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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경기도/과의교위] <상소> 몇 가지 시무에 관하여 아뢰는 글
신이 일신의 사정으로 말미암아 조정을 떠나 있은지도 오래 되었고, 실직에 있을 적에 아는 것이 일천하여 특별히 쓰인 바 없었더니, 여러 관원의 지도와 성상의 은총을 입어 오래 근무하는 영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항상 아둔한 말을 하고 틀리는 것이 잦아 상하로 누가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신은 이를, 본조에 대한 지식이 너무 얕고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이라 여기고, 물러나 있는 동안 본조의 국정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방안으로 상소문 등 과거의 문건을 여러 차례 접하여 보았습니다. 참으로 영광의 역사도 있었고, 오욕의 순간도 있었다 할 것이어서 신이 추후에라도 관직에 나가게 되면 이런 역사의 한 면을 쓰게 된다는 것이 분에 넘친다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여러 글 가운데 특별히 신이 관심을 두었던 것은 저군의 성균관 입학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고례를 재현한 것이로되 아름다운 일이라 여겼습니다. 과의에 불과한 신이 이를 왈가왈부하는 것조차 주제에 넘는다 여기실까 심히 두렵습니다. 하오나 장래를 위한 일이라면, 입학례를 마친 이후로도 6년이 흘렀으니 그간 저군의 수학이 일반은 넘었을 것이고, 그렇지 아니하다면 서둘러 세자시강원과 익위사를 활성화하시어 국본의 기치를 세우시기를 청합니다. 신이 미욱하나마 살펴보니 조정에도 현사賢士가 이미 많습니다. 특히 당상인 신 서민교, 한명회, 정예림의 글은 볼 때마다 닮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려합니다. 물론 문체가 모든 것을 담보해주지 않으나, 글로 시작하여 글로 흘러가는 본조의 역사에서 글은 분명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현사들 중 하나를 지명하시어 진강進講하게 하시고 때로 무관을 옆에 붙여 문약함이 없게 하셔야 할 줄 아옵니다. 이러한 사항을 아뢰는 것은 왕실이 건재함을 만세에 알리는 것이 되며, 또 백성들이 관심을 가질 주요한 요소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본조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창국초처럼 왕실의 일원인 여러 공주 등의 활동도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다만 이 점은 신하로써 할 수 있는 말인지 분간이 되지 않아 두렵고 떨리지만, 촌부에 불과한 신이, 국본과 왕실의 일을 들먹여 혹여나 성심을 어지럽혔다면 용서치 마시고 벌하여 주십시오. 둘째는 급제의 신분으로 남은 활동하는 자들을 사면하는 것에 대한 검토를 청하고자 하옵니다. 급제 최준은 실제 많은 글을 쓰고 있으며 성실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고, 현재 지방관청의 관속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이 관직에 있을 때 최를 휘하 관속으로 두었었는데, 그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많은 관속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그가 선배로서 관직에 나아갔다가 여러 차례 해태하여 파직되거나 서용되지 못하게 된 사정을, 신은 모두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열정을 보여주는 이가 있다면, 조정의 관원이 태부족한 이 때에 과거의 잘못을 언제까지고 용서하지 못하여 그대로 묵혀 두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애로우신 전하께서 신 최준을 살펴 용서하시고, 미관말직이나마 맡겨 주신다면 그가 예전의 과오를 답습하지 아니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습니까. 하여 이와 같이 엎드려 청합니다. 급제 장지용에 관하여는 이미 군관으로 활동하고 있으므로 따로 청하지 못하겠습니다. 셋째는 공동체(모임)의 활성화에 관한 것입니다. 신이 미거하나마 모임을 담당하는 관청에 있으면서 어느 가문의 문을 닫게 하기도 하였고 어느 모임에는 경고도 주어보았사온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겨우 몇 달 활동한 신이 길게는 10년의 역사를 지닌 모임을 없애고 있는 것인가 하는 아찔함이었습니다. 하여 주저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 그대로 집행하였으나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은 것이 여전합니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인사글에 모임 활성화에 힘쓰자는 공조의 인사글 때문이었는데, 저마다 모임에 힘쓰지 않은 자가 없을 것이므로 사실 그러한 독려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공조가 그러한 움직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은 주무부처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도 하면서 그동안 공조를 거쳐 간 관원들이 하지 못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여 신은 공조의 신 김지수를 상찬하시고, 모임에 있는 자들과 함께 공조에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보라 하명하시기를 청합니다. 신이 생각하기로는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임이 지역감영과 연계하여 행사를 열 수 있게 하고, 여기에는 법의 적용을 조금이나마 느슨하게 하여 행사를 하는 데 거치적거림이 없게 하시며, 이에 관하여 관에서 재정을 지원해 주기도 하면서 관과 모임의 공조를 이어가는 것이 어떨까 하옵니다. 넷째는 정기천거 제도의 수정입니다. 현재 정기천거 제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외람되오나 신이 살피기로는 거의 같은 대상자가 계속 올라가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이는 사실 유명무실한 것이어서 천거를 원하는 자가 특별히 새로 유입되지 않으며 기존에 어느 정도 활동을 보인 이들이 천거의 대상자가 되고 있으니 반복되어 그 자가 천거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신은 이에 정기천거의 제도를 파하시고, 천거어사를 지방관이 겸임하게 하시어, 천거를 원하는 이가 있다면 스스로 관에 신청하되 이는 지방관에게 올리는 소지가 아니라 천거어사에게 내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것으로 하여 스스로 열정있는 자가 입직하는 통로로 되게끔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또한 하급 관원이라도 고과에서 어느 정도 우수함을 보여 준 자가 있으면 탁용을 거침없이 하시어 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 또한 하급관원으로의 출사를 독려하는 방법이 될 줄 압니다. 일찍이 충무공(덕풍부원군 이순신)또한 정읍현감으로 근무하다가 전라좌수사로 체차되어 활약한 기록이 있으므로, 특별히 전례가 없는 일도 아니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런 정도의 파격승진을 계속해서 발하게 되면 관의 지위고하가 무너지고 당상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지만, 신은 지금 당상에 발탁하라는 것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연공서열에만 기속되어 하급관원들이 평정에 목매게 되고, 평정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신진은 출사조차 망설이는 경우의 수를 단 하나라도 줄이며, 신진과 유생들의 출사의 의욕을 증진할 하나의 방안을 내보고자 하는 것이니, 한번 논의해보라 하고 받아 주시기를 청합니다. 간밤에 여러 사항을 아뢰었습니다. 분에 넘치고 외람된 글이라 쓰면서도 이것이 맞는지 수없이 고민을 했사오나 이왕지사 붓을 들었으니 새바람을 불게 할 수 있다면 일신이 죽어진다 하여도 무엇이 아쉬움이 있겠습니까. 청컨대 한 번 보시고 논의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 있다면 비국에 명하여 이와 같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시옵소서. 신은 다시 사배하옵고 고이 접어 글을 올립니다. 개국 630년 9월 15일 경기도 과의교위 신 김신 |
http://www.1392.org/bbs?sangso: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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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ata/board/member/img/1/a_minister.gif "[1]")
정예림
630('21)-09-1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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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강원 운영이 여의치 못하여 중단되었는데, 관원 규모가 예전과 다른 지금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변사, 예조 등에서 춘방, 계방 등의 가동에 관해 살펴 의견을 계하도록 하라. 급제 문제는 삭탈에 두 차례에 이르렀으므로 재출사를 허락할 수 없다. 모임 활성화에 관한 문제는 공조에서 비변사 등과 적절한 방책을 마련하여 보도록 하라. 천거 제도나 탁용(擢用)에 관한 문제 역시 동일한 인물을 반복 추천하는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비변사에서 주관하여 마련해 보도록 하라. 일시에 여러 사무가 가중되었으니, 각 관청에서는 시일에 구애되지 말고 차례대로 처결하여 계하기 바란다." 이상 전하의 비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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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용
김애당
