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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
[보덕] 연하수아 제4화
아술 단군 1년 인후 9년 정월에 추성문의 차남 추명철(秋明哲)을 내자시정(內資寺正)을 명했다. 2월, 원모대군이 상배(喪配)를 당하자, 돈령부의 대신들이 후취(後娶)를 맞이하기를 청하였다. 그러자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이와 유사한 전례들을 경연청과 승정원에 명을 내려 모두 찾아내게 하였다. 왕이 찾아낸 전례들을 의정부와 돈령부의 대신들을 모두 불러들여 전례들을 꼼꼼히 살피고 검토하니 종친(宗親)을 비롯해 재추(宰樞) 이하 대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왕이 정리하여 하교(下敎)를 내렸다. 그 내용은 이렇다. “부인이 죽으면 다시 재혼하도록 한다. 만일 이를 어길 시에 즉시로 처형한다. 이는 모든 종실(宗室)과 모든 대신에게 한한다.” 이후 고관대작(高官大爵)에만 이 명령이 적용되었다. 3월, 도성 밖 양주목에 지진이 일어났다. 양주목에 살고 있던 백성들이 불안에 떨었다. 4월, 연하수아의 상소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은 것에 신하들이 의중을 물어보니, 왕이 엄벌에 처할 일이 아니라며 이를 물린 뒤 연하수아에게 근신하도록 명했다. 5월, 문묘해를 병조판서에 명했다. 6월, 궁길성을 내감성대신(內監省大臣)에 명했다. 전조의 관직이다. 7월, 궁경창을 칙지성대신(勅旨省大臣)에 명했다. 전조의 관직이다. 8월, 궁대운을 조궁성대신(造宮省大臣)에 명했다. 전조의 관직이다. 9월, 궁홍위를 내감찰(內監察)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0월, 강규를 내개찰(內改察)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1월, 홍기를 대검찰(大檢察)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2월, 연일근을 곤본계사(袞本啓事)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아술 단군 2년 인후 10년 정월, 새해를 맞이하여 왕이 일엽사를 찾아가 새해를 기념하는 기도를 올리자, 일엽사 앞뜰에 큰 서광(瑞光)이 비쳤다. 일엽사 주지가 왕에게 큰 복이 내려지리라고 축복하였다. 2월, 하서를 좌평준사(左平俊士)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3월, 노술을 우평준사(右平俊士)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4월, 원모대군이 세상을 떠났다. 종실의 원로들 중 하나가 세상을 떠나자, 온 백성들이 통곡하였다. 원모대군은 생전에 왕실의 웃어른으로써 나랏일에 소홀히 한 바 없었다. 5월, 궁향산을 대납언(大納言)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6월, 양송근을 중납언(中納言)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7월, 궁다경을 소납언(小納言)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8월, 궁옥서를 사부장관(篩部長官)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9월, 궁가영을 사부차관(篩部次官)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0월, 계소의를 좌도안찰사(左道按察使)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1월, 궁응정을 우도안찰사(右道按察使)에 명하였다. 전조의 관직이다. 12월, 계양연을 경기좌도안찰사(京畿左道按察使)에 명하였다. 이때 좌도안찰사와 우도안찰사가 부복하여 말하길, “지금 각도의 사정이 중앙을 통솔하기에 매우 버겁습니다. 이는 열성조께서도 아시는 바이니, 안찰사를 각도에 파견하시어 백성들을 위무하고 내치를 도모하는 것이 매우 시급합니다. 그러하다면 나라의 재정은 안정될 것이며 국방을 더욱 탄탄히 할 것이며 온 나라가 태평할 것입니다. 부디 이를 헤아리시어 가납(嘉納)하십시오.” 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전조의 관제임에도 불구하고 안찰사의 관제를 더욱 유지하게 되었다. 아술 단군 3년 인후 11년 정월, 궁수해를 좌도검세사(左道檢稅使)에 명했다. 전조의 관제다. 2월, 궁대유를 경기우도안찰사(京畿右道按察使)에 명했다. 3월, 궁천강을 우도검세사(右道檢稅使)에 명했다. 4월, 민범을 나주목사(羅州牧使)를 명하여 전라좌도안찰사(全羅左道按察使)를 겸임하도록 했다. 전라도의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5월, 좌도검세사와 우도검세사가 왕에게 부복하여 말하길, “안찰사의 전례에 따라 백성들에게 세금을 부과함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어찌하여 위무만 하십니까. 나라의 재정이 많고 적음이 빈번한데 백성들을 도외시한다면 민심은 돌아설 수밖에 없습니다. 하여 신들이 부복하여 아뢰니 경기에 좌도와 우도를 나누어 검세사를 파견해 돈을 관리하도록 윤허하여 주십시오.” 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였다. 6월, 민희를 경기좌도검세사(京畿左道檢稅使)에 명하였다. 7월, 좌찬성 주람이 세상을 떠났다. 왕이 장례를 후히 치르도록 명하고 우찬성에게 정사를 일임했다. 8월, 금교대군이 하세했다. 왕실의 웃어른이 세상을 떠나자, 왕이 장사를 후히 치르게 했다. 9월, 안덕중을 통례원상례(通禮院相禮)에 명하였다. 10월, 왕이 소용에게서 아들을 낳으니, 국선군(國宣君)에 봉했다. 11월, 왕이 전빈에게서 딸을 낳으니, 현주옹주(玄珠翁主)에 봉했다. 12월, 왕비가 아들을 낳았으니, 영세대군(永世大君)에 봉했다. 아술 단군 4년 인후 12년 정월에 예조 관원이 왕에게 말하길, “금년(今年)을 갑신년(甲申年)으로 삼아 온 백성들이 나라를 평안히 기원하도록, 모든 절마다 찾아가 기도를 드리게 하십시오. 그리한다면 나라가 부강해질 것입니다.” 하니 왕이 이를 받아들여 모든 절을 개방하여 백성들이 기도를 드리도록 윤허했다. 2월, 죽서원을 혁파하니 전조의 관직이기 때문이다. 죽서원 안에 있는 모든 서적을 집현전에 모두 옮겨 보관하도록 명했다. 3월, 지생곤과 지순목이 부자 관계를 맺었다. 지생곤에게 후사가 없어 매우 근심하던 찰나에 지순목과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를 예조에 찾아가 알아보니 확인해 보니 친척관계로 일치하였다. 이에 지생곤과 지순목이 한집에서 살게 되었다. 왕이 양부(養父)가 되는, 지생곤에게 벼슬을 청했으나 이를 사양하고 자식의 앞길만을 빈다고 하였다. 4월, 배동을 중용(重用)하여 거제현령(巨濟縣令)으로 명했다. 5월, 왕이 배동의 전례에 따라 지생곤을 고부군수(古阜郡守)에 명했다. 지생곤이 처음에는 자식의 앞길에 누가 끼칠 것을 저어했으나 순목의 간곡한 청에 못이겨 이를 받아들였다 한다. 6월, 오성만을 풍저창수(儲倉守)에 명했다. 7월, 연하수아가 반란을 일으켰다. 모선주로 하여금 오위의 군사들을 끌어들여 왕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이에 왕이 혼비백산하여 한양부로 다시 도읍하니 연하수아는 궁궐에 들어가 차지한 뒤 상궁 이하 모든 궁녀, 모든 내관들을 죽이라고 명했다. 이때 희생된 이들이 일흔두 명에 달했다. 8월, 갈해가 왕에게 간하길, “연하수아가 반역의 수괴가 되었으니, 어찌 충역(忠逆)을 가리지 못하겠나이까. 하루속히 연하수아를 참하시어 나라의 본보기를 바로 하시옵소서.” 하였다. 이에 왕이 울음을 터뜨리며 “내 저를 그토록 귀염을 주었건만 이토록 은혜를 원수로 갚는단 말이냐.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더냐.” 소리치자, 신하들이 모두 임금의 읍소에 따라 울기만 했다. 9월, 연하수아의 정변이 진압되지 않은 채 흐지부지하게 되자, 왕이 내관 한 사람을 보내어 양주 땅에 찾아가 연하수아의 의중을 물어보게 하였다. 이때 연하수아가 내관에게 이르길, “백성들의 수탈을 멈추고 하루빨리 정부를 수립하여 민정(民政)을 펴 다스리기를 바란다.” 고 하였다. 왕은 연하수아의 뜻에 따라 정부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노량궁의 중건은 차후에 의논하였다. 10월, 문정황태후가 하세하자, 통곡하였다. 왕은 문정황태후의 유해를 일엽사 인근에 안장하고 일엽사 주지로 하여금 장사를 후히 치르게 했다. 11월, 연하수아가 실권을 움켜쥐는 형세가 되자, 의정부 인사들을 불러들여 정무를 의논하니 왕의 권위가 이토록 실추된 적이 없었다. 12월, 모선주를 이조판서에 명했다. 모선주에게 인사권을 장악하게 하여, 조정 대신들 모두 연하수아 자신의 수하로 붙이기 위한 수순이었다. 모선주는 모선주대로 대대로 왕명에 따랐지만 중앙에 나아가지 못한 것에 큰 불만을 품었기에 연하수아의 정변에 가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선주가 아랫것을 시켜다 자신의 뜻과 맞는 오위의 군사들을 규합해 연하수아와 정변을 일으키고 실권을 움켜쥐려는 야심을 품게 된 그는 이조를 장악하여 자신의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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