짓다가 공사도중에 문제가 되어 중지할 것을 요청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사는 강행되어 여러 건물이 건립되었으며, 그 뒤 국왕과 왕비의 거처로 이용되거나 외교적인 접대장소로도 활용되었습니다.

1895년에 일본인들이 저지른 을미사변으로 건청궁 안 곤녕합(坤寧閤)에서 명성황후가 돌아가신 곳이기도 하지요.

이후 국권이 일제에 넘어간 뒤로 일본인들이 경복궁 안에 있던 수많은 건물을 파괴할 때 헐리게 되었습니다. 건물이 남아 있지 않아 원형을 알 수 없지만 《궁궐지(宮闕志)》·〈북궐도형(北闕圖型)〉 등을 통해서 전체의 규모나 구성은 알 수 있는데요.

건물 전체는 크게 장안당(長安堂)·곤녕합·복수당(福綬堂)으로 구성된 일곽 162.5칸과, 장안당 서쪽에 있는 각감청(閣監廳) 60칸, 남쪽에 있는 연못과 그 가운데에 조성된 섬 및 향원정(香遠亭), 섬과 건청궁을 잇는 취향교(醉香橋)등이 이루는 궁궐 안 후원 일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건청궁은 명성황후 시해와 최초의 전기 가설이라는 한국 근세사에서 중요한 두 사건이 이뤄진 장소입니다. 뿐만아니라 건축사적 측면에서도 주목이 되는데, 건청궁의 배치형식은 조선시대 상류주택의 공간구성과 아주 비슷하다는 점에서 창덕궁 후원에 있는 연경당(演慶堂)과 비교, 고찰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13) 강녕전(康寧殿) · 교태전(交泰殿)

왕의 침전(寢殿)으로 사용되던 건물이 강녕전이고, 왕비의 침전으로 사용되던 건물이 바로 교태전입니다.

1920년까지 제자리에 있었으나 1917년 일어난 화재로 인하여 불타버린 창덕궁 내전(內殿)을 재건한다는 구실로 일본인들이 헐어 그 부재로 사용하였습니다.

본래 자리에는 민족항일기에 전국 각지에서 강제로 옮겨놓은 석탑이 배열되어 있을 뿐 주춧돌마저도 남아 있지 않았었습니다.

규모는 앞면 11칸, 옆면 5칸으로서 왕의 침전임을 상징할 만큼 장대한 크기의 건물이었다. 경복궁 창건 당시인 1395년(태조 4)에 처음 지었습니다. 이때 건물 이름은 정도전(鄭道傳)이 지었는데, 《서경》 홍범편(洪範篇)에서 말한 오복(五福)의 하나로서 강녕을 택한 것입니다. 그 내용은 임금으로서 해야 할 이상적인 정치를 논한 것으로 궁궐건축에 반영된 유가(儒家)의 정치이념을 잘 보여줍니다. 교태전의 경우는 주역에서 말하는 음양의 이치와 그 원리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합니다. 

두 건물 모두 1433년(세종 15)에 고쳐지었고, 1553년(명종 8)에 불탄 것을 이듬해에 중건하였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전화(戰禍)로 다시 불타 없어진 것을 1865년 경복궁 중건 때 다시 지었고, 일제때 헐려 없어졌으나, 1995년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복원되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오늘의 강의 였습니다.

부족한 강의 들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내일 더 좋은 강의로 뵙겠습니다.

개국 613년 5월 24일

전라도 학당 강장 장운익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