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황상과 만조백관들에게 전하노라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몸이 견디기 힘들어 하니 천운이 다 한 것 같다. 부황의 뒤를 이어 황위에 오른 것이 엊그제 같건만 이렇다 할 업적 없이 이승을 떠나야 하니 그저 선제들을 뵐 면목이 없다. 마지막으로 황상과 만조백관들에게 하교 하노니 가슴 깊이 새겨 짐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말라.
작금의 조정은 심히 피폐하고 관리와 백성이 부족하여 나라의 살림을 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부황이셨던 고조숙황제께서도 그러하셨듯이 우리 또한 쓸어져가는 제국을 되살릴 수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만 백성들이 한 마음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위로는 황제를 보필하고 아래로는 새로운 백성들을 이끌어주며 서로가 힘을 주며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어떤 시련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제국에 대한 소망을 저버리지 않는 것. 그 것이 조정을 다시 일으켜세울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허니 백관들과 백성들은 황상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지 말고 더 큰 미래를 보고 앞으로 나아가라.
마지막으로 황상에게 부탁합니다. 자고로 한 나라의 지존은 만 백성의 어버이와 같아야 한다 하였습니다. 황상을 따르는 모든 이들을 품어주고 아껴줄 수 있어야 진정한 황제라 할 수 있는 법입니다. 때로는 죄를 범한 백성을 엄히 다스릴 수도 있어야 하나 그들의 소리를 듣는 일 또한 결코 게을리 하셔서는 아니됩니다. 한 번 생각할 것을 두 번, 세 번 생각하여 결정하는 신중함을 잃지 마시고 매사에 지존으로써의 모범을 보이세요. 임금은 만기의 일을 해야 한다 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드실 것입니다. 허나 황상께서 가슴에 새기신 뜻을 가지고 담대히 나가다 보면 신의를 아는 이들이 황상을 보좌할 것입니다.
부덕했던 짐에게 목숨을 걸고 간언하였던 모든 이들의 충심을 알기에 세상을 떠나기가 싶지 않다. 허나 그들이 황상 또한 충으로 보좌할 것을 믿기에 이만 눈을 감노라.
- 숭례원년 8월 16일 상황 덕홍전에서 붕어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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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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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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