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쟁점

종중의 종원에 대한 명의신탁의 유효성, 무권리자의 처분행위에 대한 권리자의 손해전보 방안으로 이른바 1)물권적 청구권의 이행불능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채무불이행 손해배상) 2)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의 성립여부가 각 문제되고, C는 A에게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민법상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또한 역수상 장기간의 권리변동이 문제되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끝나지는 않았는지 살펴본다.

II. 위 명의신탁의 유효성 및 처분행위의 유효성

1. 명의신탁의 유효성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실법')은 제8조에서 종중이 종원에게 하는 명의신탁으로서 탈법의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부실법의 적용이 없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바 <판례>는 이를 유효한 명의신탁으로 취급한다. 이 사건 명의신탁은 탈법목적이 없는 종중의 종원에 대한 명의신탁이었으므로, 판례이론에 따라 유효하게 된다.

2. 위 C의 처분행위의 유효성

종중은 비법인사단이므로, 비법인사단의 재산소유관계는 총유로 한다는 민법규정(제275조)에 따라 본래의 소유자인 B종중의 총유에 속하는 것이나, 이 사건 명의신탁이 유효하므로 대외적으로는 종원 A, 대내적으로는 종중 B가 이 사건 X토지의 소유권자가 된다. 따라서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종원 C의 처분행위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로서 무효이다. 무권리자로부터 토지를 양수한 자는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법제상 선의라도 보호받을 수는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명의신탁은 유효하고, C의 처분행위는 무효이다.

III. 명의신탁 해지후의 법률관계 : 손해배상

1. 명의신탁해지 후의 법률관계

유효한 명의신탁을 해지하는 경우 장래를 향하여 소유권은 원권리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결국 원소유자인 B종중에게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 시점 기준으로 C의 처분행위로 인하여 D에게 이미 X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 B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확정되었으므로, B종중에게 이 사건 토지의 등기말소청구권이 없음이 확정되어, 이행불능이 된다.

2. 손해배상청구권

가.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

<판례>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본래채권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내용이 확장 변경된 것인데, 물권적 청구권은 권리자인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면 이제 발생의 기반이 없게 되어 그 존재가 인정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말소등기절차이행의무의 이행불능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가해자의 위법행위, 타인의 손해, 상당인과관계를 요건으로 성립하는데 <판례>는 무권리자의 위법한 등기경료행위와 소유자의 소유권상실 사이에 인과관계를 긍정하는 입장인바 C에게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제750조). 이 경우 등기부취득시효완성자를 상대로 한 말소등기청구의 소에서 패소확정된 시점이 바로 이행불능시로서 소유권상실이 현실화된 대라 볼 것이므로, 그 때가 손해배상액산정의 기준시점이 된다.

3. 손해배상액의 산정

위 기준시점에 따르면 이행불능시 기준 시가는 5억 8천만원이었으므로 그 금액이 손해액이 되고, 종원 A가 관리소홀한 사이에 벌어진 문제이므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판례>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부주의를 이유로 책임감면을 주장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므로, 등기위조자인 C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는 없다. 또한 위 손해배상청구권은 토지소유권상실이 현실화된 때, 즉 패소판결확정시에 비로소 발생하므로, 1997. 1. 기준 불법행위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불법행위임을 안 날로부터 3년, 있은 날로부터 10년이므로, 청구시점인 1999년 현재 아직 소멸시효기간이 끝나지 않아 그대로 청구할 수 있다.

IV. 결론

B종중은 A를 대위하여 C를 상대로 5.8억원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