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백일장] <독후감> 참가합니다

'삼한지'를 읽고

 남자로 태어나서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삼국지 때문에 독서광이 되거나 소설가의 꿈을 키운 사람도 있을 테고 중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 번쯤 그 어지럽던 난세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삼국지는 포부나 용기를 키워준다는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고 많은 부모님들이 추천했을 것이다. 유익한 책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 책 때문에 중국 역사에만 관심을 가지고 한국의 역사에 관심 가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기신이나 사마천은 알면서 유유나 거칠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 한다. 중국역사에서도 옛 지혜를 알 수 있지만 우리의 역사를 통해서도 익힐 수 있다. 우리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고려 시대에 관리들이 중국 역사는 아나 우리의 역사는 모른다고 하여 삼국사기를 편찬하게 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삼국사기와 같은 책이 필요하다. 아니, 연표에 가까운 삼국사기보다도 이제 우리 역사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돋우기 위해 삼국지나 수호지 같은 소설 형식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그런 책이 바로 '삼한지'라고 나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배경은 삼국시대 말기, 삼국통일을 앞두고 있는 6세기 말부터 시작하여 676년의 기벌포 전투로 인한 신라의 삼국통일까지의 약 1백여 년을 담고 있는 삼한지는 총 10권으로 삼국지처럼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읽기 쉽다. 계백이나 김유신과 같은 눈에 익은 인물들과 서동 설화나 살수 대첩 같은 귀에 익은 이야기들이 다수 등장하여 처음 읽는 사람들도 친근감을 느끼고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지만 더 유익한 점은 앞에서 강조하였듯이 우리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국지처럼 수십 만의 대군이 등장하여 싸우지 않고 그렇게 치밀하게 짜여진 전략도 적지만 삼국사기처럼 딱딱하기만 했던 논문으로만 설명되어 오던 우리 역사가 소설로 재구성됨으로서 관우나 조조보다 김춘추와 김유신과 같은 우리 인물에 대해 흠모하게 되는 계기가 될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