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학당(政碩學堂)

ㆍ작성자	김관
ㆍ작성일	개국623(2014)년 8월 20일 (수) 18:27 [유시(酉時)]
ㆍ문서분류	강당

ㆍ추천: 0 ㆍ열람: 384

[강의] 제329강 : 형법학 - 합의정사(合意情死)

아, 강의를 진행하던 도중에 컴퓨터가 다운되어 저장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 다 날라갔네요..ㅠ

그래도 다시 힘차게 첫 강의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가 진행할 첫강의는 합의정사입니다. 첫강의부터 좀 쎈게 아니냐는 생각들을 하실지 모르지만, 다른의미이므로 내용이 전혀 다르니 흥분(?)을 감추지 못하신 수강생이 계셨다면 흥분을 가라않히시고 강의에 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예전과 같지 않지만,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더라도 우리들은 많은 것에서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유교사상이 팽배했기 때문인데, 실례로 동성동본의 결혼이나 겹사돈 등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꺼려하시고 반대하시는 부분 중에 하나죠. 오늘은 이 동성동본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합니다.

김로미오(남)와 김줄리엣(여)은 서로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한가지 벽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신분의 벽도 아닌, 원수의 집안도 아닌 동성동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둘은 너무나 사랑했지만, 관습의 벽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이유로 양가 부모님은 절대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감행하는 커플이 많지만, 착하기 착하고 순했던 이 커플은 부모님의 허락없이는 결혼을 할 수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 안타까움은 더했습니다. 결국 이 둘은 이번 생애서는 사랑을 이룰 수 없다고 판단한 나머지 해서는 안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반자살, 이른 바 정사(情死)를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김로미오가 제안을 했고, 이에 김줄리엣이 승낙하면서 진행된 것입니다.

이리하여 이 둘은 경치좋은 한적한 바닷가의 펜션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꼭 이러한 대목에서는 경치좋은 곳이 나오죠..^^; 무튼 이 둘은 이 펜션에서 서로 손을 잡고 약을 먹어 음독자살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얼마되지 않아 물건을 챙겨주던 펜션주인에게 발견되었고, 이 둘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김로미오는 사경을 헤매다 구사이라생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김줄리엣은 결국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자, 과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김로미오는 사망한 김줄리엣에 대한 형사책임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1) 있다. 김줄리엣의 승낙을 받아 살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승낙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된다.
2) 없다. 이승에서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도 가혹한데,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김로미오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있을 수 없다.
3) 있다. 김줄리엣의 자살을 방조했기 때문에 자살방조죄가 성립한다.
4) 없다. 자살은 죄가 되지 않으며, 서로 합의하에 진행된 자살의 경우, 아무런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수강생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셨나요? 수강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답의 번호와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간단히 답변을 형식으로 토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한 답과 해설강의는 금요일에 진행할 예정이오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강의를 마칩니다.

개국623년 8월 20일
형법학 훈장 김관

http://www.1392.org/bbs?laed21:833

장지용

623('14)-08-20 22:05

문서작성자 김관님이 채택하신 글입니다
3번 같습니다. 결국 법의 논리로는 이 합의를 인정할 수 없겠죠. 자살을 내버려 두지 않아야 하는것이 법의 논리니까요.


김관	네에, 법은 인간이 생활하면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규제를 해 놓은 것입니다. 법리적으로 해석해 보면 법은 인간이 살아가야 할, 즉 죽음을 대한 정의를 지향하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08/22 10:30

이운

623('14)-08-20 22:40

1번 같습니다.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닌 죽음으로서 결론 짓는 것이 잘못이고 상대가 동의하였다 해도 살인은 살인이기 떄문입니다.


김관	굳이 따지자면 승낙보다는 음.. 자기의지에 따라 진행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법학적 의미에서 다가갔을 때 그 누구라도, 하물며 자기 자신이 목숨을 끊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승낙으로 인해 목숨을 취할 수는 없는게 현재 법의 논리입니다. 그러면 살인죄로 볼 수 있으나, 억지로 약을 먹이거나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약을 먹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겠죠. 그러한 의미에서 다시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08/22 10:34

홍봉한

623('14)-08-20 23:06

3번 같습니다. 동반자살이라는 것이 이미 같이 죽자고 합의한 후에 이루어진 사건(자살할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해야할까요)이고, 여기에 자의이던 타의이던 어쨋든 살아난 사람이라면 자살방조죄가 성립된다고 생각합니다.


김관	음..정사(情死)라는 것은 말 그대로 서로 죽는 것이죠. 서로 그 당사자들로 하여금 법적으로 해석할 논의마저 사라져 버리게 되죠. 그러나 그게 아니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겠죠. 꼭 정사가 아니더라도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가거나 이를 방관한다면 우리 형법에서는 이 역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법리적으로 보았을 때 형법의 상위법인 헌법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부분이 명시되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08/22 10:39

방인하

623('14)-08-20 23:55

저는 1번 같습니다. 김로미오가 먼저 제안을 하였는데 김줄리엣만 죽었기 때문에 살인죄가 성립될 것 같습니다.


김관	그렇죠. 분명 제안을 했는데, 죽이려는 직, 간접적인 행동을 한 것은 없었다는 것이 초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인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의로 타인을 살해하여 생명을 빼앗아야 합니다. 그러나 김로미오는 김줄리엣의 생명을 빼앗기 위하여 한 행위는 없습니다. 물론 제안은 했지만..그렇다면 살인죄보다는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해보시면 또다른 답이 성립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08/22 10:46

박승

623('14)-08-21 01:00

3번 아닐까요? 3) 있다. 김줄리엣의 자살을 방조했기 때문에 자살방조죄가 성립한다.


김관	그럴 수 있습니다. 간단히 보자면 어느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답이 달라지거나 죄목이 빠귈 수도 있는 겁니다. 실체적 법적 사실이라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 그 상황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느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부분을 대입하여 어떠한 범죄와 형벌이 성립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08/22 10:48

강해

623('14)-08-21 01:11

이성은 3번이지만 감성은 4번을 말하네요 ㅠㅜ


김관	법학은 감성에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물론 법은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칼같이 적용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들자면 감형이나 정상참작, 그리고 '유예'제도가 그러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만일 두 당사자가 죽었다면 법리적으로 논할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에 법을 적용할 수가 없으니 죄가 안된다고 해도 무방하겠지만, 김로미오는 살았다는 것이 초점이 될 수 있겠네요. 여기서부터 사실적 판단에 입각하여 죄와 형벌을 결정지을 수가 있는 부분입니다.^^	08/22 11:14

이혜

623('14)-08-21 10:48

이럴땐 그냥 찍는거죠. 4번입니다.


김관	하하, 저도 찍기를 좋아하는데 대부분이 오답이더라고요^^; 그냥 찍으신 부분이시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꺼 같습니다.	08/22 11:15

성삼문

623('14)-08-22 00:29

3번 같네요! 같이 자살하자고 동기 부여를 해서 그러한 의사를 가지게 한 것이니 자살방조죄가 성립할 것 같습니다!


김관	네, 훌륭한 예측이십니다. 동기부여..어떠한 일이든 동기부여가 향후의 상황을 만들게 되지요. 김줄리엣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죽을 수 있는 부분도 어쩌면 행복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기에 스스로 음독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했을것이고요. 결국 사람을 죽게하는데에 있어서 어느정도 관여 및 방관이 되었냐는 건데요. 우리 형법은 둘다 관용을 배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김로미오는 무죄가 힘들겠지요?!^^	08/22 11:19

박찬

623('14)-08-22 07:47

4번이 아닐까 싶네요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김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자유가 보장된다 라고 모두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 역시 국가가 존재하고, 규제가 존재하기에 지켜지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인 동시에 법치주의 국가입니다. 법은 자신 뿐 아니라 타인이라도 생명을 빼앗는 일에 대해서는 엄격합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처벌해야할 대상이 사라지는 것이죠. 물론 혼자 죽었다가 깨어나면 크게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벌금과 또 치료비, 그리고 자살미수로 인한 심신적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08/22 11:24

김관	죽음에서 자유롭다라고도 볼 수가 없겠죠.. 이 자체가 또하나의 형법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ㅠ	08/22 11:25

김관 623('14)-08-23 00:57	정답은 3번입니다. 위에서 말하는 정사(情死)라 함은 법률적인 의미로 합의에 의한 공동자살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에 살아남은 사람은 공동자살에 대한 의미가 사라지게 되면, 경우에 따라 자살교사죄나 자살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위와 같은 사건은 자살 방조죄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