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서원(淸巖書院)

ㆍ작성자	홍봉한
ㆍ작성일	개국633(2024)년 1월 21일 (일) 11:31 [오시(午時)]
ㆍ문서분류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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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제554강 : 임진왜란 이후 조선수군정비(1) 경상도 중심 해안방위

안녕하세요.

원장 겸 훈장 홍봉한입니다. 앞으로 14회기 동안 조선 수군 및 강화 돈대에 대한내용으로 강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사실 개인 블로그에 먼저 연재했던 글이긴 합니다 ㅎㅎㅎ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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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부터 1598년까지 이어진 임진왜란은, 사실상 통제사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전승으로 인해 승리를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의병의 활약, 관군의 재정비 및 반격, 명나라의 대군 지원 등 요인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수군의 활약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비록 전쟁은 승리로 끝이 났지만 임진왜란이 조선에 준 충격은 실로 컸습니다. 개국 이래 200년 만에 외국과 벌어진 전면전이었으며 7년 기간 동안 벌어진 장기 전쟁으로 인해 조선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기 때문입니다. 임진왜란은 끝이 났지만 조선 정부는 일본군의 재침을 염려하였습니다. 이미 전쟁을 거치면서 중앙 군영인 훈련도감을 창설하고, 명나라의 병법서인 기효신서를 들여왔으며, 지방군은 속오군으로 개편하는 등 여러 개혁이 단행되었고, 이어서 수군 제도 역시 재정비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599년 좌의정 이항복은 왜적의 침입 경로를 예측하면서 방비하고자 하는 장계를 올렸습니다.

[ (…) 이들이 침구해 오는 길은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오도에서 동남풍을 타고 삼도(三島)에 이르러 유숙한 뒤 선산도(仙山島)를 지나 곧바로 고금도(古今島)와 가리포 등처에 도달되는 길이고, 대마도에서 동북풍을 타고 연화도와 욕지도 사이에 이르러 유숙한 뒤 곧바로 남해의 미조항·방답 등처에 도달하는 길입니다. (…) 그런데 이른바 연화도와 욕지도는 바로 경상 우수영의 연대(煙臺)와 마주 바라다 보이는 섬으로 적선이 왕래하는 숫자를 분명하게 셀 수 있습니다. 형세가 이러하기 때문에 오도의 왜적이 삼도와 선산도를 지나서 고금도를 침범할 경우는 늘 뜻밖에 나오기 마련이지만 대마도의 왜적이 연화도와 욕지도를 지나 남해 등처를 침범할 경우에는 우리에게 발각이 됩니다. (…) 대마도서 부산에 닿을 경우 정동풍을 만나기만 하면 한번 돛을 올려서 금방 도착하게 됩니다. 부산에서 대세(大勢)로 여겨 의지하고 있는 것은 우수영뿐인데 수영과 대마도는 향배(向背)의 형세가 다르기 때문에 바람의 역순(逆順)도 이에 따라 구별됩니다. (…) ] - 1599년(선조33) 1월 28일

사진1. 1599년 이항복이 예상한 왜적의 침입 경로

이항복이 주장했던 일본군의 침입 경로는 총 세 가지 경로였습니다. 첫 번째는 대마도가 아닌 오도에서 전라도 방향으로 침입하는 경로, 두 번째는 대마도에서 여수, 남해 부근으로 침입하는 경로, 세 번째는 임진왜란 때와 같이 부산으로 쳐들어오는 경로였습니다. 하지만 이중에 첫 번째와 두 번째 경로의 경우 적들이 침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결국엔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방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논의가 몇 차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이 조치들이 이루어집니다.

먼저, 통제영의 위치를 이전하고 위상을 격상했습니다. 우선 통제사 제도는 기존에 없는 제도로써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3년 조선 정부는 전라좌도수군절도사(전라좌수사)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하면서 생기게 되었습니다.

[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에 겸임시키고 본직은 그대로 두었다. 조정의 의논에서 삼도 수사가 서로 통섭할 수 없다고 하여 특별히 통제사를 두어 주관케 하였다. 원균은 선배로서 그의 밑에 있게 됨을 부끄럽게 여겨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 1593년(선조수정26) 8월 1일

삼도수군이라 함은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수군을 이르는 말로 각 도 별로 있는 수군 지휘관을 다시 한데 엮어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삼도수군통제사를 임명하여 부여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이순신의 직함이 전라좌수사 겸삼도수군통제사였습니다. 비록 삼도수군통제사가 종2품으로, 일반 도수군절도사(정2품)보다 품계가 더 높았으나 본직인 전라좌수사가 그대로 있고 통제사를 겸임하는 형식이었으나, 임진왜란이 끝난 이후에는 삼도수군통제사를 본직으로 하였고 겸임을 경상우수사로 하면서 통제사의 권위를 격상하였고, 방어 주체를 경상우수영에 부여함으로써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방위 체계의 중요성을 나타내었습니다.

통제사를 경상도에서 겸임하게 되면서 통제영 역시 자연스럽게 위치가 이동됩니다. 1601년 고금도에 위치해 있던 통제영을 거제도의 오아포로 결정했으나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오아포에는 행영(行營)을 설치하였고, 1603년에 거제 두룡포로 이동하게 하였습니다. 통제영이 설치된 이후 둔전을 확대하고 어염세를 확보하는 등 재원 마련을 통해 통제영의 운영을 안정화를 꾀하하였습니다.

사진2. 임진왜란 이후 통제영의 위치 이동

둘째, 통제영의 이동으로 인한 소속 수군진의 거점 이동 및 복구입니다.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대부분 경상도의 수군진은 제 기능을 상실하였습니다. 전쟁 초기 경상좌수사 박홍, 경상우수사 원균 등이 수군진을 비우고, 전투선인 판옥선을 대부분 수장시키고 육지로 올라가거나 전라도 방향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무방비상태로 놓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선 조선 정부는 기존에 설치되었던 수군진을 복구하는 데 무엇보다 경상도에 우선 순위를 두었습니다. 또한 위치 이동 역시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기존 진의 복구가 매우 어렵거나, 전략적 위치에 따른 이동이 이루어져 6개 정도의 진이 이동을 하였습니다. 울산에서 포항 해안에 있던 6개의 진을 부산에 있는 좌수영 부근으로 모두 옮겨 유사시를 대비하고자 하였습니다.

셋째, 소모별장진을 새롭게 설치한 것입니다. 소모별장은 군사를 모집하는 일을 맡은 별장인데, 임진왜란 직후 조선 정부는 연안으로 이들을 파견하여 백성을 모아 일정 수준의 규모에 이르면 진을 설치하였습니다. 이를 소모별장진이라고 하는데, 이 진은 백성을 모으고 둔전을 경작하게 하여 생계를 보장해주는 대가로 병력으로 동원하였습니다.

참고자료

송기중(2019), 조선 후기 수군 연구, 역사비평사.

조선왕조실록

사진자료

사진1. 1599년 이항복이 예상한 왜적의 침입경로(구글맵 활용)

사진2. 임진왜란 이후 통제영의 위치 이동(구글맵 활용)

http://www.1392.org/bbs?laed11:1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