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마다 오장육부지만 놀보는 오장칠부인 것이 심술보 하나가, 왼편 갈비 밑에 병부주머니를 찬 듯하여 밖에서 보아도 알기 쉽게 달리어서 심사가 물론 말할 것도 없고 한눈에 담을 수도 없이 넓어서 끝이 없으니 이렇다. 본명궁에 벌목하고 잠사각에 집짓기와 오귀방에 이사하기를 권하고 삼재든 데 혼인하고 동네 주산을 팔아먹고 남의 선산에 몰래 묘지 쓰기 길 가는 나그네 양반 재울 듯이 붙들었다 해가 지면 내어쫓고, 일 년을 품팔아 농사지어 추수하면 옷을 벗겨 내어쫓기, 초상난 데 노래하고 역신 든데 개 잡기와 남의 곡식더미에 불지르고 가뭄 농사에 물길 끊기 불붙은 데 부채질, 밤에 장사 지낼 때 큰 소리로 떠들기 남 혼인할 적에 바람 넣고 첩들 싸움에 그른 편들기, 길 가운데 훼방 놓고 외상 술값 억지 쓰기, 전동다리에 딴죽치고, 장님 옷에 똥 칠해놓기, 배 앓는 사람한테 살구 주고 잠든 사람 뜸질하기, 내달리는 사람에게 발을 걸고, 곱사등이 넘어뜨리기, 열리는 호박 넝쿨을 끊고 이삭 나오는 곡식 뽑아버리기, 술 먹은 사람에게 욕을 하고 시장에 가서 억지로 물건 팔기, 좋은 망건 편자 끊고 새 갓 보면 땀대 떼기, 가난한 양반을 보면 관을 찢고 거지 보면 자루 찢기 상인을 잡고 춤추기와 여승 보면 겁탈하기,새 초빈에 불지르고 소대상에 제청 치우기, 애 밴 계집의 배를 차고 우는 아이 똥 먹이기 늙은 행인의 노비를 훔치고 급하게 달리는 군사 잡고 실랑이질, 심부름꾼 도둑하기, 진영의 군사 막대 뺏기, 지관을 보면 패철 깨고 의원을 보면 침 도둑질, 물 인 계집 입 맞추고 상여 멘 놈 정강이 치기 만만한 놈 뺨 치기와 고단한 놈 험담하기 채소반에 물똥 싸고 수박밭에 서리질과 소목장이의 대패 뺏고 초라니패의 떨잠 도둑 옹기짐에 작대기 차고 장독간에 돌 던지기 소매치기 벌금 낼 돈 잔도둑의 끝돈 훔치기 다담상에 흙 던지기 이장할 때 뼈 감추기 어린애의 불알을 발라 말총으로 호아매고 약한 노인 엎어뜨려 마른 항문을 비역하기 제삿술병에 개똥 넣고 뱀술병에 비상 넣기 곡식밭에 소말 몰고 아버지 형 또래와 친구하기 귀먹은 이더러 욕하기와 소리할 때 잔말하기 날이 새면 행악질 밤이 들면 도둑질을 평생에 일삼으니 제 어미 붙을 놈이 삼강을 아느냐 오륜을 아느냐. 굳기가 돌덩이요 욕심이 족제비라 네모진 가마로 이마를 비비어도 진물 한 점 아니 나고 대장장이 불집게로 불알을 꽉 집어도 눈도 아니 깜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